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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텍스트의 공간적 표상과 미의식 연구
A Study on the Sense of Space and Beauty in Lee Hyo-suk’s tex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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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정여울
Advisor
방민호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2-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spatial representationspacialitynon-places(non-lieu)aestheticstopophilianostalgiacosmopolitanismHarbinRussiafetishismeroticismtourismtransnationality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2. 8. 방민호.
Abstract
가산 이효석의 작품에는 ‘여행’과 ‘이산’의 기표들이 빈발한다. 자신의 이상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향을 떠나는 주인공들은 신비롭고 낭만적인 이미지로 이상화된다. 유학, 이별, 여행, 가출, 실종, 질병, 죽음 등은 이효석 텍스트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소재이며, 먼 곳을 향한 막연한 동경은 이효석 문학의 원동력이 된다. 노스탤지어의 감수성과 유토피아 지향성은 이효석 문학의 핵심적 테마다. 노스탤지어는 단지 과거의 정해진 공간을 향해 발동되는 것만은 아니다. 미지의 공간, 미래의 이상향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또한 노스탤지어의 한 형태다. 이효석 텍스트는 바로 이런 미래지향적이고 이상주의적인 노스탤지어, 혹은 ‘가보지 못했지만 마치 가본 듯한 이상향’을 향한 동경과 열정으로 범람한다.
이 논문은 이효석의 독특한 미적 이상향을 구현하는 매개항으로서 이효석 작품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공간적 표상’을 제안한다. 공간적 표상을 이효석의 미의식이 구축되는 데 있어서 핵심적 매개항으로 봄으로써, 소설, 시, 수필, 희곡, 시나리오, 평론 등 거의 모든 문학 장르에 걸쳐 있는 이효석의 텍스트를 역동적으로 횡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고는 이효석의 미의식을 그의 작품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공간적 표상과 연결시켜 좀 더 입체적이고 총체적으로 복원해보고자 한다.
이효석 텍스트의 공간적 표상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본고는 장소성, 노스탤지어, 보편주의라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을 제안하고자 한다. Ⅱ장에서는 이효석 텍스트에 나타난 장소성의 형상화 과정을, Ⅲ장에서는 이러한 장소성에 기반한 노스탤지어의 형성 과정을, Ⅳ장에서는 이효석 텍스트에 나타난 노스탤지어의 궁극적 이상으로서의 미학적 보편주의를 규명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Ⅱ장에서는 이효석 텍스트에 나타난 다양한 공간적 표상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효석의 초기작품들—「도시의 유령」에서 단편집 『노령근해』가 출간되기까지—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Ⅲ장에서는 이효석 텍스트의 공간적 표상이 특정한 장소성에 대한 노스탤지어로 형상화되는 과정을 탐구하고자 한다. Ⅲ장에서는 이효석의 미학적 보편주의가 집대성되는 『화분』이 출간되기 전까지의 작품을 주로 다루고자 한다. Ⅳ장에서는 이효석의 후기 작품인 『화분』, 『벽공무한』과 일본어 작품들을 대상으로 이효석의 노스탤지어가 미학적 보편주의로 확장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효석 텍스트의 공간적 표상이 특정한 공간을 향한 토포필리아를 넘어 인류 보편의 심상지리로 확장되어 미학적 보편주의를 지향하는 과정을 밝혀내고자 한다.
작가 이효석에게 노스탤지어는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에 대한 안티테제이자 도달할 수 없는 미적 이상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의 표상이었다. 이효석 문학에서 노스탤지어는 미지의 공간에 대한 단순한 낭만주의적 동경이 아니라 주체의 의지대로 과거-현재-미래의 시공간을 재구성하고 싶은, 작가 스스로의 이상적 심미적 시공간을 향한 지배 욕망의 일종이었다. 실제로 그리워할 만한 회고적 공간으로서의 고향이 없었던 이효석에게 작품 속의 새로운 고향들은 오히려 과거지향적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창조와 개척의 공간적 표상이었다.
이효석에게 고향은 주체의 욕망에 따라 새롭게 재구성되는 환상의 공간이자 미래의 지향을 담고 있는 유동적 공간이었다. 이효석 문학에서 고향의 의미는 주체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는 ‘기억의 장소’이자,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열린 시간성을 지향하는 ‘미래의 장소’로서 재정의 된다. 주체의 노스탤지어가 그 의미를 변화시킬 때마다 매번 ‘유동하는 고향’, 그것이야말로 이효석이 새롭게 개척한 고향의 공간적 표상이었다. 이효석의 초기 단편집 『노령근해』에서 ‘북방’은 마르크시즘의 이념성과 함께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이상향을 상징했다면, 이효석의 후기 장편 『화분』에서는 ‘북방’이 할빈이라는 구체적 공간을 지시하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으로서 보다 명징한 장소감을 지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효석은 자신의 미적 이상을 작품을 통해 구축하는 과정에서 ‘미’ 자체가 다양한 역사적 컨텍스트의 구성물이며 미 자체가 ‘순수’하기보다는 그 자체로 혼종적인 성격을 띤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효석이 다양한 문학적 제재를 활용함으로써 미적 담론의 논쟁적 공간을 확장시키고, 한국 문학의 캐릭터와 소재를 확장한 문학적 성과는 더욱 새롭게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또한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의 이분법을 교란시키고,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의 간문화적 소통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분열과 모순의 계기들을 사건화했다는 점에서 이효석 문학의 새로운 현재성을 찾을 수 있다.
