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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담론의 형성과 변화: 신경과학에서의 성차 담론을 중심으로 : The Shaping and Changes of Scientific Discourses: Focusing on the Discourses on Sex/Gender Dif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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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윤선희

Advisor
홍성욱; 최형섭
Major
자연과학대학 협동과정 과학사및과학철학전공
Issue Date
2016-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과학 담론성차신경과학페미니즘담론의 변화가치의 문제주체와 담론의 상호작용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과학사 및 과학철학전공, 2016. 8. 홍성욱.
Abstract
근대 이후 계몽 철학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이야기했지만, 여기에 여성은 포함되지 않았다. 남성 중심의 사회는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여성과 남성은 생물학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해왔으며, 근대 과학이 이 주장에 근거를 제공해 왔다. 여성과 남성은 선천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다른 역할을 맡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이처럼 계몽 철학의 맥락에서 볼 때 차이는 차별을 의미했기 때문에 페미니즘은 오랫동안 이런 상황을 비판하며 남녀의 차이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해 학습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과거의 성차 연구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근본적인 성차가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 과학적 사실이 실제로는 오류가 있었거나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뇌의 성차를 근거로 남녀의 능력이나 성향 차이를 설명하는 담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뇌 영상 이미지가 뇌 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과학이 만들어내는 과학적 사실은 대중의 영역에서 큰 설득력을 갖는다. 따라서 성차 연구의 역사적인 맥락을 고려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자들은 신경과학 분야의 성차 연구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 논문은 신경과학 분야의 성차 담론들을 중심으로, 과학 담론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먼저 페미니즘 안의 성차 담론들을 살펴본 후, 성차를 다룬 fMRI 연구 논문과 신경과학 리뷰 논문, 뇌과학 대중서, 그리고 뇌과학 대중서에 대한 언론 기사와 네티즌 리뷰를 분석했다. 그리고 분석 결과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담론을 만드는 주체와 주체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담론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주체의 인식도 담론도 변화한다는 의미에서 주체와 담론의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먼저, 페미니즘 안에서의 성차 담론들을 분석한 결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자들이 페미니즘 담론 안에서 성차 연구를 분석했음을 알 수 있었다. 페미니즘 성차 담론들도 다양하지만, 페미니즘 담론 안에서 성차를 인정하는 것은 민감한 문제이며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생물학적 성차마저 부정하기도 한다. 이런 페미니즘의 맥락과 과거의 성차 연구들에 오류가 있었다는 역사적 맥락을 고려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자들은 생물학적 성차가 있다는 과학 연구 결과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신경과학 분야에서도 젠더 고정관념이 성차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만드는데 반영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과학적 사실이 다시 젠더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뉴로섹시즘(neurosexism) 현상에 대한 이들의 분석은 페미니즘 담론들의 영향을 잘 보여준다.
4장과 5장은 각각 fMRI 연구 논문들과 신경과학 리뷰 논문들을 분석함으로써, 과학의 영역에서 여러 성차 담론들이 과학적 사실을 만들고 해석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즉, 과학적 사실을 만들고 해석하는데 젠더 고정관념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담론을 포함한 여러 담론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는 과학의 영역에서도 연구자가 접한 담론이 연구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이 영향이 연구 결과에 반영되어 다양한 수준의 담론들을 만든다는 점, 그리고 여러 담론들이 상호작용하며 담론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페미니즘 담론처럼 가치에 기반을 둔 담론이 과학의 영역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담론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일부 리뷰 논문은 페미니즘 담론과 진화론 담론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젠더 연구의 영향을 받은 리뷰 논문 두 편은 페미니즘 담론의 영향을 받아 뇌의 생물학이 사회 경험과 분리되지 않는다고 제안했으며, 이 리뷰 논문들이 다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연구에 인용되었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점은 페미니즘, 진화론, 과학기술학, 신경과학 분야에서 성차 담론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6장과 7장은 대중의 영역에서 신경과학 연구 결과가 왜곡되고, 왜곡된 성차 담론이 확산되고, 다시 이 담론이 변화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남녀가 선천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뇌과학 대중서들은 신경과학 연구 결과 등을 편향되게 인용하거나 왜곡함으로써 성차 담론을 왜곡하고 있었다. 이는 주체가 자신이 접한 여러 담론들을 의식하지만, 자신의 믿음에 비추어 과학적 사실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즉, 특정 담론의 영향이 강할 경우 주체는 사실을 왜곡하여 받아들이기도 하며, 그 결과 왜곡된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여겨지면 왜곡된 담론도 힘을 얻는다. 언론과 대중은 전문가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근본적인 성차가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여기고, 대중서가 제시한 왜곡된 성차 담론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 뇌과학 대중서들의 주장을 과학적 근거로 반박한 코델리아 파인의 책이 번역되어 출판되면서 성차 담론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언론도 대중도 파인의 책이 설득력 있다고 여겼으며, 일부 네티즌은 파인의 책에 설득당해 성차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페미니즘 담론의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실천적인 방향으로의 담론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논문은 성차 연구에 대한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담은 페미니즘 담론이 과학의 영역과 대중의 영역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담론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특히 대중의 영역에서는 과학적 근거라고 여겨지면 왜곡된 담론도 힘을 얻는다는 점, 그리고 이 왜곡된 담론의 변화에 페미니즘 담론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과학적 근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페미니즘 담론 같은 특정 가치를 담은 담론이 주체와 담론의 상호작용을 통해 과학과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이런 결론을 바탕으로 과학과 사회를 이해하고 변화시키는데 가치의 문제가 중요하며,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가 가치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 제안은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책임과 윤리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최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흐름에 부합하며, 본 논문의 분석 결과는 이러한 기획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나는 인식론과 존재론, 윤리의 문제를 분리할 수 없다고 제안하는 바라드(2007)의 행위적 실재론이 지식, 현상, 가치의 문제가 서로 얽혀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긍정적인 가치를 담은 지식이 긍정적인 담론을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본 논문의 분석 결과 또한 주체의 인식, 담론, 가치의 문제가 연결되어 있으며, 담론의 변화가 만들 수 있는 과학과 사회의 변화에서 가치의 문제가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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