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간 조직에서 나타나는 운동의 특성 및 구현 양상에 관한 연구

Abstract

오늘날에는 근대와 달리 운동(movement)에 대한 직접적인 담론이 많지 않다. 더욱이, 다루어지고 있는 운동에 대한 일부 고찰마저도 한정된 범위 내에서 소극적으로 표현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사람의 운동을 통제하려 했던 근대의 시도와는 정반대로 사람의 운동은 전혀 예측할 수 없으며, 건축가는 무엇도 제공할 것이 없다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와 같은 입장은 운동의 이해에 대한 한계를 가져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공간 내 운동에 대하여 좀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1960-70년대의 상황에 주목하였다. 1960-70년대에는 근대와는 달리 인간을 주체적 존재로 인식하였으며, 현실에 눈을 돌려 그 상황과 요구를 건축공간에 직접적으로 반영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당시의 시대·상황적 요구를 담기 위해 공간조직과 운동을 통합적으로 사고하였으며, 이를 물리적 공간에 직접적으로 담아내고자 하였다. 그리고 근대 이후로 새롭게 등장한 열린 공간 조직은 이와 같은 1960-70년대의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것은 열린 공간 조직에 물리적으로 반영된 운동의 분석을 통해 요구와 공간조직, 운동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린 공간 조직에 물리적으로 반영되어 나타나는 운동에 대한 분석은 공간조직 내 각 장소의 공간적 상황에 따라 1차적으로 발생하는 운동의 특성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한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화된 12가지 운동의 특성은 운동의 패턴, 밀집과 확산, 이동과 유보, 시간변화에 따른 운동으로 재분류하여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1960-70년대의 공간에서 상황에 따른 요구를 수용하기 위하여 운동을 폭넓게 이해하고, 다루고 있었음을 입증하며, 이들은 각각 주체의 다양한 경험의 제공, 적절한 커뮤니티 형성, 변화하는 인간 욕구의 충족과 같은 인간 내적 요구를 수용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운동의 1차적 분석만으로는 인간 내적 요구 이외의 기타 요구나 특정 장소를 넘어서 공간조직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장적인 범위의 운동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따른다. 이에, 좀 더 포괄적인 범위의 요구를 수용하고, 동시에 공간조직 전반으로 확장되는 운동의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운동 간의 결합과 충돌을 바탕으로 2차적으로 발생하는 운동에 대한 분석을 더하였다.

운동의 구현양상에 대한 위와 같은 종합적인 고찰을 바탕으로 요구와 공간조직, 운동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 공간조직을 구성하는 대공간(전체)와 단위공간(부분)의 1)계획상의 순서와 2)구성 및 결합방식은 각각 운동의 1)다양성과 2)복합성에 영향을 주며, 개인의 다양성, 적절한 공동체의 감각, 변화하는 인간의 욕구 등의 1)인간 내적 요구와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사회나 상황 등에 대한 2)인간 외적 요구의 수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운동에 대한 이해의 폭은 물론, 오늘날 자주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운동에 대한 논의의 범위 역시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