이이의 본성론

Abstract

이이의 본성론은, 기질지성만을 인간의 본성으로 보려 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그 결과 이이는 본성이란 이(理)와 기가 합쳐진 것이다라는 명제를 제시하기에 이른다. 이는 이이의 본성론이, 본성은 곧 이(理)라고 보는 주자학의 견지에서 벗어난 것임을 말해 준다. 이이는 인간에게 나타나는 선한 정과 악한 정, 인심과 도심 등 마음의 온갖 현상이 기질의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또한 여기서 나아가 성인과 보통 사람, 못된 사람의 차이를 결정하는 것도 기질이라고 본다. 따라서 선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질이 맑고 순수해야 한다. 그런데 기질이 완전히 맑고 순수한 사람은 성인밖에 없으므로, 대부분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도덕적으로 악한 상태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이의 본성론은 결국 맹자의 성선설을 실질적으로 부정하면서 성악설에 접근하게 되며, 이 때문에 후대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한편 기질지성 중심의 이이 본성론은, 기질을 바로잡는 교기질론(橋氣質論)의 수양론으로 이어진다. 이는 주자학의 수양론이 넓은 의미에서 본성을 회복함(復其性)을 지향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