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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문학의 언어와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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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유승환

Advisor
손유경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6-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황석영문학어모국어언어의 아카이빙언어적 이질성양식리얼리즘르포구비서사탈식민성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2016. 8. 손유경.
Abstract
이 논문은 황석영 문학의 의미를 모국어 문학어의 재편과 그 양식화라는 관점에서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동안 황석영 문학에 대한 연구는 주로 리얼리즘에 기초한 반영론적 범주 안에서 이루어졌다. 반면 이 과정에서 황석영 문학이 지니는 고유한 언어와 양식적 특성에 대한 연구는 다소 간과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이후 활발히 수행되기 시작한 모국어 문학어의 재편과 그 문학적 양식화라는 기획을 고려할 때, 황석영만큼 다양한 실험과 모색을 통해 이와 같은 한국문학의 기획을 구체화한 작가는 매우 드문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황석영 문학 전반에 걸쳐 수행되는 언어와 양식에 대한 인식을 고찰하는 것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문학의 존재 조건으로 설정된 모국어 문학어와 이에 부응하는 양식화라는 과제가 구체화되는 양상을 규명하는 작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 논문의 2장에서는 1960년대 후반 이후 비평담론에서 제기되었던 언어론과 양식론을 새로운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이 시기 활발히 전개된 리얼리즘 논쟁, 민족문학론 등의 비평담론은 공통적으로 서구중심적 문학담론에 대한 탈식민적 폐기와 전유의 양상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비평담론을 토대로 하여 한국 문학의 양식적 모색이 그 문학어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시기에는 구체적으로 방언, 속언, 은어, 고어 등 모국어의 특정한 하위 범주에 해당하는 언어들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이러한 언어들에 대한 대규모의 수집과 정리 작업 역시 이루어진다. 이 논문은 모국어의 특정 범주들이 강조되고, 수집되고, 정리되어 문학어로 활용되는 이러한 양상을 언어의 아카이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포착하려고 한다. 이 시기의 많은 다른 작가와 같이 황석영은 다양한 담화 장르 및 문학 장르를 양식화하여 모국어의 다양한 층위를 아카이빙함으로써 모국어 문학어의 외연을 확장시킨 작가이다. 그러나 동시에 황석영은 언어의 아카이빙이 지니는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독특한 문학 양식들의 새로운 가능성들을 끊임없이 모색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작가로 평가될 수 있다.
2장에서의 예비적 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3장에서는 황석영의 초기 중단편 소설과 장편역사소설 『張吉山』을 중심으로 1970년대 황석영이 수행한 언어의 아카이빙과 이를 토대로 시도한 모국어 문학의 양식화의 방법을 고찰하였다. 황석영은 「韓氏 年代記」 등의 작품을 통해 국가폭력에 의해 폐제된 존재의 언어를 복원할 필요성을 제시하는데, 실제로 이는 「이웃 사람」과 「돼지꿈」 등의 작품을 통해 언어의 아카이빙을 위한 독특한 소설 양식의 모색과 함께 수행된다. 주목되는 것은 황석영의 초기 소설에서 나타나는 언어의 아카이빙이 세계체제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하여 서구의 사회과학 및 역사과학의 보편적 개념들을 전유하기 위한 유력한 전략으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客地」가 보여주는 바, 서구적 의미의 노동자에 엄밀하게 들어맞지 않는 존재를 당대 한국적 맥락에서 재구성하여 새로운 노동자로 호명하려는 기획은 주목할 만하다. 『張吉山』의 경우 언어의 아카이빙을 통한 모국어 문학어 범주의 재구성이 가질 수 있는 최대치의 역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당대 국학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여 매우 광범위한 언어적 아카이빙을 수행하고 있는 이 작품은, 시간축의 미분을 통한 모국어의 가상적 총체의 창출을 통해 역사적 연속성뿐만 아니라, 역사적 동일성의 감각을 아울러 창출하며, 상이한 시대를 동일한 문화적 정체성 아래 묶어낸다.
이어 4장에서는 아카이빙의 극단화를 통해 모국어라는 범주로 통합되지 않는 언어적 이질성이 발현되는 양상 및 이에 대한 황석영의 문학적 대응 방식을 고찰하였다. 구술에 대한 공동 편집이라는 일종의 공동 창작을 통해 제작된 『어둠의 자식들』에서는 아카이비스트와 아카이브의 대상 사이의 관계가 역전되며, 이로 인해 아카이비스트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언어적 이질성이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언어적 이질성의 발현이 곧 문학과 소설의 경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로 나아간다는 점은 흥미롭다. 한편 『무기의 그늘』에서는 세계체제 속에서의 언어적 위계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베트남전쟁의 언어적 상황에 대한 재현을 통해 모국어로서의 한국어가 영어 및 베트남어 등 다른 언어와 지니는 관계에 대한 정치한 인식을 보여주며, 특히 언어적 위계의 하위에 놓인 언어가 상위의 언어로 번역될 때 생길 수 있는 오역의 가능성을 통해 언어의 위계질서를 해체하려는 전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같이 『무기의 그늘』이 모국어를 민족어라는 관점에서 다시 사유하며, 모국어를 그 외부적 조건인 다른 민족어와의 관계 속에서 다시 사유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면, 『오래된 정원』은 모국어의 내부에 존재하는 이질성을 드러내면서도 이를 다시 대화적 관계로 통합할 수 있는 고유한 소설 양식의 모색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오래된 정원』은 이질적인 언어들을 대화적 관계 속에 배치함으로써 보다 확장된 탈냉전 시대의 자본주의 문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의 확보로 발전한다는 점에 그 중요성이 있다.
