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의 행정정보공개에 관한 연구

Abstract

국 문 초 록

본 연구의 목적은 행정정보공개에 관한 세 가지 접근법, 즉 정보공개 청구 접근법, 정보공개 수용 접근법, 청구-수용 상호작용 접근법을 분류하고, 이들 접근법에 기초하여 지방정부와 지역주민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정보공개청구와 수용(공개결정)이라는 작용을 중심으로 그 관련 변인들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가진 시민들(informed citizenry)이 전제되어야 한다. 더욱이 지방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과 정보는 일종의 정보재(information good)로서, 많은 사람들이 쓰면 쓸수록 효용이 증가하는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규범적 차원에서 행정정보에 대한 정보접근권(access to information)과 공개(openness)의 필요성이 널리 인정되어 왔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을 거의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228개 기초자치단체를 공간적 범위로 하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를 시간적 범위로 하여 패널회귀분석을 시도하였다. 한편 계량분석을 보완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자와 정보공개 업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면접조사를 실시하여 결과 해석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분석의 이론적 틀로 행정정보공개에 관한 세 가지 접근법을 그 핵심가치에 따라 정보공개 청구 접근법, 정보공개 수용 접근법, 그리고 청구-수용 상호작용 접근법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정보공개 청구 접근법은 국민의 알권리(right to know)를 그 핵심가치로 하고, 정보공개 수용 접근법은 비밀주의(secrecy)와 데이터 보호(data protection)를 핵심가치로 한다. 두 접근법을 통합한 청구-수용 상호작용 접근법은 책임성과 신뢰를 핵심가치로 하여 지역주민과 지방정부 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제3장에서는 정보공개 청구 접근법을 기초로 지역주민들의 정보공개청구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정보공개청구(access to information)는 정보욕구를 가진 개인이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보에 접근하는 것으로 일종의 정보추구행위라 할 수 있다. 종속변수인 정보공개 청구는 지역주민들이 1년간 해당 기초자치단체에 대해 청구한 정보공개 청구 건수로 측정하였다. 정보공개청구의 관련 요인으로 지식정보인프라, 행정규모, 행정문제, 시민참여, 법제도적 요인, 사회경제적 요인, 감정적 요인을 포함하였다. 주요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행정규모를 나타내는 예산규모가 정보공개청구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나타냈다. 예산 증가는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해야할 업무량을 증가시켜 청구대상 정보를 늘리고, 한편으로는 그 정보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를 증가시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행정문제의 경우 전년도 기관청렴도는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력을 나타냈다. 지방정부의 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되면 감시활동을 위한 정보공개 청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냈다. 시민단체는 행정감시를 하거나 지방정부의 지원이나 보조를 받기 위해 상당한 양의 정보를 청구하는데, 이들이 많아지면 정보공개청구도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경제적 요인 중 지역소득은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나타냈는데,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자신들의 경제활동을 위한 정보공개청구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반면 저소득층비율, 여성인구비율, 고령자비율은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보취약계층인 이들은 정보격차로 인해 알권리를 표출하거나 문제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잘 몰라서 정보공개 청구를 적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감정적 요인에 해당하는 전년도 수용률과 즉시공개는 정보공개청구 경험으로부터 얻는 만족감이 증가시켜 정보공개청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의신청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한 불만족 때문에 정보공개청구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4장에서는 정보공개 수용 접근법에 기초하여 정보공개 수용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를 기관내부의 요인과 기관외부의 요인 두 가지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종속변수인 정보공개 수용은 청구된 정보에 대해 지방정부가 공개결정한 비율로 측정하였다. 분석결과, 기관내부의 요인인 재정규모가 유의미한 긍정적인 영향을 나타내서 기초자치단체의 물적 자원인 재원이 많을수록 정보공개를 쉽게 수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상위직급비율은 정보공개 수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직급 공무원들은 이의신청이 제기되면 비공개사유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가급적 비공개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기관외부 요인 중 지방선거실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해에는 선거과정에서 현직자의 정책실패나 비리 등을 공략하기 위해 반대진영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단체장의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개를 기피하게 된다. 청구량은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청구량이 많아지면 공무원의 업무부하량이 증가하여 정보공개 결정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방정부의 각종 행정위원회에 외부자인 일반시민들이 많이 참여하면, 이들이 관료들보다 비밀주의에 부정적이어서 정보공개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수용률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수용률이 낮을 경우 행정안전부의 정보공개 운영실태 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고 이는 기초자치단체의 정보공개 수용에 자극을 주어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5장에서는 청구-수용 상호작용 접근법에 기초하여 정보공개 청구와 수용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패널 연립방정식 모형으로 2단계 최소자승 추정을 하였다. 우선 패널 연립방정식을 통해 추정한 정보공개 청구모형에서 전년도 수용률이 정보공개 청구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나타내어 동시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모형에서 관련요인들 중 행정규모인 예산규모는 작지만 양(+)의 값을 가지며 청구 접근법에 의한 분석결과와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요인의 경우 연립방정식 모형에서도 청구 접근법의 분석결과와 대부분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으나, 여성인구비율의 경우 그 부호가 양(+)으로 변하였다. 감정적 요인인 전년도 수용률, 즉시공개, 그리고 이의신청의 경우 추정계수가 약간 증가하였으며 양(+)의 영향을 나타냈다. 다음으로 패널 연립방정식을 통해 추정한 정보공개 수용모형에서는 청구량의 추정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아 동시성이 존재한다고 하기 어려웠다. 이 모형의 관련요인들 중 지방정부의 물적 자원인 재정규모가 양(+)의 값을 나타냈다. 상위직급비율과 시민참여율은 정보공개 수용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추정계수 값도 약간 증가하였다. 그러나 청구량의 경우 패널 연립방정식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지 않게 나타났다. 외부평가 요인인 전년도 수용률은 음(-)의 값을 나타냈으며 추정계수가 약간 감소하였다. 본 연구의 이론적 함의는 정보공개를 바라보는 일정한 접근법의 정리, 정보공개 청구와 수용 사이에 존재하는 동시성의 편의를 극복하기 위한 분석의 시도,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지방선거 등 지방자치의 정치적 요인 분석 등을 시도하였다는 점이다. 한편 본 연구의 정책적 시사점은 정보공개청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용률과 즉시공개가 강화되어야 하며, 행정 비밀주의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기초자치단체 수준에서 거시적 관련요인을 분석하고 있으나 이를 설명하는 이론은 개인수준의 논의로 분석단위와 설명단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집계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개별적인 정보공개 청구와 수용의 구체적인 작동메커니즘을 파악하지 못한 점, 정보공개 대상 정보의 내용을 분석하지 못한 점 등의 한계가 있다. 추후 개인 단위의 데이터와 정보공개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바탕으로 한 보다 엄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