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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건축의 비-장소성 연구 : Non-Placeness in the Airport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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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정혜진

Advisor
김광현
Major
공과대학 건축학과
Issue Date
2014-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공항건축비-장소장소현대도시건축이동성선택적 공공성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건축학과, 2014. 2. 김광현.
Abstract
본 연구는 현대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도시건축공간들이 단지 장소상실의 결과로 치부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조건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관점에서 출발하였다. 그리고 글로벌한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건축공간인 공항건축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보편적 삶과 사회적 관계성이 공간적으로 드러난 방식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장소 개념에 대비되는 비-장소라는 개념으로 글로벌 시대의 도시건축공간의 특수성을 설명한 마크 오제의 논의를 우선적인 분석의 틀로 삼았다.
마크 오제의 비-장소 개념은 이전 사회의 장소와 공동체를 이상화하고 있는 장소 개념으로 사고할 수 없는 현대사회의 도시건축공간들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관찰한 결과이다. 본 연구는 이에 건축학적 분석을 덧붙이기 위해 오제가 주장한 현대의 보편적인 비-장소의 공간들을 중심으로 비-장소 개념이 건축적으로 공간화된 방식과 그 공간이 제공하는 경험을 구체화하였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의 대표적인 이동성의 건축공간인 공항건축을 분석하여 현대도시건축공간에 장소성과 혼재해있던 비-장소적 특성이 정제된 양상으로 집약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공항건축은 처음부터 도시의 거주 장소와 대비되는 교외의 이벤트의 장소로서 출발하였고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의 결절점으로서 로컬한 장소들을 연결하는 동시에 로컬에 속하지 않고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적 장소로서 특징을 갖는다. 또한 현대의 국제허브공항건축은 이동성의 연속적 흐름을 공간화한 건축시설로서 인프라스트럭처화와 흐름을 중재하는 매개기계와의 결합 그리고 동선분산장치이자 탑승연결매개체로서 독특한 건축유형학을 특징으로 하는 터미널 복합체로 발전하였다.
공항건축공간은 기본적으로 비행의 절차를 처리하고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공항건축이 통과이동과 순환을 주 목적으로 하는 공간으로 설립되었고, 그것의 건축적 공간화 과정이 이동성과 흐름을 어떻게 다루는 지에 연관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과이동과 순환을 위한 공간으로서, 공항건축공간은 우선적으로 교통인프라스트럭처의 도착점이자 결절점으로, 그리고 건축이 인프라스트럭처와 결합하는 특수한 형태로 확산되어 왔다. 이는 도시공간이 철도나 도로 네트워크의 결절점이 되어가는 것 그에 따라 철도역과 같은 결절점들이 흐름이 교차하고 혼합되는 거대한 실내공공공간으로 나타나는 것에 상응한다.
공항건축의 주요 흐름은 비행의 절차와 교통수단흐름의 이행의 단계를 따라 구성된다. 체크인과 보안검색 그리고 탑승대기 및 탑승이라는 3 단계의 비행 절차는 각각 공간적 영역을 형성한다. 그리고 형성된 3단계의 영역은 각각 흐름의 혼합 및 교차, 흐름여과, 흐름분배라는 흐름의 시퀀스에 대응한다. 교통수단 또한 3단계의 흐름의 영역을 갖는데 지상교통수단의 접근과 혼합이 일어나는 출발 콘코스, 보행공간인 전반적인 터미널 내부 공간 그리고 탑승구까지의 보행을 보조하는 보조교통기계가 결합한 피어로 구분된다.
이렇게 흐름의 공간화를 통해 구분된 영역의 시퀀스를 따라 공간적 경험과 사회적 관계성이 단계적으로 상응하며 변화한다.
흐름이 혼합되고 교차되는 공간에서 사용자는 차이와 이질성을 가진 존재에서 체크인 절차를 통해 예비적 승객이라는 정체성으로 중성화된다. 흐름의 교차공간이자 정체성을 중성화하는 공간으로서 출발 콘코스는 거대통합외피 즉 새로운 피막을 가진 중성적인 대공간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내외부의 감각을 모호하게 만드는 인공적 실내환경은 근대 초기 온실과 박람회 그리고 철도역과 같이 유사-자연의 내부화, 유사-세계의 내부화된 전시, 교통기계의 쉘터 그리고 군중의 흐름이 혼합되는 곳을 중심으로 나타났지만 이들 공간과는 차이를 가진다. 출발콘코스 공간은 train shed처럼 곡선형의 지붕이 매우 강조되는 형태를 가지며 구조통합적 외피로 단일공간을 형성하는데 이는 train shed의 공간형식을 통해 흐름의 공간화를 구현한 것이며, 구조통합적 외피가 형성하는 단일공간은 타자를 소거하고 차이를 중성화하는 새로운 사회성을 드러내는 구조라는 점을 드러낸다.
