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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나날』과『속죄』에 나타난 과거의 재현과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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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기석

Advisor
민병천
Major
사범대학 외국어교육과
Issue Date
2015-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과거의 재현역사의 환상성개인의 서사배려지향적 윤리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외국어교육과, 2015. 2. 민병천.
Abstract
본 논문은 과거회고 형식으로 구성된 두 편의 영국 현대 역사소설인 카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의『남아있는 나날』(Remains of the Day, 1989)과 이언 매키언(Ian McEwan)의『속죄』(Atonement, 2001)를 통해 국가적 서사인 역사가 내포하는 환상성을 해체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자신의 과오를 되돌아보는 주인공들의 윤리적인 깨달음을 고찰한다. 두 소설은 1930년대 영국을 주요 시간적 배경으로 삼아 과오가 있는 과거를 어떻게 재현하고 기억해야하는지 고민한다는 점에서 주제적 공통점을 가진다. 아울러 두 소설은 20세기 초 영국사회에 숨겨진 전체주의적 사고체계와 이에 대한 해독제로 제시되는 타자에 대한 관심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시구로의 작품은 영국성이 가지는 환상성을 해체하는 개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매키언의 작품은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기 위한 서사가 지니는 윤리성과 한계에 집중하여 논의를 전개한다.
『남아있는 나날』의 경우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노집사의 시선을 통해 자신이 믿고 있었던 가치관을 해체되고 대영제국의 서사로부터 개인의 이야기가 분리되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스티븐스는 영국성의 기저를 이루는 위대함과 품위를 꼼꼼히 파헤쳐보고 이를 통해 자신이 영광스런 역사에 기여한 공로자가 아니라 나치동조자인 달링턴 경을 위해 봉사한 부역자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한 이시구로는 과거 영국의 작동원리에 전체주의적인 색채가 스며있음을 밝히고 개인의 양심과 남녀의 자연스런 감정의 표출인 연애까지 스스로 억압했던 스티븐스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들이 가지는 과거 영국에 대한 노스탤지어와 환상을 걷어내고 현대의 독자들에게 과거를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소설은 자신이 간과하고 있던 타자의 삶, 타인의 이야기에 눈을 뜨는 주인공의 모습을 제시한다. 하지만 스티븐스는 과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선택권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책임 회피의 모습과 아직도 환상적인 영국성을 신봉하는 새로운 주인에 의해 영국을 상징하는 집사의 역할을 계속 연기해야 하는 한계에 처해있다.
『속죄』는 먼저 2차 대전 이전 영국사회에 내재한 전체주의적 사고체계와 상위계층이 가지고 있는 허위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쟁에 참전하는 로비의 시각을 통해 공인된 역사가 역사를 이루는 개인을 포섭하고 전체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브라이오니의 거짓말과 함께 공인된 역사가 은폐하는 거짓이 드러나며 개인의 속죄와 역사의 속죄의 문제가 함께 진행된다. 다음으로 속죄의 서사를 작성하는 브라이오니의 윤리적 성장과 그녀의 서사가 가지는 진성성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타인을 자신의 이야기를 위한 도구처럼 사용했던 브라이오니는 자신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피해자들이 누리지 못한 가능성의 미래를 복원하는 서사를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타자지향, 배려지향적 윤리관을 체득하고 도덕적 성장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녀의 도덕적 성장은 캐롤 길리건이 주장하는 배려지향적 윤리관과 비슷하지만 그녀가 최종적인 윤리적 성숙을 이루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녀는 자아와 타아를 모두 고려하는 성숙한 시각을 통해 전체주의적이고 유아론적인 사고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녀의 서사 속에는 거짓말과 죄의식으로 짓눌린 성인기와 달리 포근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퇴행적인 노스탤지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자를 위한 진정성 있는 시도에서 시작된 브라이오니의 이야기는 그녀가 노인이 되어 갈수록 진정한 속죄보다 자신을 위한 이야기로 변형되고 있다. 나아가 타자를 위한 서사가 윤리적 성장을 보여주는 가치있는 시도라 할지라도 자신의 저서를 출판하지 못하는 브라이오니의 모습을 통해 매키언은 타자를 위한 이야기의 가치와 한계를 말한다. 기록상으로 여전히 범죄자로 남아있는 로비에 대한 증언은 바뀌지 않았으며 브라이오니는 로비에 대한 잘못된 기록을 바로 잡기 위한 소설 바깥에서의 실천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7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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