5장에서는 2000년대 이후 황석영 문학의 두드러진 특징인 전통 구비서사 장르의 변용과 그 의미를 중점적으로 고찰하였다. 그의 구비서사 장르의 양식적 특성에 대한 천착은 이미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2000년대 이후 작품에서 나타나는 구비서사 장르의 양식화 작업이 단순히 기법적인 층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각각의 양식적 구조 속에 배어있는 장기지속적인 역사의식의 발견으로 이어지며, 이를 통해 언어와 실재 사이의 동일성이라는 리얼리즘적 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계기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손님』은 진오귀굿 양식을 차용하여 냉전적 분단체제가 생산한 역사를 상대화하며, 나아가 국민국가의 서사에 맞서는 복수의 리얼리티를 제시하는 매개로서의 소설 양식에 대한 인식으로까지 발전한 작품이다. 『심청, 연꽃의 길』과 『바리데기』는 전통 구비서사 양식의 변용을 통해 근대성 일반을 반성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작가 의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심청, 연꽃의 길』은 폭력적 근대에 비자발적으로 편입된 혼종적 주체로서의 이산자가 지니는 분열적 정체성이 근대성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이를 통한 근대성 일반의 주체적 재구성을 통해 통합되는 서사를 다루며. 이 과정에서 모국어 개념 역시 민족 집단의 문화적 정체성의 환기라는 측면으로 국한되지 않는 혼종적이면서도 고유한 개별자의 정체성을 재현하는 것으로 새롭게 인식된다. 『바리데기』는 서사무가인 「바리데기」의 변용을 바탕으로 하여, 모국어 문학을 통한 세계적 보편성의 차원에 대한 사유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같이 황석영은 1960년대 후반 이후 한국문학장에서 장기적으로 이루어진 모국어 문학어의 재편 및 그 양식화를 위한 구체적인 문학적 실천의 양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는 당대 모국어 문학어의 재편에 있어 핵심적 방법론이었던 언어의 아카이빙을 가장 충실히 수행한 작가 중 한 명이자, 동시에 아카이빙의 한계지점을 가장 잘 보여준 작가이며, 또한 언어의 아카이빙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전통 구비서사 양식의 변용을 비롯한 다채로운 양식적 실험을 통해 모국어 및 이를 문학어로 활용하는 문학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들을 개척하려는 시도를 보여준 작가로 평가될 수 있다. 결국 황석영의 문학은 모국어로서의 한국어에 대한 탐구와 사유, 그리고 그 문학적 양식화를 통해, 보편성과 특수성의 사이를 끊임없이 왕복하며 탈식민적 전망을 창출하려고 시도했던 한국문학의 복잡하고도 특수한 성격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문학사적 중요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 논문의 2장에서는 1960년대 후반 이후 비평담론에서 제기되었던 언어론과 양식론을 새로운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이 시기 활발히 전개된 리얼리즘 논쟁, 민족문학론 등의 비평담론은 공통적으로 서구중심적 문학담론에 대한 탈식민적 폐기와 전유의 양상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비평담론을 토대로 하여 한국 문학의 양식적 모색이 그 문학어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시기에는 구체적으로 방언, 속언, 은어, 고어 등 모국어의 특정한 하위 범주에 해당하는 언어들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이러한 언어들에 대한 대규모의 수집과 정리 작업 역시 이루어진다. 이 논문은 모국어의 특정 범주들이 강조되고, 수집되고, 정리되어 문학어로 활용되는 이러한 양상을 언어의 아카이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포착하려고 한다. 이 시기의 많은 다른 작가와 같이 황석영은 다양한 담화 장르 및 문학 장르를 양식화하여 모국어의 다양한 층위를 아카이빙함으로써 모국어 문학어의 외연을 확장시킨 작가이다. 그러나 동시에 황석영은 언어의 아카이빙이 지니는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독특한 문학 양식들의 새로운 가능성들을 끊임없이 모색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작가로 평가될 수 있다.
