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교육책무성 정책과 학업성취도 분석

Abstract

본 연구는 국가의 교육경쟁력 제고 및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한 전 세계적인 교육 개혁의 주요 흐름 중 하나인 교육책무성 정책이 국가별로 어떠한 양상으로 수립․시행되고 있는지 비교 분석하고, 이와 같은 교육책무성 정책의 시행이 해당 국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어떠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하는데 목적을 둔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네 개의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본 연구는 교육책무성 정책이 국가별로 어떠한 양상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어떠한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둘째, 교육책무성 정책의 시행 양상에 있어 국가 간에 어떠한 차이가 존재하며, 이러한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셋째, 교육책무성 정책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이러한 관계가 국가 및 학교, 학생 수준의 특성에 따라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았다. 넷째, 본 연구는 형평성의 관점에서 교육책무성 정책과 학생들 간의 학업성취도 격차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첫 번째 연구 문제에 답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주인-대리인 이론에 기반하여 교육책무성 정책의 구성 요소들을 도출한 후, 국가별로 각각의 구성 요소들에 대한 자료를 수합함으로써 교육책무성 정책 지수를 산출하였다. 그리고 이에 근거하여 교육책무성 정책의 시행 양상을 국가별로 확인함으로써 교육책무성 정책의 전 세계적인 확대 및 강화 양상을 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두 번째 연구 문제에 답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교육책무성 정책이 국가 간에 서로 다른 양상으로 도입․시행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러한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패널 확률효과 로짓 모형과 패널 확률효과 순서형 로짓 모형을 활용하여 살펴보았다. 세 번째 연구 문제에 답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PISA 읽기․수학 학업성취도에 대한 교육생산함수식를 설정한 후 5차례의 PISA에 모두 참여한 30 개국의 전체 PISA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 대상 국가의 고유한 특성 및 조사 시점의 고유한 특성을 통제한 이원고정효과모형을 활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연구 문제에 답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5차례의 PISA에 모두 참여한 30 개국의 전체 PISA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PISA 읽기․수학 과목의 절대편차점수(Absolute Deviation Score)를 종속변수로 하되, 국가의 고유한 특성 및 조사 시점의 고유한 특성을 모두 통제한 이원고정효과모형을 활용하여 교육책무성 정책과 학업성취도 격차 간의 관계에 대한 실증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는 위의 연구 방법 및 절차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들을 도출하였다. 첫째,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교육책무성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의 비율이나 시행 강도에 있어서의 변화 양상을 살핀 결과, 2000년 이후 교육책무성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들이 매년 늘어나 교육책무성 정책의 전 세계적인 확대 현상이 실재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동일 기간 동안 시간이 지날수록 교육책무성 정책의 시행 강도 또한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교육책무성 정책이 전 세계적인 확대․강화 양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시행 양상에 있어서 국가 간에 차이가 존재하며, 이러한 차이 또한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교육책무성 정책의 국가 간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실증 분석 결과, 교육책무성 정책의 시행 여부에 있어서의 국가 간 차이를 설명하는데 있어 비교정책학 이론 중 산업화 이론 및 국가 관료제 권력 이론에 따른 연구 가설이 지지됨을 확인하였으며, 교육책무성 정책의 시행 강도에 있어서의 국가 간 차이를 설명하는데 있어서는 산업화 이론 및 국가 관료제 권력 이론, 외부적 확산 이론에 따른 연구 가설이 지지됨을 확인하였다. 셋째, 교육책무성 정책과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 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탐색한 결과, 교육책무성 정책은 학생들의 읽기 학업성취도와 부정적인 연관성을 보이는데 반해, 수학 학업성취도와는 통계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과 같은 분석 결과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시행 중인 교육책무성 정책이 국가의 교육경쟁력 제고 및 평균적인 학업성취 수준의 제고라는 측면에서 의도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넷째, 위에서 살펴본 교육책무성 정책과 학업성취도 간의 관계는 이를 시행하는 국가 및 학교, 학생의 특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국가 수준에서는 경제 발전 수준 및 학업성취 수준이 낮은 국가일 경우, 학교 수준에서는 학교 운영에 있어서 단위 학교의 자율성이 높을수록, 학생 수준에서는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배경이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는 학생들일수록 교육책무성 정책과 학업성취도 간의 관계가 보다 정적인(positive)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형평성 측면에서 교육책무성 정책과 학생들 간의 학업성취도 격차 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 결과, 교육책무성 정책을 시행하거나, 시행 강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학생들 간의 읽기 및 수학 학업성취 격차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분석 결과와 부모의 직업적 지위에 따른 교육책무성 정책의 차별적 효과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고려할 때, 현재 세계 각국에서 추진 중인 교육책무성 정책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 및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있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 제고에 효과적이며, 이를 통해 교육책무성 정책의 교육격차 완화 효과가 존재함을 추정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위에서 제시한 결론들을 바탕으로 향후 교육책무성 정책을 도입․시행하거나 이를 강화 혹은 개선하려는 정책입안가들 및 연구자들을 위하여 아래와 같은 제언을 제시하는 바이다. 첫째, 비교정책학적 관점에서 교육책무성 정책 논의의 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교육책무성 정책이 의도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를 더 이상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비교정책학적인 관점에 근거하여 국가 간의 배경 맥락 차이 및 정책 시행 양상, 그 효과 측면에서 교육책무성 정책과 관련된 논의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둘째, 현재의 교육책무성 정책이 국가 차원의 평균적인 학업성취도 및 교육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이지 않음을 고려할 때, 취약계층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교육책무성 정책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비취약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에게도 효과적인 교육책무성 정책을 설계하고, 관련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국가 차원에서의 학업성취 수준 향상은 물론, 교육경쟁력 제고에도 이바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교육책무성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논의의 중심으로부터 벗어나 있던 내적 교육책무성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와 함께, 단위 학교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작동해오고 있던 내적 책무성 작동 기제를 회복․강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정부 및 학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넷째, 효율성을 넘어 형평성으로 교육책무성 정책에 대한 논의의 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교육개혁 흐름이 강화됨에 따라 이에 따른 교육 격차 문제 또한 심화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효과성(Effectiveness)을 넘어 형평성(Equity)의 관점에서 교육책무성 정책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