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텍스트의 상징 해석 교육 내용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학습 독자가 주체적으로 시 텍스트의 상징을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방안을 구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 텍스트는 간접화를 통해 세계에 존재하는 복잡한 현상에 대한 인식을 전달하며, 상징은 그와 같은 인식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시 텍스트의 이해에 중요하다. 그러나 그간의 시 교육에서 상징에 대한 교육은 그것의 수사적 의미를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고 상징의 인식적 기능에 대한 이해는 간과되었다. 이는 상징에 대한 이해를 단순화하고 해석 과정에서 독자의 주체성을 제약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시 텍스트의 상징이 갖는 본질에 적합한 해석 활동의 구조를 규명하고 그 교육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시 텍스트 상징 해석 교육의 대상이 되는 상징의 개념을 밝히고 그 특성을 제시하였다. 상징은 기본적으로 구체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의 은유적 결합이다. 그러나 시 텍스트의 상징은 그것이 지시하는 의미가 독자의 상상력을 통해 이해되며, 내포의 불확정성을 갖는다는 점에 그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통해 시 텍스트의 상징은 그것으로만 드러낼 수 있는 실재에 관한 새로운 진실을 매개하며, 상징 해석은 궁극적으로 이러한 진실에 관한 이해를 통해 그 본래적 의의를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상징 해석의 구조를 다음의 네 단계로 제시하였다. 첫째, 상징 기호의 인식 단계에서는 적절성의 원리에 따라 시 텍스트의 상징을 인식하는 과정을 기술하였다. 둘째, 상징 의미의 추론 단계에서는 텍스트의 내적 문맥을 중심으로 독자가 상징의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을 밝혔다. 셋째, 지시 현상의 이해 단계에서는 독자가 상징의 은유적 지시 작용을 통해 드러나는 현상을 파악하는 과정을 밝혔다. 넷째, 상징적 진실의 전유 단계에서는 독자가 상징이 매개하는 실재에 대한 진실을 독자 자신의 것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 과정이 상징에 대한 자의적 이해로 귀결되지 않도록 상징 해석의 수용가능성 기준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시 텍스트 상징 해석 구조의 교육적 적용 가능성을 살피기 위해 학습 독자들의 상징 해석 양상을 살펴보았다. 먼저 상징 기호의 인식 과정에서 학습 독자들은 시어가 드러내는 통합적・계열적 지표를 통해 상징을 인식할 수 있었으나, 문맥에 대한 오독으로 시어의 상징성을 자의적으로 부각시키거나, 대상에 대한 독자의 선이해를 대입하여 시어의 상징성을 피상적으로 판단하는 양상 또한 나타났다. 상징 의미의 추론 과정에서 학습 독자들은 상징에 대한 연상, 시 텍스트의 문맥, 대상들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상징의 의미를 다양하게 추론할 수 있었으나, 자의적 연상이나 도식적 관계 속에서 상징의 의미를 추론하는 양상 또한 나타났다. 다음으로 지시 현상의 이해 과정에서 학습 독자들은 상징의 1차 의미와 2차 의미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현상을 파악하고 이를 자신의 경험과 대비해 봄으로써 상징의 긴장성을 파악할 수 있었으나, 이를 위해서는 상징의 지시 작용이 갖는 은유적 성격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상징적 진실의 전유 과정에서 학습 독자들은 상징과 연관된 상호주관적 맥락들을 바탕으로 지시 현상이 갖는 의의를 규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해석 결과가 독자 자신의 선입견을 확인하는 데 그치거나, 특정 해석 맥락을 통해 지시 현상이 갖는 긴장성을 단순화하는 양상 또한 나타났다. 이러한 가능성과 한계를 바탕으로 시 텍스트 상징 해석 교육의 내용 및 방법을 구안하였다. 먼저, 상징 해석 교육의 내용으로는 상징의 관계성・지시성・다원성에 대한 이해를 제시하였다. 이에 적합한 상징 해석 교육의 방법으로는 지배소적 상징을 중심으로 한 관계망 구성, 의미 추론 방식의 다각적 적용, 지시 현상에 대한 은유적 이해, 해석 맥락의 상호주관적 확장을 제시하였다. 학습 독자들에게 상징은 공인된 해석의 경로를 따라 그 의미를 습득해야 하는 수사적 장치로 인식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상징 해석은 결국 정해진 정답 찾기 활동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시 텍스트의 긴장성에 대한 독자의 깊이 있는 이해를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상징에 대한 해석이 세계를 이해하는 독자의 시각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상징의 인식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 해석 활동이 수행될 필요가 있다. 그간 해석을 위한 실제적인 교육 내용이나 방법이 제시되지 못하였던 상징에 대하여 학습 독자가 주체적으로 해석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방법적 틀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본고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