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공개법 제정 과정에 관한 교육사회학적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이하 교육정보공개법)의 제정 과정을 법 텍스트의 변화를 통해 분석하였다. 본 연구가 답하고자 한 질문은 교육정보의 공개라는 정책 아이디어는 어떻게 하여 현재와 같은 형태의 법령으로 만들어졌는가?이다. 이 연구 질문에 답하기 위한 하위 질문으로 다음을 제기하였다. 첫째, 교육정보공개라는 정책 아이디어가 법률안으로 진화하는 과정은 어떠하였는가? 둘째, 법률안은 어떻게 국회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고, 법률안의 내용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셋째, 교육정보공개법 시행령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는가? 시행령의 제정은 교육정보공개법의 성격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본 연구의 결과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교육정보공개법안은 평준화 정책의 개혁을 위한 학교 성과 정보 공개 담론의 생산자였던 한 야당 국회의원에 의해 발의되었다. 그것은 교육정보공개에 관한 여러 가지 담론들을 선택적으로 수용한 결과였다. 교육정보공개법안은 학업성취도평가 전수조사 실시 법안과 동반 발의됨으로써 학교 간 경쟁을 유발하고 평준화 정책을 개선하고자 하는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 그러나 명시적으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라는 정책 목표가 부각되었다. 법안은 국회의 심사 과정을 거치면서 정교화되는 동시에 모호화되었다. 각급 학교의 교육 여건에 관한 정보의 공개와 연구자에 대한 자료 제공 부분은 정교화되었다. 학업성취도평가 관련 정보의 공시 부분은 모호화하였다. 그 결과 공공기관정보공개법의 특례법으로서의 성격이 강화되었다. 국회에서 여야가 교육정보공개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정책 내용의 결정을 유보하는 합의에 기반한 것이었다.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는 국회 심사 중 모호하게 수정되었던 학업성취도평가 관련 정보의 공시 부분이 구체화되었다. 그것은 내용적으로 국회 통과 이전 법안과 유사해지는 것이었다. 이 같은 변화는 시행령 제정 주체인 정부가 갖고 있던, 교육정보공개법에 대한 특정한 해석 위에서 가능했다. 시행령의 제정을 통해 교육정보공개법은 다시금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의 성격을 획득하게 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점을 시사한다. 첫째,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의 명시적 내용과 정책의 집행으로 야기된 현실 사이의 긴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근래 한국의 교육 개혁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1990년대 중반 이래 한국에서 시행되어 온 여러 교육 정책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서로 연관된 정책들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