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의 중 갈등 해결 능력 신장을 위한 교수‧학습 방안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학생들이 토의 중에 발생하는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의 토의 교육은 학문적 체계에 따라 학교급별 교육 내용을 선정하고 있다. 이 경우, 학습자의 실제 수행 능력을 반영하지 못해,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방법을 기대하기 어렵다. 연구자는 토의 중에 나타나는 갈등을 발생 원인에 따라 과제 갈등, 절차 갈등, 관계 갈등과 권력 갈등으로 구분하고, 학습자들의 필요와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각 갈등별로 학생들의 해결 양상을 분석하였다. 분석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넘어가면서 나타나는 학생들의 발달적 특징을 고려하고, 갈등 해결의 원리를 반영하여 분석 기준을 마련하였다. 중학교 교육의 출발점을 모색하기 위해 관찰 대상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예비 중학생들로 설정했으며, 학업 성적, 구성원들 간의 신뢰도, 토의 수행능력에 따라 집단을 구성하였다. 학생들이 산출해 놓은 텍스트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러한 양상이 나타나게 된 요인을 탐색하고자 질적 내용 분석의 방법을 연구에 적용했다. 토의 중 갈등 해결 양상을 분석한 결과, 갈등 유형별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첫째, 과제 갈등을 다룰 때, 학생들은 쟁점을 발견하는 데 미숙하였고, 쟁점을 발견하더라도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진행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갈등을 심화시키려는 양상을 보였다. 학생들의 선택적 주의, 흑백 논리, 과잉 일반화에 따른 인지적 오류 역시 갈등 해결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둘째, 절차 갈등은 주로 토의 중 상호작용 절차와 관련해서 발생했다. 토의 주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절차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적게 들었고, 주로 사회자의 결정에 따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상호작용 절차에 대해 해결안을 마련하지 못한 집단은 토의 주제와 관련 없는 이야기로 많은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토의 전개의 응집성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보였다. 학생들은 일반적인 토의 절차에는 충실하였으나, 토의 주제에 따라 절차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셋째, 관계 갈등은 주로 배려심이 부족한 화법 때문에 심화되었다. 갈등 상황에서는 자신의 의견이 거부될 수 있는데, 이 때 지지의 욕구를 추구하는 인간은 결핍감과 좌절을 느낄 수 있으므로, 상대의 감정과 체면을 배려하는 태도가 강조된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청자를 비난하거나 트집을 잡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였다. 상대를 비난하지는 않더라도, 청자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적극적인 수준의 배려가 나타나지 않아, 전반적으로 배려하는 말하기 능력이 저조함을 알 수 있었다. 넷째, 권력 갈등은 사회자 역할 혹은 발언권을 놓고 경쟁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연구자가 수집한 사례에서는 사회자 역할을 서로 맡으려고 경쟁하기보다는, 스스로 사회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타난 사회자의 권위를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문제로 나타났다. 권력 갈등을 잘 다루는 집단은 공개적으로 새로운 사회자를 뽑거나, 사회자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보조 사회자가 나타났다. 발언권을 놓고 경쟁할 경우, 토의자 스스로 절제하는 태도가 중요하지만, 발언권을 독점하려는 사람을 견제하는 사회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토의 중에 나타난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학생들 사이에 차이를 빚어내는 요인을 인지적 측면, 사회문화적 측면, 정서적 측면으로 구분하여 분석했다. 인지적 측면에서 요인을 분석했을 때, 학생들 간에는 인식 가능한 갈등의 종류와 범위,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는 구체성의 정도, 갈등 해결을 위해 보유한 전략의 다양성에서 차이가 났다. 둘째,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는, 인터넷을 활용한 자료 검색 문화, 대중매체를 통해 학생들이 접하는 토의 문화가 토의 중 갈등 해결 수준에 영향을 미쳤다. 셋째, 정서적 측면에서는 불일치로 인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능력, 불만이 발생했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상의 분석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토의 중 갈등 해결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교수‧학습 방안을 마련하였다. 우선 교육 내용은 지식, 기능 태도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지식은 토의 중에 갈등이 발생하고 해결되는 상황들의 맥락적 특징을 이해하기 위함이고, 기능은 불일치를 줄이기 위한 내용 수준의 갈등 해결 능력을 신장하기 위한 것이며, 태도는 관계 수준의 갈등 해결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함이다. 내용 수준의 갈등 해결 능력 신장을 위해 비판적 질문 전략과 대안 제시형 반박 활동을 제안했고, 관계 수준의 갈등 해결 능력 신장을 위해서는 역할놀이를 제안했다. 또 스스로 자신의 토의 중 갈등 해결 양상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활동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