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의 플루트 작품에 나타나는 특수주법의 양상에 관한 고찰

Abstract

윤이상은 20세기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유럽 현대음악계에서 서양악기를 통해 동양적 음향을 구현함으로써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추구하였다. 그는 한국이라는 음악적 배경 위에 일본·프랑스·독일 등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그의 가치관과 사상 및 미학적 틀을 구성하였고, 이것을 그의 작품에 고유한 음악적 언어로 나타냈다. 특히 동아시아적 음향관과 미학을 유럽의 아방가르드적 음악언어로 표현함으로써 동서양의 음악을 융합시키기 위한 창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한국전통악기의 주법을 서양악기를 통해 구현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음향을 얻고자 하였다. 그 중 폭넓은 음역과 다이나믹, 다양한 음향을 유연하게 구사하는 플루트라는 악기는 자신의 음악에 빛을 더해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악기라고 언급하면서, 우리의 대표적 전통악기 중 하나인 대금과 견주었다. 윤이상은 이러한 두 악기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플루트 곡에서 대금의 기법이나 음향을 즐겨 구현하였다. 이와 같이 윤이상은 한국전통악기의 주법이나 음향적 특징을 작곡요소로 활용함으로써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에 알렸을 뿐만 아니라 플루트 현대 주법의 확장에도 기여하였다. 이에 본고는 윤이상의 플루트 작품들 중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가락, Garak für Flöte und Klavier>(1963), <플루트 독주를 위한 연습곡, Etude für Flöte Solo>(1974), <플루트와 소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Konzert für Flöte und kleines Orchester<(1977), <플루트 4중주, Quartett für Flöten>(1986), <플루트 독주를 위한 소리, Sori für Flöte Solo> (1987) 라는 상이한 편성의 다섯 곡을 선정하여 고찰하였다. 이 다섯 곡을 선정한 이유는 플루트가 주축이 되는 독주곡과 이중주, 협주곡, 그리고 플루트 사중주곡으로서 플루트 특수주법이 잘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윤이상의 작품에 나타난 플루트의 특수주법들을 고찰하였으며, 아울러 작곡가의 의도에 적합한 연주법과 표현방법들을 연주자의 입장에서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