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행위를 통한 시간의 기록

Abstract

시간은 지속, 반복, 변화, 순환이다. 시간이란 지속적이며 반복적이고 순환하는 것이다. 또한 반복과 순환에는 항상 변화가 뒤따른다. 이러한 시간은 곧 자연의 시간이자 인간의 시간이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인간과 자연의 시간을 점차 분리 하였고, 이는 현대사회에 만연한 인간소외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예술 에서의 시간에 대한 탐구는 결국 자신을 찾고자 하는 행위이다. 사무엘 베케트 는 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인공이 반복적으로 고도를 기다리는 행 위를 통해 자연의 시간을 드러냈으며, 로만 오팔카는 끊임없이 연속된 숫자를 써 내려가는 행위를 통해 시간을 표현했다. 베케트의 희곡은 연구자 작업의 모티브 이자 작품 제목이 되었다. 또한 로만 오팔카의 작업을 통해 연구자 작업의 당위 성을 발견하였다. 자연 재료인 흙을 다루는 일은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을 일치시키는 행위이 다. 흙은 지속, 반복, 변화, 순환하는 시간을 담고 있으며 흙을 다루기 위해서 작 업자는 필연적으로 자연의 시간에 자신을 일치시켜야 한다. 연구자는 흙의 본성 을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흙을 재료로 하여 시간을 드러내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제한된 시간 속에 존재하는 인간이 무한의 시간을 시각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는 끊임없는 반복 노동이 필요하다. 수만 개의 작은 블록들에 일련번호를 찍고 붙여나가는 반복 행위는 연구자를 무념무상의 단계에 이르게 하고, 초시간적 경 험을 하게한다. 연구자는 초시간적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연구자의 경험은 반복행위로 만들어진 작품을 통해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에게도 전달되어 유사한 경험을 하게한다. IV 연구자는 자연의 시간과 일치된 작업을 통해 자연의 시간을 기록하고 그것을 시 각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끊임없는 반복행위는 초시간적 경험을 통해 연구자 를 개인적 소외의 경험으로부터 극복하고 존재를 확인하게 해주었다. 시간을 기 록하는 작업은 오랜 시간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듯 기록했을 때 비로소 그 의미가 드러나며 관람자에게도 전달되는 것인데, 지난 3년여의 작업은 그 경력이 일천 한 것이다. 연구자는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작업을 통해 반복적 이고 순환적인 자연의 시간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