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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안 공연(Devising Performance)의 이론적 토대와 실제 -통합성과 유동성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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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예은
Advisor
변창구
Major
인문대학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Issue Date
2016-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디바이징창안공동 창작통합성유동성자크 코포앨런 캐프로태양 극단포스트 엔터테인먼트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2016. 8. 변창구.
Abstract
본고는 창안 공연의 유형별 기원에 해당하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각 유형에 해당하는 실제 사례를 연구한 논문이다. 창안 공연을 이해할 때 ‘공동 창작’과 창작의 ‘과정’ 가운데 어느 것에 더욱 중점을 두어 이해할 것인가는 꾸준히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기존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주로 용어상의 차원에서 제시하였다면 본고는 이 문제가 창안 공연을 출현케 한 상이한 예술사적 맥락에서부터 발원한다고 보고, ‘공동 창작’과 창작의 ‘과정’을 각각 중심 요소로 하는 창안 공연의 기원을 밝히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하였다. 이 각각의 기원은 1910년대 이후에 형성된 자크 코포(Jacques Copeau)의 연극론, 그리고 1960년대 이후에 형성된 앨런 캐프로(Allan Kaprow)의 예술론에서 찾을 수 있다. 코포에게 기원을 두는 창안 공연은 ‘공동 창작’을 강조하며 ‘통합성’을 지향하는 유형으로, 캐프로에게서 발원하는 창안 공연은 창작의 ‘과정’을 강조하며 ‘유동성’을 지향하는 유형으로 각각 개념화할 수 있다.
먼저 ‘통합성’은 기존 연극에 대항하여 새로운 연극의 개념적 토대를 재정립하고자 한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연극 운동의 토대 위에서 이해 가능하다. 코포는 탈-텍스트성을 강조하며 기존 작가의 권위를 배우들의 창작 능력으로 이양시키고자 했던 아방가르드 연극 운동의 흐름을 수용하였다. 나아가 그는 다수의 배우들이 협업하여 공동으로 창작하는 방식을 고안하였다. 이렇게 배우들의 공동 창작 능력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자들은 코포를 창안 공연의 현대적 기원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해 왔다.
그런데 코포는 기성의 작가가 고수해 온 창작의 권위를 전복하기 위하여 공동 창작을 강조한 만큼, 창작자들의 뜻이 다양하게 분열되기보다는 통합적으로 수렴되어 강력한 대안적 창작 능력으로 발전될 것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코포는 창안 공연의 핵심을 ‘통합성’이라는 가치를 지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동 창작자들의 확고한 결속력을 강조하는 ‘통합적 창안 연극’에서 그 통합성이 이상적으로 실현될 경우에는 제의에서나 가능할 정도의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긴밀한 응집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에는 공동 창작자들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도 신성한 경지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합적 창안 연극은 구심적 통합성을 전제로 하기에 작품의 최종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는 배우와 관객, 그리고 그렇지 못한 배우와 관객을 철저히 구분하는 현상을 초래한다. 이러한 구분은 기본적으로 작품의 내부와 외부 영역을 구부하기에 초래되는 현상이다. 또한 작품이 최종의 완결 지점을 향해 나아갈 것을 지향하는 통합적 창안 연극은 더 이상 창안 공연이 창안의 과정을 계속해 나갈 수 없도록 만든다.
1960년대에는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연극 운동과는 달리 더 이상 기성 예술에 대항하고자 하지 않고, 그 어떠한 대안적 개념도 세우고자 하지 않는 반-토대적 경향의 예술이 등장한다. 이러한 경향은 예술의 영역에 일상성이라는 가치가 발견되면서 예술과 현실의 경계가 점차 모호하게 인식되는 흐름과 행보를 같이 한다. 예술은 현실과 절연된 ‘작품’이라는 고유한 범주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과의 불분명한 경계를 유지하며 끊임없이 완결될 수 없는 ‘과정’ 중에 있는 상태를 구사한다. 공연 영역에서도 이 시기에는 창작의 ‘과정’ 그 자체에 주목하는 ‘창안 공연(devising performance)’이라는 용어가 출현하게 된다.
캐프로는 1960년대에 출현한 이와 같은 예술의 흐름을 창안 공연의 이상과 접맥시킨 인물이다. 그가 제시한 ‘해프닝’은 우연성을 전면화한 공연 예술이라는 점에서 기존 창안 공연 연구자들로부터 중요한 사건으로 주목받아 왔다. 본고는 캐프로가 제시한 해프닝의 심층에 자리한 이론적인 개념들에 더욱 집중하여 그가 제시한 새로운 창안 공연의 유형적 개념화를 시도하였다. 그는 예술과 현실의 ‘경계 흐리기(blurring)’의 상태를 지향하며 이를 위해서는 창작자가 창작에 임할 때 고정적인 창작 주체의 위치에 서지 ‘않을’ 것, 작품은 처음-중간-끝의 완결성을 구사하지 ‘않을’ 것, 작품과 관객은 고정적이거나 일방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을’ 것을 제시하였다. 이렇게 캐프로는 창작 행위에서 ‘고정’과 ‘완결’, 그리고 ‘구분’을 극복하여 독립적 토대를 구축하는 예술을 지양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그가 제시한 개념들은 창안 공연을 추구하면서도 작품의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고 작품이 완결될 것을 지향하는 ‘통합적 창안 연극’의 한계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나아가 캐프로는 창작의 과정에서는 창작자와 작품, 상연의 과정에서는 작품과 관객이 일방적으로 소통되지 않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동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본고는 캐프로의 주장을 토대로 ‘유동적 창안 공연’이라는 유형을 수립하였다.
