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개발목표(MDGs) 수립에 따른 KOICA 보건 분야 전략 및 사업변화 연구

Abstract

2000년 UN 제 55차 정기 총회에서 전 세계 189개국 정상들은 향후 15년간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MDGs) 달성을 목표로 함께 노력할 것을 합의하였다. 이는 빈곤퇴치가 전 세계 개발협력의 주요한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정치적 합의로 평가된다.

하지만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측면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수원국 차원의 노력 이외에도 공여기관 역시 원조전략에 MDGs 달성을 높은 우선순위에 두고, 여러 가지 이행수단과 연계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MDGs에 보건 분야 목표가 상당부분(8개 목표 중 3개 목표) 포함되어 있으며, 따라서 MDGs 이후, 공여국 한국의 보건원조 전략과 이행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동 연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 대표적인 원조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보건 분야 전략과 사업 규모의 양적 질적 변화를 분석하였다.

먼저 보건사업 관련 전략 및 가이드라인을 살펴본 결과, 수원국 개발환경 분석 등의 과정에서, MDGs가 비교적 상위 우선순위로 고려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업 형성 및 이행, 평가와 관련된 가이드라인 수준의 전략에도 MDGs가 명시되고 고려되고 있었다. 반면, MDGs 달성 노력이 실제로 구현되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사업 심사 등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MDGs에 관한 기준이 없어, 실제 이행과 연결되는 시점에서는 MDGs가 높은 우선순위로 고려되지 못하였다.

보건사업의 양적 규모 변화는 MDGs 이후, 총 원조액과 보건 분야 원조액 모두 크게 상승했음을 확인 할 수 있었지만, 총 원조 중 보건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특정 년도에 보건 분야 사업 비율이 높았으며, 이는 인프라 요소가 많이 포함된 대형 사업 등이 추진에 기인한다.

보건 분야의 질적 변화는 MDGs 선언 이후, 2005-2016년 기간 동안 시행된 150개의 보건사업을 대상으로 살펴보았으며, MDGs가 다루고 있는 아동사망률 감소 및 모성사망률 감소 등의 목표를 제시한 보건사업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MDGs 이전에는 다루지 않았던 MDGs 6번과 관계된 HIV/AIDS 및 결핵과 관련된 사업도 적은 수이긴 하지만 시행되었다.

또한 MDGs 이전의 부문별 문제해결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통합적 접근으로 사업이 변화하였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수원국의 단기 요청에 대응하는 수준이 아닌 좀 더 수원국의 포괄적인 수요를 찾고자 하였고, 의료체계 강화 사업 등 포괄적 지역의 보건의료 환경과 보건 의료 수준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고, 지역의 보건문제 해소를 위한 사업의 개수가 증가하였다. 또한 사업의 방식 다각화도 주요한 변화이다. MDGs 이전의 독자적인 사업추진에서 벗어나 다양한 개발협력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강화되었다. 이는 MDGs의 영향도 있지만, KOICA의 예산이 늘어 협력할 여지가 많아진 측면도 있다.

MDGs 종료 이후, 2030년까지 전 세계가 달성해야할 지속가능개발목표(SDGs)가 수립되었고, 여러 이행수단 및 전략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KOICA를 비롯한 한국의 타 원조기관들도 기관의 비전 혹은 역할로 SDGs 이행·지원을 주요한 내용으로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SDGs 이행이 국제적 합의가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전략에 이행을 위한 사항이 반영되어야 함을 물론, 실제 공여기관 및 직원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제도 속에서 전략이 구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SDGs 이행을 보다 높은 우선순위에 두고 사업을 형성, 이행, 평가하기 위해서는 심사제도 역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심사항목과 기준에 SDGs 기여도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SDGs 이행 성과체계를 초기에 구축하여, 사업 평가 시,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