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통시장의 여가소비기능의 역할과 장소체험 특성

Abstract

초 록

유통산업의 발달과 소비자 생활양식의 변화 및 다양한 구조적 요인들로 말미암아 전통시장의 유통시장 내에서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설현대화 지원에 집중되어 왔던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은 문화, 관광 그리고 특성화 시장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등 그 방법과 방향에 있어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시장은 상품판매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공간이며, 문화적 특성이 어우러진 유희적 공간으로의 본연적 특성이 있다. 이와 같은 시장의 복합적 속성은 전통시장 활성화의 잠재력으로도 강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활성화 전략으로의 시사점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아래 본 연구는 시장의 사회, 문화적 특성과 복합적 기능에 주목하여, 전통시장의 여가공간으로의 활성화 가능성과 잠재력을 분석하였다. 활성화의 요인으로서 여가소비 업종과 방문자들의 여가소비 활동, 그리고 여가공간으로서의 장소체험 특성을 중심으로, 여가소비 기능의 전통시장 활성화로의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서울시 전통시장 132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첫째, 전통시장 내 여가소비 업종의 집적은 시장의 매출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종구성에 있어 상품판매 기능에 치중한 점포들과 음식점과 먹거리를 포함한 식음료 점포들을 구분하여 업종별 활성화로의 효과를 다중회귀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식음료 점포비의 증가는 총매출과 점포당 매출로의 증가효과를 수반한다. 이는 식음료 시설의 확충으로 방문자 수요층 증가 및 소비자 활동의 연장효과가 발생한다는 기존 논의에 부합하는 결과로, 전통시장에서도 업종구성에 따른 경제적 활성화 효과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전통시장 방문자들의 여가소비 활동에 대한 실증분석을 시도하였다. 분석 자료로 전통시장 방문자들의 블로그 기록을 사용하여 텍스트마이닝(text-mining)한 결과, 방문자들의 여가소비 활동은 식음료 소비, 쇼핑, 구경 및 체험의 세 가지 유형이 주를 이루었다. 블로그 텍스트의 형용사와 동사 키워드 중, 식음료 소비활동은 다른 활동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높은 빈도로 등장하였다. 또한, 주말, 구경, 즐거움, 재미, 친구와 같은 명사 키워드들은 상품구입 활동과 연관된 키워드들과 의미망을 형성하여, 시장이 상품거래처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구경과 체험을 수반하는 여가소비 공간으로도 기능하고 있음을 나타내었다. 셋째, 다른 소매업태와 구별되는 전통시장에서의 장소체험은 여가활동 공간, 정서적 공간, 사회적 공간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여가활동 공간으로서의 전통시장은 시장의 먹거리, 오래된 점포, 유명한 점포, 맛집들이 방문자들에게 소비의 대상임과 동시에 체험과 구경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특징이 있다. 방문목적에 있어서도 전통시장은 경제활동의 구속이 없는 개방성과 비정형성을 지닌 공간으로 방문자들에게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정서적 공간으로서의 전통시장은 정겹고, 친근함, 훈훈함이란 집합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의 점포, 먹거리, 풍경과 상품들은 이러한 감성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전통시장 방문자들은 잃어버린 과거, 행복했던 과거. 향수, 어렸을 적 추억, 마트에 없는 과거의 요소들을 회상하며, 정겨움, 따뜻함, 행복과 같은 긍정적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시장의 사회적 공간으로서의 특성은 인간적 교류에서 오는 활력과 불특정 다수와의 타협과 공존이 가능한 역공간의 사회 심리적 요소들이 장소체험의 요소로서 인식되고 있다. 전통시장은 상품판매처일 뿐 아니라 여가공간화를 통한 경제적 활성화가 가능한 문화적 속성을 지닌 장소이다. 전통시장의 차별화된 장소체험 요소들은 시장방문이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외 성공사례에서 주목하였던 시장의 사회, 문화적 특성들이 서울시 전통시장에도 상당부분 내재되어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반시설 개보수뿐 아니라, 전통시장 활성화 전략으로서 업종구성을 통한 기능복합화와 시장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부각한 여가공간화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