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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의 '암시된 저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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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서은혜

Advisor
방민호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7-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이광수암시된 저자자전적 성격다성성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국문학전공, 2017. 2. 방민호.
Abstract
이 글에서는 이광수 소설에의 암시된 저자(implied author)가 만들어지는 양상과 결과를 규명함으로써 소설 구조의 자전적 성격, 다성성(多聲性)의 구조를 밝히고, 작품이 발표된 당대 독자들의 읽기 맥락에서 후대의 독서 맥락과는 차별화되는 의미 생성 지점을 살펴보았다.
이광수는 작가의 인격이 그에 의해 생산된 작품의 질 여하를 결정한다고 믿었고, 이 때 인격이란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감수성․감정․의지의 활동을 모두 포괄하는 정신 작용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근대적 예술가로서의 소설가 개념과는 다른 이러한 특유의 작가관은, 그의 소설 속에서 유사한 감성을 지닌 인물의 반복적 형상화, 인물의 심리를 날카롭게 비평하는 서술자,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서사 창조로 이어졌다. 더불어 텍스트 외부에 위치하는 실제 작가 이광수의 존재를 상기할 만한 다양한 논란을 낳을 정도로 뚜렷한 문학적 인격을 형성하는 결과를 낳았다. 즉, 이광수는 암시된 저자의 존재 효과를 소설 속에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다채롭게 활용함으로써 당대의 종교, 학술, 정치 담론과 소설언어를 결합하여 현실과 관련된 특유의 의미 체계를 생성해 낸다. 이에 따라 다양한 소설 장르가 자전적인 독법으로 읽히도록 하는 장르 혼성적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특정한 의미를 발화하는 저자상을 구축하도록 하는 방법으로는 실제 작가의 체험적 요소를 반복 변주하는 방식, 당대의 다양한 담론을 구조화하는 특유의 서사적 플롯을 설정하는 것, 소설 속 시공간적 배경의 확장과 현실 지시의 층위를 다원화하는 방식이 있다.
이 글의 Ⅱ장에서는 작가의 전기적 사실과 밀접하게 관련된 소설들에서 체험적 요소와 허구적 요소가 서로 교차되면서 만들어지는 도덕적 고뇌의 자화상을 살펴보았다.『愛か』,『김경』,『방황』과 같은 초기 단편소설과『육장기』,『꿈』,『무명』,『난제오』와 같은 일제 말기 심경소설, 그리고『그의 자서전』,『나』와 같은 자서전형 소설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 소설들에서는 각각 텍스트 외부의 실제 저자와 동일한 것으로 여겨지는 인물들을 설정하고, 이 인물들을 외재적 위치에서 바라보는 서술자의 존재, 에피소드 배치의 방식, 실제저자의 다른 작품들의 의미 체계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내부텍스트성(intratextualtiy)의 활용을 통하여 아이러니스트, 고행자, 대외적 페르소나와 자의식 사이의 분열된 자아상이 구축된다. 이들 소설에서 독자는 일제에의 협력에 대한 자기 정당화, 논설에서 구축된 공적 인격과 배치되는 자의식을 부각시키는 특유의 저자상을 감지할 수 있다.
이 글의 Ⅲ장에서는『무정』,『흙』,『유정』에서의 탐색서사(Quest narrative)'나『재생』,『사랑의 다각형』,『애욕의 피안』,『그 여자의 일생』에서의 '풍속 멜로드라마' 구조 등 일정한 형태로 반복되는 플롯 형태가 암시된 저자의 존재성을 구축하면서, 실제 작가의 신념이나 사상과 뚜렷한 연속성을 형성하는 경우를 살펴보았다.『무정』,『흙』,『유정』은 다양한 사건과 인물 사이의 갈등을 통해 개인의 삶의 행로와 내면적 가치관을 찾아가는 주인공을 내세우며 그것이 사회적 이상과 조화를 이루는 탐색 서사의 형태를 보인다. 이를 통하여 인간의 정(情)과 인격의 관계 탐구를 토대로 사회적 이상을 추구하고자 한 점에서 공통적이다.『재생』,『사랑의 다각형』,『애욕의 피안』,『그 여자의 일생』은 당대의 풍속, 특히 젊은이들의 애정 풍속도를 묘사하는 소설로서, 당대 현실을 이기주의/이타주의 혹은 물질/정신 지향적 태도의 대립 관계의 틀 내에서 바라보고 인물군을 대립적으로 그려내는 소설이다. 이들 작품은 풍속의 표면 아래 도덕적 가치관의 대립을 바탕으로 두고 그에 입각하여 인물과 사건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풍속 멜로드라마 구조를 취한다. 이 과정에서 전자 지향적 인물들의 회개나 개심의 장면, 세속적 가치관이 아닌 정신적 가치관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재판 장면이 공통적으로 들어가며, 기독교적 윤리의식이 강조된다. 즉, Ⅲ장에 속하는 소설들은 공통적으로 종교 · 정치 · 학술 등 당대 담론들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소설이 발표된 당대의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작가의 시도를 읽을 수 있는 소설들이다.
Ⅳ장에서는 역사소설이나 알레고리적 글쓰기를 통해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거나 인생의 흐름의 보편적 이치를 통찰하는 암시된 저자의 존재가, 시대의 위기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실제 저자 이광수의 다양한 사유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이순신』,『이차돈의 사』,『세조대왕』,『원효대사』에서 암시된 저자는 충의, 신의, 대의 등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난국의 시대에서의 요구되는 지도자상을 제시한다.『사랑』, 중편『꿈』에서는 병/치유의 모티프, 조신 설화를 변용한 우화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세계의 모든 인식의 틀로 보는 암시된 저자의 서술 의도가 강조된다. 이러한 암시된 저자상은 유심론적 사유를 통해 1937년 7월 중일 전쟁 발발 이후의 엄혹한 전시 체제, 폭력과 갈등의 세계를 대면하고자 했던 이광수의 입장과 연결된 것이었다.
이처럼 이광수 소설에 다양하게 나타나는 암시된 저자상은 식민지 당대를 살아가는 삶의 태도나 정조에 대한 작가의 가치관을 공유하고자 하는 실제 저자의 서술의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독자가 감지하게 되는 도덕적 딜레마, 현실 변혁의 이상 추구, 역사와 인생을 통찰하는 자로서의 암시된 저자상은, 이광수 소설을 하위 장르 구분에 관계 없이 자전적인 것으로 읽도록 하는 독서 기제를 해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즉 심경소설과 같이 기존 연구에서 명백한 자전적 소설의 영역으로 포함되는 소설들 이외에도, 내부텍스트성의 활용이나 역사적 인물 형상화를 통해 텍스트 외부의 실제 저자를 환기하는 방식으로 작품이 자전적인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독서의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또한 신문 연재 장편소설들에서의 이상주의 추구의 암시된 저자상은 당대 종교, 정치, 역사 담론과의 교호관계를 바탕으로 한 소설 언어의 다성성의 양상과 의미를 밝히게 되는 효과를 낳는다. 당대의 새로운 담론을 소설 안으로 개입시키는 것, 그리고 그 개입의 결과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비중이 큰 이광수 소설에서 담론의 선택과 배치, 그에 따른 서사적 플롯의 조절 양상의 의도를 밝힘으로써 당대의 현실을 어떤 방식으로 인식했는지를 세부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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