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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형상화를 통한 고독한 심리의 공간 표현 연구 : A Study on the Spatial Expression of Solitude through the Depiction of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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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최민영

Advisor
김형관
Major
미술대학 서양화과
Issue Date
2015-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순간과 그리기혼재된 기억고독한 심리의 공간화풍경낯선 분위기우연적 효과지우기와 긁기위험과 아련함의 색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서양화과, 2015. 2. 김형관.
Abstract
나는 찬란한 순간의 환희 뒤에 연속되지 않는 파편적 시간에서 허무의 감정을 느낀다. 사랑, 아름다움, 행복 등의 감정은 일시적이다. 나는 이러한 환희의 순간을 동경하지만, 그것의 소멸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 나는 순간적이고 사라지기 쉬운 속성을 지닌 것에 주목하였고, 순간적인 것을 그림 속의 정지된 이미지로서 고정하여 의미를 부여하려 하였다. 이러한 순간적인 시간의 특질은 정적 이미지와 그림의 과정이 흔적으로 드러나는 동적 이미지를 병치하여 표현할 수 있다.
나는 주로 기억에 의존하여 작업을 진행하는데, 기억은 인상적인 어린 시절과 최근의 경험이 바탕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비롯된 기억은 늘 현재의 심리에 따라 혼재되어 나타난다. 어린 시절 미국과 한국의 여러 거주 환경과 자연에서의 경험이 긍정적인 정서를 상징한다면, 최근의 인상적 기억은 외로움과 같은 불안정한 심리와 관련된 것이었다. 과거의 기억들은 현재 마주한 무언가에 의해 촉발되었고 반복적인 회상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불충분한 기억은 왜곡과 변형을 동반하였고, 나는 상상을 통해 나의 심리에 부합하는 것으로 변형하거나 과장하여 시각화하였다. 이미지로 표현되기 이전의 심상은 불명료하지만, 모호한 심상을 구체화함으로써 감정을 표출하고 해소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나는 형태가 없는 외로움, 불안, 쓸쓸함, 허무감 등의 감정을 형태가 있는 것으로 느끼고, 공간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형상화하였다. 나의 작업에 나타난 방의 풍경은 나의 생활 공간을 추상화한 것이다. 방은 외부 환경과 차단된 내부 공간으로서 나의 내면을 비유한 것이지만, 관객을 향해 열린 무대와 같은 구조로 나타난다. 나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 넣기 전에 세 면이 가로막힌 닫힌 공간을 설정하여, 3차원적 공간 표현을 극대화하는 원근법을 적용하였다. 원근법은 사물과 눈앞의 세계를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나 불안한 느낌과 혼란스러움이 담긴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표현하였다.
동서양에서 회화의 한 장르로 존재하는 풍경화는 객관적인 자연 그 자체이기보다는, 인간의 의식이 투사된 주관적인 세계라 할 수 있다. 나의 작업에 나타난 자연 풍경은 나의 내면이 투영된 이미지인 동시에, 회화 공간 안에서 자의적으로 구성되는 비실재적 공간의 풍경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화산 폭발, 겨울의 설경, 자연 지형 등의 자연적 이미지를 소재로 하여 대상의 외양에 나의 감정을 투사하였다. 화산이 폭발하여 생성된 연기구름은 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으로서, 이는 짧은 생의 덧없음을 상징화한 것이다. 겨울의 설경에서는 변형되어가는 사물의 매끄럽지 못한 외양으로 쓸쓸함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조망과 은신이 동시에 가능한 공간, 두려우면서도 신비로운 비일상적 환경을 자연의 지형적 특징으로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회화와 드로잉 작업 전반에서 나의 감정은 시각화 방식을 통해서 강조된다. 미술에서 우연적 표현은 이성 너머의 것을 예술 형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나는 순간적인 것, 불안정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 재료의 우연적 효과를 이용한다. 나는 작업의 성격에 따라 물감을 흘리거나, 뭉개기, 흐리기, 번지기 등의 효과를 적용하여, 붓으로 직접 그려서 나타낼 수 없는 표현적 효과를 얻는다.
그림의 본래 의미가 그린다는 것에 있다면, 그것을 지우는 행위는 이미지를 파괴하는 행위가 된다. 나는 그려진 이미지에 새로운 물감을 덧칠하거나 지워서 이미지를 가렸다. 지워진 이미지는 흔적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그림을 지우는 것은 나의 그리기 방식인 긁기와 연관된다. 물감을 화면에 부드럽게 바른다기보다는 캔버스에 힘을 가하여 긁듯이 형상을 만들어나간다. 나는 이러한 방식으로 화면에 속도감과 거칠고 생생한 느낌을 주려하였고, 지워진 이미지의 모호해진 형상이나 공간의 표현으로, 관객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기려 하였다.
또한, 전체 화면의 색채는 시공간과 관련한 정서를 암시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적 요소로 사용되어 위험하고 아련한 정서를 강조한다. 나의 작업에서 주관적으로 선택된 색은 암시적이고 상징적인 요소로서 밤의 색, 겨울의 색, 위험의 색 등으로 나뉘어져 구체적인 공간과 형상을 시각화하는 한편, 색채 자체가 화면에서 부각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나는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소재를 선택하였고 그것을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특성을 발견하였다. 나는 기억의 형상화를 통하여 순간의 아름다움과 그것의 소멸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우울함 등의 부정적인 심리를 공간의 표현과 낯선 분위기를 통해 드러내려 하였다. 나는 이러한 감정의 불안정한 측면과 변화에 주목하여 소재를 달리하거나 표현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 또한, 불안함을 표현하려 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하고 중화하려는 충동의 양면적인 정서를 그림 속 공간에서 색채, 기법, 그리기 방식 등의 형식적인 특성으로 나타내었다.
나의 작업은 이와 같이 나의 주관적인 감정과 인상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되는 과정과 방식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개인적인 동기에서 시작한 작업이 궁극적으로는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것임을 공간을 형상화하는 회화의 표현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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