이효석은 자신의 문화적 결핍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유럽문화의 미학적 이상에서 찾고, 그러한 유럽문화의 이상적 미의식이 작품 자체의 테마로 격상되기도 했지만, 이효석의 후반기 작품으로 가면 이러한 세계관은 상당히 수정된다. 즉 자신의 미학적 이상이 ‘유럽문화’의 ‘이국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보존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에 있다고 본 것이다. 「라오코왼의 후예」를 비롯한 후기 작품에서, 유럽문화라는 ‘고정된 실체’에 미적 이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가 창조하는 당대의 현재적 텍스트 속에서 미적 이상은 매번 새롭게 갱신된다는 인식이 그의 작품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즉 아름다움의 이상이 서양의 르네상스 시대에 완성된 ‘절대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름다움의 원형을 탄생시키는 인간의 주체적 욕망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효석의 미학적 이상은 서양고전문학의 작가와 같은 특정한 주체의 ‘소유물’이 아니라 새로운 문학작품을 생산하고 향유하는 주체의 에피스테메, 주체의 욕망을 통해 매번 새롭게 재구성되는 것이다.
이효석은 당대의 향수 담론에 만연하던 상투적인 전원이나 향토 이미지와는 거리를 두면서, 김유정 류의 토착적 향수 담론과도 다른, 독특한 노스탤지어의 이미지를 창안하고 있는데, 바로 여기에 이효석 문학의 미학적 이상이 탄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30년대의 고향-향토 담론이 궁극적으로 ‘근대성 추구’ 담론의 일환으로 수렴된다는 기존의 논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작가들 각각의 향토 담론이 지닌 차이를 상세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는데, 이효석 텍스트의 노스탤지어 담론의 재해석은 그러한 논의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효석에게 노스탤지어는 더 나은 근대성의 획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술의 유토피아로서 상정된 보편주의의 담론이었다.
‘북방’을 향한 토포필리아는 『노령근해』의 출간 전후에는 다소 추상적인 이미지를 벗지 못했으나, 『벽공무한』이나 『화분』에 이르러서는 특유의 미학적 이상주의를 완성하는 공간으로 매우 구체적인 장소성을 지니게 되며, 「대륙의 껍질」이나 「가을」 같은 일본어 텍스트에서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예술의 보편성과 노스탤지어의 공간으로 재장소화 된다. 이효석이 발견한 첫 번째 할빈은 구라파의 대체제로서의 추상적인 할빈이었고, 그가 두 번째로 발견한 할빈은 예술의 유토피아를 실현할 구체적인 공간으로서의 할빈이었으며, 세 번째로 발견한 할빈은 산업화와 식민화를 통해 급변하는 도시외관으로 인한 고유한 장소성의 상실로 재인식된다. 요컨대 『노령근해』로 시작된 ‘북방의 노스탤지어’라는 토포필리아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서정성으로 시작되어 『화분』과 『벽공무한』의 서구지향적 코스모폴리타니즘으로 구체화되었고, 「대륙의 껍질」이나 「가을」을 비롯한 일본어 텍스트를 통해 그 미학적 이상의 균열과 모순을 스스로 인식하게 되는 경지까지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할빈은 주체의 내밀한 장소감(sense of place)과 공간 자체의 장소정체성(identity of place)이 일치하는 공간으로서 재발견된 것이다.
