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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도입, 국내 R&D, 그리고 기술 ‘국산화’: 선경화학 폴리에스터 필름 제조기술과 그 보호를 둘러싼 논쟁 분석, 1976-1978.
Technology importation, R&D, and ‘domesticizing’ a technology: The debate over whether Sunkyung’s polyester film technology should be protected, 1976-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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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임재윤
Advisor
이두갑
Major
자연과학대학 협동과정 과학사및과학철학전공
Issue Date
2016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연구개발기술도입과학기술처외자도입심의위원회기술개발촉진법국산신기술제품의 제조자에 대한 보호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과학사및과학철학전공, 2016. 8. 이두갑.
Abstract
본 연구는 선경화학의 폴리에스터 필름 제조기술을 정부가 보호해줄지의 문제에 대한 1978년의 논쟁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이전에 분석되지 않았던 사료를 활용하여 선경화학의 폴리에스터 필름 제조기술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재검토하였다. 1978년 10월에는 1977년 12월에 갓 만들어진 “국산신기술제품의 제조자에 대한 보호”를 통해 선경화학의 폴리에스터 필름 제조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과학기술처의 주도로 승인되었다. 보호의 내용은 4년간 유사한 기술의 도입을 금지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 1978년 1월에 제출되었던 제일합섬의 기술도입 인가신청은 반려되었다. 선경화학의 연구개발은 국내 연구개발의 성과를 통해 국제적인 기술 카르텔을 타개한 것으로 이해되어온 반면, 제일합섬의 기술도입 시도는 일본 기업과의 영합을 통해 선경화학의 연구개발 성과를 가로막았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이해되어 왔다. 사태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기존에 선진국들이 기술 공여를 완전히 거부하고 있었지만 선경화학의 연구개발 성과 덕분에 제일합섬의 기술도입 시도가 가능해진 것이라는 이해를 근거로 하고 있었다. 또한 선경화학의 기술은 외국에 손색이 없는 것으로 보였는데, 서둘러 제일합섬에게 기술공여 제의를 함으로써 선경화학을 견제하려 했던 일본 기업 도레이의 행동은 이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서사를 비판적으로 재검토하였다. 본 연구는 논리적 설명이나 납득할 수 있는 일련의 연쇄 반응들로 보이는 기존의 서사보다도, 이러한 기존의 이해가 자질구레한 사항들을 사소화하고 전유하는 방식을 통해 서사가 명료한 형태로 구성되는 경위를 추적함으로써 당시의 과학기술 여건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로, 선경화학의 기술은 순수한 국내 연구개발의 성과라기보다는 일본의 기계제작업체 도시바와 KIST를 적재적소에 활용한 전략적 성공이었다. 둘째로, 폴리에스터 필름 기술의 공여를 선진국 기업들이 완전히 거부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제일합섬의 기술도입 시도가 선경화학의 연구개발 성과에 의해서만 가능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셋째로, 당시 상공부 주도로 이루어진 품질평가에 따르면 선경화학의 필름은 선경화학에서 공언했던 것과 달리 당장 산업에 투입하기 어려운 것이었고, 선경화학의 기술은 처음부터 선경화학이 직접 공언했던 대로 그 수준이 실제로 외국에 손색이 없었던 것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수준에도 불구하고’ 보호된 것이었다. 국내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조리있게 보여주는 것 같았던 기존의 서사는 논쟁의 시작에서부터 과학기술처와 선경화학에 의해 주장되었고, 이 사례에 대한 이후의 이해에서 계속해서 재등장했다. 기존의 서사는 정책적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객관적 그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처음부터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구성된 진원지였다. 기존의 서사는 상황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 중 국내 연구개발의 성과를 부각시키고, 교섭이라는 기존의 기술 획득 방식을 가망없는 것으로 보이게끔 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서사는 기술의 우수성을 전제하도록 한 다음 기술에 적용된 보호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기술의 수준에 개의치 않고 KIST의 성과를 보호하겠다는 과학기술처의 강한 의사 때문에 강행된 보호가 기술의 우수성을 사후적으로 구성한 것이었다. 이는 오직 정책이 시범적인 상태였고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여건이 결여된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가 특정 산업분야에서 기술을 선택하고 특권을 부여할 때에, 기술이 즉시 이용 가능한 상태에 있고 따라서 경제정책에 즉시 따를 수 있는지의 여부는 그 기술이 가지고 있는 다른 어떠한 속성보다도 우선시되었다. 이러한 조건과 즉시 운용할 수 있는 기술이 더욱 인정받는 당시의 외자도입법 중심의 기술 획득 체제는 잘 맞물리는 것이었고, 외국 기업들과의 교섭을 통해 이미 검증된 기술을 운용하는 것은 국내 기업들에게 현실적인 방안이었다. 선경화학과 과학기술처는 이러한 정책 환경 하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었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표면적으로는 점점 좁혀짐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운용하는 사업을 선도하는 것은 보유 자본에 있어서 당시 10대 재벌에 들지 못했던 선경에게는, 제일합섬에게와는 달리 버거운 것이었고, 이는 선경에게 큰 문제였다. 과학기술처의 경우 기존 방식 하에서 KIST와 같은 특수법인 연구기관들의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문제였다. 국산신기술 보호와 선경화학의 기술을 둘러싼 논쟁의 서사는 연구개발의 효과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체 그림을 단순화하고 특정 사실들을 소외시킨 선경화학과 과학기술처가 만들어낸 인공물이었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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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Natural Sciences (자연과학대학)Program in History and Philosophy of Science (협동과정-과학사및과학철학전공)Theses (Master's Degree_협동과정-과학사및과학철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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