그런데 유동적 창안 공연은 유동성 덕분에 태생적으로 유연한 창안 공연의 본래적 가치와 매우 잘 부합하지만, 동시에 바로 그 이유로 인하여 실제의 작품에서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에 봉착한다. 이는 캐프로 자신이 행한 작품 행위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자신이 수립한 이상적인 예술론을 실제 작품들에서 충분히 현실화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통합적 창안 연극’의 한계가 ‘통합성’이라는 이론적 개념이 ‘창안 중에 있다’는 창안 공연의 고유한 의미에 배치되는 역설을 내포한다는 데에서 발생한다면, ‘유동적 창안 공연’은 창안 공연의 고유한 의미에 부합하는 ‘유동성’이라는 개념이 현실화되기에 지난한 것이라는 사실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에서 통합적 창안 연극이 부딪치는 역설과 유동적 창안 공연이 봉착하는 문제는 각각 코포와 캐프로의 이론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인물의 이론적 토대와 상관관계를 지니는 창안 공연 극단들은 모두 이 각각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본고는 창안 공연 극단들 가운데 이 두 유형이 지니는 핵심적 본질을 계승하면서도, 그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를 최대한 극복하고자 하는 두 극단의 경우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
통합적 창안 연극의 경우로는 1964년도 프랑스에서 창단한 태양 극단(Théâtre du Soleil)을, 유동적 창안 공연의 경우로는 1984년도 영국에서 창단한 포스트 엔터테인먼트(Forced Entertainment, 이하 ‘FE’)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 태양 극단은 창작의 과정에서 연출자의 통솔 능력과 동등한 정도로 배우 개개인들의 다양한 창작 능력 또한 중요시함으로써 통합적 창안 연극이 이론적으로 배태하는 통합적 완결에 의한 창안의 종식 경향을 보다 완화하려고 노력한다. 이를테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극단의 배우들이 제각각 방대한 범위의 자료 수집을 하고, 배우들 각자가 다양한 장면들을 즉흥적으로 창조하는 과정을 길게 거침으로써 최대한 통합적인 힘이 발휘되는 순간을 유예시키는 것이다. 그럼에도 종국에는 연출자가 이렇게 수집된 다양한 재료들을 통합 수렴함으로써 통합적 창안 연극의 틀을 따르는 양상을 보인다.
FE는 예술과 현실 이 두 영역 ‘사이의 영토’를 창조하여, 그 안에서 끊임없이 배우와 관객이 오고가며 운동할 수도 있고, 머무를 수도 있는 방법을 구현한다. FE는 대본을 창작할 때에나, 무대 위에 설 때에나 스스로를 고정적인 창작자의 위치에 두는 것을 의심하며 자기-외부인 의식을 드러낸다. 이러한 태도로 대본을 창작하고, 무대 위에서 연기함으로써 연극과 비-연극 사이를 끊임없이 오고 가는 상태를 관객의 눈앞에 현시한다. 그 외에도 FE는 연극과 비-연극, 이 두 영역 ‘사이의 영토’를 절충적으로 공존케 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구사하며, 그 두 영역 사이를 적극적으로 횡단하는 행위를 한다. FE는 이렇게 예술과 현실을 끊임없이 공존케 하여 이 두 영역의 ‘경계 흐리기’의 상태에 도달하고, 나아가 이 두 영역이 상호 유동하는 관계를 형성하게끔 만든다. 이러한 양상은 예술과 현실 사이의 ‘경계 흐리기’의 상태를 충분히 현실화하지 못하고, 이 두 영역 사이의 관계를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데 미흡함을 보인 캐프로의 실천적인 한계를 극복한다.
이렇게 태양 극단과 FE는 모두 각기 나름의 방식으로 코포와 캐프로가 남긴 문제를 어느 정도 발전적으로 극복하려는 양상을 보여준다. 본고는 태양 극단과 FE가 구사하는 창작 방식과 작품의 성격들을 분석함으로써 코포와 캐프로에 의거하여 밝혀낸 창안 공연의 두 이론적 유형이 동시대 극단의 사례들에서 발전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본고에서 이루어진 창안 공연 유형의 이론적 구분과 그에 따른 사례 분석은 향후 창안 공연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2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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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Program in Performing Arts Studies (협동과정-공연예술학전공)Theses (Ph.D. / Sc.D_협동과정-공연예술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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