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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패션에 나타난 카니발레스크 이미지와 의미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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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황혜진

Advisor
김민자
Major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Issue Date
2013-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카니발레스크그로테스크리얼리즘카니발카니발 이론카니발화축제적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의류학과, 2013. 8. 김민자.
Abstract
카니발은 일상적인 삶과 공식적 제도로부터 일시적으로 해방되는 축제이다. 오늘날 카니발의 제요소들은 예술 및 문화 현상 전반에 편입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현대패션에서도 빈번히 다루어지는 주제이다.
현대의 패션은 광고, 영화, 사진, 뮤직비디오, TV 드라마 분야 등 인접 장르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더욱 자극적인 코드로 변화하고 있으며 하나의 볼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매체의 발달로 인해 패션쇼는 대중이 공유하는 문화적 행사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퍼포먼스적 경향이 나타나고 소통의 장으로 변모하였다. 이에 따라 과도하고 극단적인 패션 이미지가 등장하였다.
바흐친은 문학에서 현실과 상상이 뒤석인 카니발의 이미지들과 카니발적 요소를 발견하고, 이를 카니발이 텍스트로 변환된 것으로 파악하여 카니발레스크 문학으로 규정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바흐친의 구체적인 카니발 이론을 토대로 하여 패션에 나타난 카니발레스크 이미지와 의미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카니발과 문학의 카니발레스크를 고찰하여 카니발레스크를 분석할 시각을 도출하고, 패션에 나타난 카니발레스크 이미지와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패션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함을 의미하며, 현대 패션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있어 인문학적 접근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의 수행을 위하여 카니발과 관련된 문학, 철학, 인류학, 미학 분야의 문헌 연구와 더불어 카니발레스크와 관련된 패션과 예술 분야의 문헌 연구 및 패션 작품에 대한 사례 연구를 병행하였다. 연구의 범위는 패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1990년 이후부터 2013년 현재까지로 설정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패션에서의 카니발레스크 장르는 바흐친이 상정한 진지하면서도 희극적인 장르로, 인간 본질의 궁극적 문제 및 시대의 이념이나 가치관을 담아 확장시킨 영역이며 사회문화적 맥락 하에서 이해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카니발레스크의 특성은 철학성, 기이성과 환상성, 극단성과 과도성, 양가성, 저속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카니발레스크 문학에서의 플롯, 문체, 이미지의 외적 구성 원리는 패션에서 구조, 패션쇼 구성, 패션의 장르적 양식, 표현 방식으로 볼 수 있으며, 주제, 인물, 어조 등의 문학의 내적 구성 원리는 패션 디자이너의 의식과 가치관, 컬렉션의 컨셉 및 주제적 측면에 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현대패션에 나타난 카니발레스크의 이미지는 크게 카니발의 이미지와 카니발적인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이미지로 파악되었으며, 세부적으로는 변장의 이미지, 권력의 이미지, 해방의 이미지, 물질적 이미지, 성적 이미지, 죽음의 이미지의 여섯 범주로 분석되었다.
변장의 이미지는 얼굴의 은폐 및 존재의 위장으로 나타나며, 동물이나 사물, 인형이나 추상 형태로서 투구형, 가면형, 복면형 마스크와 헤어와 메이크업, 머리장식, 바디페인팅 등을 통해 표현된다. 변장의 이미지는 신체의 비사실적 재현, 몸의 왜곡, 몸의 부재와 사물화의 형태로 나타남에 따라 기이성과 환상성을 특성으로 갖으며 이는 타자성과 외재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권력의 이미지는 권력 상징물의 과도한 강조 및 비하, 희화화로 나타나는데, 크라운의 모티브가 주된 소재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남성을 상징하는 중세 기사의 갑옷이나 남성성을 상징하는 뿔도 자주 다뤄지는 모티브로 분석되었다. 표현 형식으로는 부피의 과장이나 축소, 형태의 훼손 및 왜곡, 소재의 과잉 및 축소, 대조적 적용, 착용 방식의 희화화로 분석되었다. 이는 기존 위계와 가치의 전도를 의미하며 저항적 성격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해방의 이미지 범주에서는 광대와 놀이의 이미지를 통해 일탈을 표현하는데, 이는 제한된 시공간에서 사회적 경건과 육중함으로부터 또는 영원, 부동, 절대, 불변과 같은 음울한 카테고리의 압제로부터 해방되는 도구로서 그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광대의 외적이미지 적용, 패션쇼의 유희적 구성과 퍼포먼스적 요소, 밝은 색조, 비일상적 소재의 사용,, 놀이나 게임의 모티브 활용 등을 통해 표현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물질적 이미지의 핵심은 육체와 사물의 비개별성과 보편성의 강조이다. 따라서 분해된 육체와 사물의 풍요로운 이미지로 구분되어 나타났다. 육체적 측면에서는 절단된 신체 이미지의 반복 적용과 무작위적 배치 및 과장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사물의 풍요 이미지로는 의상 소재 및 구성 요소의 확장과 과장, 액세서리와 머리 장식의 과장, 식물, 꽃과 과일, 음식 등 풍요의 상징적 모티브 사용으로 표현되었다. 이 범주는 금욕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것, 이상적인 것에 대한 풍자로 해석할 수 있다.