『노령근해』의 작가로 당대에 1차적으로 정전화되었던 이효석은 해방공간을 거치면서 「모밀꽃 필 무렵」의 작가로 재정전화 되었고, 이제 『노령근해』와 「모밀꽃 필 무렵」과 『벽공무한』 사이의 모순성과 비일관성이 이효석 텍스트의 연구 과제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이 논문은 『노령근해』류의 가상적 노스탤지어, 「모밀꽃 필 무렵」의 정제된 서정성, 『벽공무한』의 미학적 보편주의, 나아가 「봄옷」, 「은빛 송어」, 「은은한 빛」등의 일본어 작품에 나타난 미학적 주체성의 균열까지, 이 모두가 이효석 문학의 미학적 이상주의가 전개되어가는 과정이자 큰 틀에서 본 내적 일관성임을 밝혀내고자 했다. 그 내적 일관성의 매개는 바로 미적 이상이라는 인공의 가상을 향한 노스탤지어였으며, 그 어떤 일상의 다양한 생활공간에서도 자기만의 미학적 태도를 이식하고자 하는 경향, 즉 미학의 공간화와 공간의 미학화 경향을 향한 욕망이 이효석 텍스트의 미적 이상을 구축하는 원동력임을 밝혀내고자 했다. 이효석은 서양예술을 통해 제련된 선험적 미의식을 경험의 대상에 투사하는 창작방법론을 사용함으로써 눈앞에 펼쳐진 모든 공간을 미학화한다. 이효석 텍스트의 노스탤지어가 당대의 노스탤지어 담론과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순수한 심미적 대상’으로서 노스탤지어의 심상지리가 독자적으로 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효석 텍스트의 노스탤지어는 문화적 연대감을 공유할 수 있는 심상지리의 확장을 기획하는 매개로 재해석될 수 있다. 인종이나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의 기제로서의 노스탤지어는 상상의 공간 이미지, 즉 문학작품의 심상지리를 통해 확장되었고 그 의미공간은 ‘갈 수 없는 과거의 공간’이나 ‘가보지 못한 이국의 공간’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이효석이 현실의 공간과 상상의 공간을 변증법적으로 융합하여 이루어낸 헤테로토피아는 자신의 미학적 코스모폴리타니즘을 문학작품을 통해 완성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나아가 당대의 문화적 트랜스내셔널리티를 선취한 것으로서 적극적으로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A Study on the Sense of Space and Beauty in Lee Hyo-suk’s texts

Jung, Yeo-ul
Department of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The Graduate School
Seoul National University


This dissertation attempts to characterize the versatile representations of spatiality in Lee Hyo-suk's texts. In Lee Hyo-suk’s novels, there are many symbols of tourism and emigrations. His characters are lineated as mystical and romantic because they are eager to find out their own utopia endlessly. Migrations, separations, tourism, stowaways, missing, diseases, and deaths are central themes of his novels. Nostalgia for faraway places is a critical theme of Lee Hyo-suk’s literature. Adoration for unknown places and missing for future dreams are also forms of nostalgia. His novels ardently show us such future-oriented nostalgia for transcendental Ideals.
This study will be committed to concentrate on the representations of multiple places in Lee Hyo-suk’s literature. In his novels, poems, essays, plays, scenarios, and criticism, he describes multiple places like Harbin, Russia, Tokyo, Pyeong-yang, Ju-eul, and Kyung-sung etc. He shows his own aesthetic visions through describing a variety of exotic places. This study would like to analyze the meanings of multiple places to demonstrate his literal idealism. This paper aims to suggest three conceptions―spatiality, nostalgia, and cosmopolitanism―to reveal the meaning of places depicted in Lee Hyo-suk’s texts.
In Chapter Ⅱ, the paper traces the process of changing places illustrated in Lee Hyo-suk’s early texts. Especially, this chapter strives to identify the meaning of ‘the northern country(北國)’ in his early writing. In his early writing, the northern country generally stands for Russia to materialize marxist’s idealism of his characters. In Chapter Ⅲ, the paper observes the representation of nostalgia for multiple places in his midterm works. This chapter investigates the meaning of living spaces like apartment, schools, restaurants, cafes and bars in his novels. In Chapter Ⅳ, this study investigates aesthetic idealism and cultural cosmopolitanism to find out the ultimate intention of his literary writing. This chapter focuses on his long novels like Grand Blue Sky(『碧空無限』) and Pollens(『花粉』) which describes travelling to Harbin to demonstrate his final destination of aesthetic idealism. His constant topophilia for Harbin stands for cultural cosmopolitanism and adoration for classic music.
Nostalgia in his literary writings expose his longing for unfulfilled idealism to realize his literary cosmopolitanism which is similar to Walt Whitman and D. H. Lawrence. He had little attachment for his own hometown, however, he was eager to have another place to project his nostalgia. Eventually he rediscovered Harbin as the new place of nostalgia to combinate oriental culture and western culture. At that time in Asia, Harbin was the so-called Paris of the Orient. Lee Hyo-suk discovered new icon of aesthetic idealism in Harbin’s rapid development and modern culture. In his novel Grand Blue Sky the main character Il-ma succeeded to invite Harbin orchestra to Korea. In Lee Hyo-suk’s another novel Pollens, the main characters endeavor to study classic music in Harbin. Lee Hyo-suk’s characters show youthful passion for classic music and western culture. Classic music in his novel indicates genuine desire for aesthetic idealism. His aesthetic project was to overcome racial and national obstacles under Japan’s colonial rule. His topophilia for Harbin pioneered to achieve cultural transnationality and alternative cosmopolitanism against Japan’s colonial rule and Koreans’ innate occidentalism and nationalism.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2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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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Ph.D. / Sc.D.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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