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er의 형태발생론을 활용한 2007년 의료급여정책변동 사례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2007년 의료급여정책 변동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로서, 당시 정부가 기존의 보장성 확대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의료급여재정의 안정화를 위하여 수급권자의 의료이용을 규제하는 본인부담제와 선택병의원제 등의 정책을 도입하게 된 원인과 기전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Archer의 형태발생 사회이론을 분석 모형으로 활용하였고, 당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구조적 조건과 정부체계 및 정책결정자 요인 그리고 정책행위자 간의 상호작용 요인을 분석 변수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문헌조사와 면담조사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패턴매칭 기법과 경쟁설명 기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당시 대통령의 영향력 약화와 복지예산 확대에 부정적인 정치권의 조건은 정부가 의료급여제도의 재정지출을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선회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둘째, 참여정부의 질서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이념은 사회투자 정책기조와 같은 효율적 복지를 지향하면서 수급권자의 도덕적 해이를 억제하는 정책들이 채택되는데 영향을 미쳤다. 셋째, 주류언론들은 수급권자의 의료오남용 사례를 중점적으로 보도하여 수급권자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인식을 확산시킴으로써 정부 정책에 대한 사회적 저항을 최소화시켰다. 넷째, 정부는 기존의 참여복지 정책기조에서 사회투자 정책기조로 전환하면서 투자적 가치가 있는 복지사업에 주력하였고, 이에 따라 재원배분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의료급여제도는 재정절감의 대상이 되었다. 다섯째, 기획예산처는 의료급여 재정문제가 정부의제로 부상되고 수급권자의 도덕적 해이를 제어하는 정책들이 도입되도록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여섯째, 당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실질적인 최종 정책결정자로서 의료급여 재정문제가 정부의제로 선정되고 본인부담제 등의 정책이 결정되고 도입되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의 사회자유주의적 이념성향과 사회투자 복지철학 및 독일에서 복지재정을 공부한 경력 등이 그가 수급권자의 도덕적 해이를 재정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곱째, 당시 정책도입을 둘러싸고 정부를 위시한 정책추진세력과 시민사회단체를 주축으로 한 대항세력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전개되었다. 정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과 같이 행정부 단독의 입법절차만으로 정책도입이 가능한 유리한 조건 속에서 밀어붙이는 전략을 활용하였고, 이와 함께 극단적인 의료오남용 사례를 여러 차례 발표함으로써 수급권자 전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낙인찍는 언론 프레이밍 전략을 구사하였다. 반면 제도적 참여수단이 부재하였던 대항세력은 연대체를 결성하여 적극적인 투쟁을 전개하였고, 주로 성명서, 기자회견, 시위, 언론기고 등을 통하여 반대여론을 확산시킴으로써 정부를 압박하는 전략을 활용하였다. 또한 수급권자의 건강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정책임을 내세워 인권위의 의견표명을 도출하는 등 인권적 측면에서 정부를 압박하여 강행을 중단시키고자 하였다. 이러한 반대운동의 성과로 세부 정책사항이 일부 수정되기도 하였으나, 결국 본인부담제와 선택병의원제와 같은 핵심정책들은 그대로 도입되었다. 이상의 분석결과를 통해 당시 정책변동은 거시적, 중범위적, 미시적 층위의 다양한 요인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