성적 이미지는 신체의 성적 기관의 사실적 재현과 성을 직접적으로 상징하는 복식 아이템의 적용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이 범주는 성기와 가슴 이미지의 사실적 재현 및 강조, 코드피스의 과장된 표현과 여성 의상에의 적용, 성의 은유적 모티브 적용, 여성과 남성 이미지의 결합 및 교체 등의 표현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패러디인 동시에 금기 영역의 탐색으로 파악되었으며 금욕적 이상에 대한 저항인 동시에 그것을 물질화하고 구체화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죽음의 이미지는 일차적으로 공포로 이해 가능하며, 표현 방식으로는 유령의 이미지, 해골모티브 사용, 얼굴의 은폐, 블랙과 어두운 색조 사용, 외상과 상처, 살육의 이미지 및 신체의 훼손 등으로 나타났다. 죽음의 이미지의 심연에는 인간 내면과 본질에 대한 문제 제기에 관한 것임이 파악되었고, 죽음은 현실의 자아로부터 이탈한 타자성의 또 다른 표출 형태이자 인간 소외의 극단적 상징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현대패션에 나타난 카니발레스크의 의미는 타자성의 세계, 위계 질서의 전복, 사회적 인간의 해방, 물신주의에 대한 저항, 성에 대한 탈신비화로 요약되며 궁극적으로는 유토피아에 대한 역설적인 접근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여기에서 나타나는 카니발레스크의 몸은 완성되지 않는 열려있는 몸, 순환과 생성의 몸으로 사회ㆍ역사적 조건, 즉 주어진 크로노토프 속에 존재하는 실재하는 인간의 몸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패션의 카니발레스크는 몸을 통해 인간과 관계하는 외부의 세계를 드러내고 인간 본질을 이해하려는 것이다.
넷째, 패션에서의 카니발레스크 장르는 예술과 삶을 통합하려는 시도로 파악되었다. 이는 단순한 예술적 작업의 차원을 넘어 미학의 원리로서 현실 세계에 대한 작가의 인식태도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이며 예술 수용자에게는 인간의 보편적이며 궁극적인 문제 제기에 대한 탐구와 성찰의 영역이다.
다섯째, 문학과 패션에서의 카니발레스크의 비교 분석 결과, 문학의 카니발레스크는 내용적 측면 뿐만 아니라 문학적 양식에서도 카니발레스크가 명확히 나타나는 반면, 패션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문학에서는 모순 어법, 이질적 장르의 혼합, 다음조성, 다문체성 등의 양식적 측면 만으로도 카니발레스크로 이해되기도 하는 반면, 패션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양식의 혼합적 표현은 매우 빈번히 나타나므로 이것을 카니발레스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문학의 카니발레스크 이미지에는 광대나 놀이, 마스크 등과 같은 카니발의 상징적 이미지가 나타나지 않는 반면, 패션의 카니발레스크에서는 카니발적 상징 요소들이 직접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적 표현은 패션보다는 문학에서 더욱 강조되어 나타났는데 이는 문학의 언어를 통한 표현 방식이 패션의 조형 방식보다 용이하여 표현 영역에 있어 제한성이 없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패션에 나타난 카니발레스크 이미지를 바흐친이 상정한 문학의 카니발레스크를 토대로 살펴보았다. 카니발레스크 장르는 절대화를 부정하며 모든 것을 포용하는 상대성의 세계이며, 이 개념 하에서 미적 활동은 표현 방식의 차원을 넘어 현실세계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비전과 새로운 리얼리티를 탄생시키는 도구로 해석될 수 있다.
카니발레스크에 관한 고찰은 철학, 미학, 인류학, 문화학, 문학 등의 다양한 학제간의 통합적 연구의 시도였으며. 특히 사회문화적 맥락의 측면들과 패션 분야에서의 조형화 작업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지 밝히는데 의미를 두었다. 앞으로 사회적 변화에 따른 문화 현상을 깊이 이해하여 패션 디자인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패션이 공허한 예술이 아닌 의미있는 예술임을 증명하고, 이를 통해 표현 영역의 확장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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