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 복사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 관련 현상에 대한 학생 모형의 특징

Abstract

과학자들은 직접적 관찰이나 경험의 영역을 벗어나는 개념들을 표상하기 위해 모형을 구성한다. 모형화(modeling)는 과학적 사고에서 핵심적이며, 특히 새로운 현상에 대한 이해와 탐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학교육 연구자들은 과학적 모형과 모형 구성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으며, 과학적 모형과 모형 구성을 활용한 과학 교수학습법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모형을 활용하는 사고가 많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전자기 복사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 분야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현상에 대한 학생들의 모형화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전자기 복사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과 관련된 일상생활에서 친숙한 세 가지 현상(가시광선이 종이상자를 투과하지 못하는 현상, 마이크로파가 종이상자를 투과하는 현상, 가시광선이 유리 상자를 투과하는 현상)을 선정하여 학생들에게 설명을 요구하였고, 응답을 바탕으로 전자기 복사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학생들의 모형을 분석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서울시내 1개 과학고에 재학 중인 2학년 학생 44명이었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의 응답은 4가지 유형(모형을 사용하지 않은 유형, 미시적 모형을 사용한 유형, 거시적 모형을 사용한 유형, 단순 에너지 모형을 사용한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둘째, 학생들은 전자기 복사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11가지 모형을 사용하였다. 그 중 여섯 가지는 분자 수준에서 상호작용을 설명한 미시적 모형이며, 다섯 가지는 분자보다 큰 수준에서 상호작용을 설명한 거시적 모형이었다. 셋째, 학생들은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모형을 제시하기 위해 기존에 학습하였던 개념을 끌어와 적용하였는데, 전자기 뿐만 아니라 역학, 광학, 현대물리 등 다양한 분야의 개념이 나타났다. 충돌, 통과, 진동과 같은 역학적인 개념부터 굴절, 회절, 산란과 같은 광학적 개념, 흑체복사, 광전효과, 컴프턴 산란, 양자화된 에너지 준위 사이에서의 전자의 전이와 같은 현대물리 개념까지 다양한 개념이 사용되었다. 넷째, 학생들이 모형을 구성할 때 보이는 몇 가지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어진 현상과 특정 개념을 학습할 때 다루었던 상황 간의 소재의 유사성이 있을 때와 특정 개념을 학습할 때 나왔던 상관관계가 현상간의 차이점을 설명할 수 있을 때 해당 개념을 포함하는 모형이 많이 사용되었다. 또한 전자기 복사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동일한 모형으로 생각하더라도, 개별 현상에 모형을 적용하여 설명할 때에는 세부적으로 다양한 설명 방식이 나타났으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학습한 개념을 변형하여 모형을 구성한 경우도 있었다. 본 연구에서 학생들은 주어진 현상을 설명해야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 알고 있던 개념들 중 현상에 적합한 여러 개념을 끌어와 적용하였다. 특정한 개념에 초점을 맞추었던 이전 연구와 달리 전자기 복사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 갖고 있는 학생들의 다양한 이해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이 모형을 구성할 때 보이는 몇 가지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학생 중심의 모형 구성 학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특정한 모형을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현상보다는 다양한 모형을 생성해낼 수 있는 현상에 대하여 학생들이 나름대로 설명해보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학생들이 현상으로부터 초기 모형을 생성해내는 과정을 도울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교수학습방안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