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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문해교육 기관의 학력인정제도 수용양상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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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조석영

Advisor
강대중
Major
사범대학 교육학과(평생교육전공)
Issue Date
2013-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성인문해교육학력인정제도비형식교육형식화표준교육과정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교육학과(평생교육전공), 2013. 2. 강대중.
Abstract
평생교육담론은 학령기, 학교라는 시공간을 넘어 삶의 전 과정에서 이뤄지는 배움에 주목한다. 한국에서도 등 관련 법령의 정비로 학교 바깥의 다양한 평생교육 실천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학력을 얻기 위한 경로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학점은행제를 통해 고등학력을 취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평생교육시설에 대한 학력인정제도도 폭을 넓혀가는 중이다. 하지만 학교 바깥의 교육기관을 학력제도의 틀로 포섭하려는 시도, 즉 비형식교육의 형식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제도화 과정에서 일정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적합한지 아닌지 심사하는 과정이 개입될 때, 다양한 교육실천에 대한 존중이라는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관점에 따라 비형식교육의 형식화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이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11년에 비형식교육기관에 대한 학력인정이 시작된 성인문해교육 실천현장을 대상으로 선정해 각 성인문해교육 기관의 학력인정제도 수용양상이 어떠한지를 탐구했다.
먼저 각 성인문해교육 기관들의 역사적 맥락과 특징에 따라 기관에서 학력인정제도를 수용하는 태도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다. 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 기관은 그 성격에 따라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사회운동성을 지닌 기관, 둘째, 전문 문해교육 기관, 셋째, 평생학습관, 넷째, 초등학교이다. 사회운동성을 지닌 기관들은 성인문해교육에서 공동체적 경험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기관들은 학력이 중심이 되는 학력인정제도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기관에서 원래 가지고 있던 시스템을 중심으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에 전문 문해교육 기관들은 성인문해교육에서 학력이 가지는 의미를 상대적으로 크게 보고 있다. 이런 기관들은 학력인정제도를 검정고시를 대체하는 경로로 활용하며 기관 차원에서 제도의 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생학습관들 역시 전문 문해교육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현행 학력인정제도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학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은 아니다. 평생학습관들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책임과 평생교육사들의 전문성에 근거해 자신들이 다른 기관의 모범이 되고, 또 개선점을 적극적으로 찾아간다는 자세로 학력인정제도를 채워가고 있다. 초등학교는 학력인정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처음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운영경험이 부족하고 또 교육청의 직속기관이기 때문에 학력인정제도를 수동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각 기관에서 이렇게 학력인정제도를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성인문해교육 실천에 있어 학력인정제도의 영향력이나 의미가 그리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 제도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현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성되지 못했음을 뜻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정당국에서 성인문해교육 지원을 위한 전담파트를 구성하여 운영하는 등 성인문해교육 실천에 대한 이해를 높여갈 필요가 있다.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학력인정제도는 본격적인 성인문해교육 법제화의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력인정제도가 도입되면서 그동안 민간의 자율에 맡겨져 있던 성인문해교육 실천에 몇 가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먼저, 학력인정제도에 규정된 내용을 기관에서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나타나는 교육과정이나 교원관리 양상, 행정사무의 양에 대한 변화가 있다. 또한 학력인정제도에 직접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제도가 만들어놓은 조건에 의해 기관에 유발된 변화들이 있다. 학력인정기관에서는 학력인정제도의 3단계 시스템에 포괄되지 않는 수준의 학습자들을 위한 과정이 새로 개발하기도 하고, 학력의 수여를 학교의 이미지와 연결해 학습자들의 학습을 촉진하는 장치로 활용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가 성인문해교육 생태계에 등장하며 나타난 변화가 있다. 아직 구체적인 대응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기존의 성인문해교육 기관들은 초등학교의 등장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시도교육청과 문해교육 기관들 사이에 갈등의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학력인정제도의 도입에 따른 영향은 성인문해교육 실천의 표준화로 정리할 수 있다. 표준화는 가능성인 동시에 한계이다. 기관마다 천차만별이던 교육프로그램의 질이 표준화로 인해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 되는 것이 가능성이라면, 기관의 사정상 맞지 않는 교육과정도 꼭 지켜야 한다거나, 행정사무가 지나치게 증가하는 것은 한계이다. 그렇다면 표준화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표준화에 포함되는 규정을 최대한 느슨하게 가져가는 방법, 혹은 학력인정기관을 선정할 때 기준을 강화하되 선정된 기관의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서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표준화와 관련해 중요한 쟁점 하나는 초등학교의 성인문해교육 실시이다. 학력인정제도는 초등학교의 교육과정과 초등학교의 평가방식, 초등학교에 준하는 행정절차를 성인문해교육 영역으로 들여왔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는 국가 주도의 교육, 표준화, 획일성, 공공성 등을 표상하며 민간의 자율적인 교육실천, 다양성 등을 표상하는 문해교육 기관들과 대립하고 있다. 이는 민간 주도로 이뤄지던 교육실천 영역에 제도가 개입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교육청, 민간의 문해교육기관, 초등학교는 성인문해교육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이다. 서로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고 화학적인 결합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 학력인정제도 뿐만 아니라 성인문해교육 법제화라는 큰 흐름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평생교육실천에 대한 국가의 지원요구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매번 민과 관이 충돌하는 양상을 반복하는 것은 다분히 소모적이다. 이 연구는 성인문해교육 기관의 사례를 통해 민간의 다양한 실천이 기초가 되는 영역이 제도의 품으로 들어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제도의 틀에 기초해 예상할 수 없는 변화들이 있다는 점, 그리고 법제화 과정에서 현장과 행정당국 사이의 인식 차이를 충분히 메꾸지 못하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평생교육영역의 법제화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7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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