2장에서의 예비적 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3장에서는 황석영의 초기 중단편 소설과 장편역사소설 『張吉山』을 중심으로 1970년대 황석영이 수행한 언어의 아카이빙과 이를 토대로 시도한 모국어 문학의 양식화의 방법을 고찰하였다. 황석영은 「韓氏 年代記」 등의 작품을 통해 국가폭력에 의해 폐제된 존재의 언어를 복원할 필요성을 제시하는데, 실제로 이는 「이웃 사람」과 「돼지꿈」 등의 작품을 통해 언어의 아카이빙을 위한 독특한 소설 양식의 모색과 함께 수행된다. 주목되는 것은 황석영의 초기 소설에서 나타나는 언어의 아카이빙이 세계체제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하여 서구의 사회과학 및 역사과학의 보편적 개념들을 전유하기 위한 유력한 전략으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客地」가 보여주는 바, 서구적 의미의 노동자에 엄밀하게 들어맞지 않는 존재를 당대 한국적 맥락에서 재구성하여 새로운 노동자로 호명하려는 기획은 주목할 만하다. 『張吉山』의 경우 언어의 아카이빙을 통한 모국어 문학어 범주의 재구성이 가질 수 있는 최대치의 역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당대 국학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여 매우 광범위한 언어적 아카이빙을 수행하고 있는 이 작품은, 시간축의 미분을 통해 역사적 연속성뿐만 아니라, 역사적 동일성의 감각을 아울러 창출하며, 상이한 시대를 동일한 문화적 정체성 아래 묶어낸다.
이어 4장에서는 아카이빙의 극단화를 통해 모국어라는 범주로 통합되지 않는 언어적 이질성이 발현되는 양상 및 이에 대한 황석영의 문학적 대응 방식을 고찰하였다. 구술에 대한 공동 편집이라는 일종의 공동 창작을 통해 제작된 『어둠의 자식들』에서는 아카이비스트와 아카이브의 대상 사이의 관계가 역전되며, 이로 인해 아카이비스트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언어적 이질성이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언어적 이질성의 발현이 곧 문학과 소설의 경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로 나아간다는 점은 흥미롭다. 한편 『무기의 그늘』에서는 세계체제 속에서의 언어적 위계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베트남전쟁의 언어적 상황에 대한 재현을 통해 모국어로서의 한국어가 영어 및 베트남어 등 다른 언어와 지니는 관계에 대한 정치한 인식을 보여주며, 특히 언어적 위계의 하위에 놓인 언어가 상위의 언어로 번역될 때 생길 수 있는 오역의 가능성을 통해 언어의 위계질서를 해체하려는 전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같이 『무기의 그늘』이 모국어가 다른 민족어와의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독특한 이질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오래된 정원』은 모국어의 내부에 존재하는 이질성을 드러내면서도 이를 다시 대화적 관계로 통합할 수 있는 고유한 소설 양식의 모색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오래된 정원』은 이질적인 언어들을 대화적 관계 속에 배치함으로써 보다 확장된 탈냉전 시대의 자본주의 문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의 확보로 발전한다는 점에 그 중요성이 있다.
5장에서는 2000년대 이후 황석영 문학의 두드러진 특징인 전통 구비서사 장르의 변용과 그 의미를 중점적으로 고찰하였다. 그의 구비서사 장르의 양식적 특성에 대한 천착은 이미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2000년대 이후 작품에서 나타나는 구비서사 장르의 양식화 작업이 단순히 기법적인 층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각각의 양식적 구조 속에 배어있는 장기지속적인 역사의식의 발견으로 이어지며, 이를 통해 언어와 실재 사이의 동일성이라는 리얼리즘적 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계기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손님』은 진오귀굿 양식을 차용하여 냉전적 분단체제가 생산한 역사를 상대화하며, 나아가 국민국가의 서사에 맞서는 복수의 리얼리티를 제시하는 매개로서의 소설 양식에 대한 인식으로까지 발전한 작품이다. 『심청, 연꽃의 길』과 『바리데기』는 전통 구비서사 양식의 변용을 통해 근대성 일반을 반성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작가 의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심청, 연꽃의 길』은 폭력적 근대에 비자발적으로 편입된 혼종적 주체로서의 이산자가 지니는 분열적 정체성이 근대성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이를 통한 근대성 일반의 주체적 재구성을 통해 통합되는 서사를 다루며. 이 과정에서 모국어 개념 역시 민족 집단의 문화적 정체성의 환기라는 측면으로 국한되지 않는 혼종적이면서도 고유한 개별자의 정체성을 재현하는 것으로 새롭게 인식된다. 『바리데기』는 서사무가인 「바리데기」의 변용을 바탕으로 하여, 모국어 문학을 통한 세계적 보편성의 차원에 대한 사유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같이 황석영은 1960년대 후반 이후 한국문학장에서 장기적으로 이루어진 모국어 문학어의 재편 및 그 양식화를 위한 구체적인 문학적 실천의 양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는 당대 모국어 문학어의 재편에 있어 핵심적 방법론이었던 언어의 아카이빙을 가장 충실히 수행한 작가 중 한 명이자, 동시에 아카이빙의 한계지점을 가장 잘 보여준 작가이며, 또한 언어의 아카이빙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전통 구비서사 양식의 변용을 비롯한 다채로운 양식적 실험을 통해 모국어 및 이를 문학어로 활용하는 문학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들을 개척하려는 시도를 보여준 작가로 평가될 수 있다. 결국 황석영의 문학은 모국어로서의 한국어에 대한 탐구와 사유, 그리고 그 문학적 양식화를 통해, 보편성과 특수성의 사이를 끊임없이 왕복하며 탈식민적 전망을 창출하려고 시도했던 한국문학의 복잡하고도 특수한 성격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문학사적 중요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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