보안검색절차는 이러한 혼합되며 중성화된 정체성의 흐름을 여과하여 공인된 승객이라는 단독의 계약적 정체성을 부여하고 이는 공간적으로 계약을 수행하는 기계-스크린 장치의 흐름이 만드는 이행하는 기계-경계로 나타난다. 이 영역은 가장 엄격하고 명시적인 제의적 경계임에도 불구하고 기계장치의 배열과 흐름으로만 경계성이 부여되고 공간적 구획이나 시선차단이 없는 흐름의 이행과 연속성을 형성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이행하는 경계의 영역성은 허브공항의 글로벌 네트워크 상의 입지적 특성과 상동한 것으로 공항건축은 지리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내부공간적 측면에서도 경계 공간이자 이행 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단독의 계약적 정체성과 탑승대기라는 단독적 흐름으로 환원된 승객들은 탑승구로 연결되는 긴 통로들과 보행보조용 교통기계들로 분배된다. 이 영역의 출입권을 획득한 승객은 법적으로 세계시민으로서 쇼핑할 자유와 세계로 비행할 권리를 누리고, 이는 비행 자체의 경험보다 더 여행자들을 매료시킨다. 에어사이드에 속한 공항건축의 내부는 아케이드와 무빙워크 등 교통기계 그리고 선형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피막 형식의 탑승라운지로 구분되는 공간형식들의 복합으로 나타난다. 또한 쇼핑과 도시문화프로그램이 탑승대기시간을 채우기 위해 복합되고, 장소・소비・여행・도시・세계의 이미지들이 신화적 기호로서 나열되어 있다.
또한 흐름에 따른 공간적 체계와 그에 연동한 정체성의 변화는 공간과 사용자, 개인과 타자 사이의 소통을 중재하는 각종 기호와 기술에 의해 매개된다. 공항건축공간은 거대한 규모가 초래하는 방향상실과 복잡한 동선체계의 공간으로 흐름을 지시하고 공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각종 미디어와 기호가 총체적인 공간환경을 구성하고 있으며 사용자는 기호와의 시각적 소통을 통해 공간환경을 흐름의 풍경 이미지로 경험하게 된다. 이는 공항건축공간의 경험양식이 시각화를 통한 추상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장소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공항건축공간에 존재하는 상징적 복합기호체계들은 사용자의 현재와 정체성을 구성하는 시간(역사, 장소)과 사회적 관계를 추상적인 시각적 이미지로 재현한다. 이는 역사적 장소 혹은 도시프로그램을 재현하는 기호체계가 자체적으로 유사-도시가 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핵심적 요소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렇게 공항건축공간의 사용자는 공간적 흐름의 시퀀스를 따라 사회적 정체성을 부여받고 그 정체성을 통한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매개하는 기호체계의 풍경을 통해 새로운 경험양식을 발전시키며 이는 결과적으로 공적 공간에서의 경험으로서 공공성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는 원인이 된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공항건축에서 비-장소성은 흐름의 공간화가 낳은 특수한 건축유형학의 공간적 전제 위에서 나타나는 특정 계약적 절차의 조직 그리고 이들 공간 조직과 사용자의 관계를 매개하는 기호와 기술의 지배를 통해 나타난다는 점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또한 공항건축의 비-장소성은 이동성을 표현하는 새로운 건축유형학과 변화된 공공적 경험을 생산하였다. 그러한 비-장소성의 경험은 흐름의 공간화를 특징으로 하는 구체적인 공간 환경과 그 공간을 경험하는 단독의 계약적 정체성을 지닌 개인들이 흐름 속에서 임시적으로 공존하며 기호적 풍경과 기술의 매개를 통해 소통하는 이동성의 경험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장소적 경험이 글로벌화의 심화에 따라 일반화될수록 이들 경험을 매개하는 공적 공간의 구체적 형식과 공공성의 정의가 새롭게 요구된다. 공항건축과 쇼핑몰과 같은 대표적인 비-장소의 건축공간들은 제 3의 장소(Third Space)로서 다시금 고려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결국 비-장소성의 핵심적인 특징인 단독적 계약성이라는 사회적 관계로 구성되는 새로운 공공적 관계를 표현하는 건축공간의 구체화가 현대도시건축의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대도시건축의 문제를 장소론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로서 의의를 갖는다. 실제 공항건축공간의 물리적 특성과 경험에 결부시켜 보다 비-장소의 공간들이 어떻게 공간적으로 구현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건축과 비-장소의 관계를 정립하여 현대도시건축을 장소론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틀을 구체화시키고자 하였다. 그 이유는 글로벌화, 이동성, 계약적 관계로만 출입가능한 공공공간, 기호와 기술이 지배하는 도시경관과 그 경험 등 현대도시의 주요 문제들이 비-장소 개념에 내재되어 있고 그것이 공항건축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정제된 현실로 집약적으로 발현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 연구는 공항건축을 통해, 장소의 가능성은 현재 우리 삶의 조건을 지배하고 있는 비-장소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시도로서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비-장소성과 건축공간의 관계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하여 공항건축공간에 한정하여 진행하였지만 비-장소성이 현대도시건축과 삶의 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로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도시건축의 다른 유형들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18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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