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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멜로드라마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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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윤인영
Advisor
김태환
Major
인문대학 협동과정 비교문학전공
Issue Date
2013-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비교문학전공, 2013. 2. 김태환.
Abstract
멜로드라마는 모더니티의 산물로서 근대이후 심화되어 온 가치체계의 위기 속에서 근대인들이 느끼는 불안을 해소하고 재성화(再聖化)의 열망을 반영하는 소원 충족적 양식으로 규정되어져 왔다. 이 논문의 목적은 현실도피적인 멜로드라마의 결을 거스르는 비판적 멜로드라마의 테제를 정립하고 그에 부합하는 두 모델을 장르론의 틀 안에서 고찰하는 것이다.
비판적 멜로드라마란 사회적 위기를 개인적 맥락으로 치환하고 체념, 부정, 동일시의 방식으로 현실을 외면하는 퇴행적 멜로드라마와 거리를 두는 작품이라 정의될 수 있다. 본 논문은 1950-60년대 동일한 시기, 각기 다른 지역에서 멜로드라마 장르의 발전을 이끌었던 할리우드 더글라스 서크 감독(Douglas Sirk, 1900-1987)과 일본 나루세 미키오 감독(成瀬巳喜男, 1905-1969)의 영화를 중심으로 비판적 멜로드라마의 두 모델을 제시했다.
서론에서는 1970년대 이후 복잡하게 전개되어 온 멜로드라마 장르 논쟁을 재검토했다. 그리고 이 논쟁의 핵심은 1950년대 할리우드의 ‘과잉(Excess)'의 멜로드라마가 특권화 된 것에 있다고 보았다. 이 시기 가족 멜로드라마는 과잉의 색채, 미장센, 감정을 통해서 이데올로기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었고, 이는 멜로드라마 장르가 재평가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복적 멜로드라마는 장르 전체를 대변할 수 없었다. 그래서 멜로드라마를 장르가 아니라 상이한 여러 시대와 매체에 널리 나타나는 양식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이 논문은 장르론 자체를 폐기하는 대신 1950년대 과잉의 멜로드라마를 전체 장르론 안에 재위치 시키고자 했다. 즉, 과잉의 모델을 멜로드라마 장르의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보며, 또한 이 모델이 장르 특유의 과잉의 수사학을 비판적으로 전유하며 자의식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장르 진화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으로부터, 과잉의 모델 이외의 비판적이며 진화한 또 다른 멜로드라마의 모델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이끌어 내었다.
본 논문은 이제까지 더글라스 서크로 대표되는 형식주의적 멜로드라마가 지닌 전복성을 표현했던 ‘과잉’이라는 개념과 더불어 ‘과소’의 개념을 제안했다. 이는 나루세 미키오로 대표되는 리얼리즘적 멜로드라마가 지닐 수 있는 비판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하나의 쌍을 이루는 ‘과잉’과 ‘과소’는 알튀세르가 사회주의 혁명의 이행 과정에서 드러난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과잉결정과 과소결정 개념에 빚진 것이다. 새로운 과소(underdetermination)의 개념이 추가됨으로써 과잉(overdetermination)의 개념 역시 애초 1950년대 멜로드라마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과잉(excess)'의 뜻을 포함해 더 넓은 의미를 내포하게 된다.
본론에 앞서 Ⅱ장에서는 더글라스 서크와 나루세 미키오 감독이 비판적 멜로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1950-60년대 미국과 일본의 장르적, 산업적 토대를 검토했다. 1절에서는 세계 영화의 표준으로 여겨지는 할리우드 멜로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일본 멜로드라마가 어떤 장르적 특수성을 가지는지를 살펴보았다. 2절에서는 두 감독이 메이저 영화사에 소속돼 대자본의 요구에 순응하면서도 어 떻게 자신만의 창작론을 구축할 수 있었는지를 고찰했다.
본론에 해당하는 Ⅲ장과 Ⅳ장에서는 더글라스 서크의 과잉의 멜로드라마와 나루세 미키오의 과소의 멜로드라마가 앞서서 제시한 비판적 멜로드라마의 조건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논증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형식주의적 멜로드라마와 리얼리즘적 멜로드라마의 차이를 전제로 하여 비판적 멜로드라마로서 두 모델이 지닐 수 있는 각각의 전략을 서사, 몽타주, 엔딩의 차원에서 검토했다.
형식주의적 멜로드라마로서 서크의 영화는 이미지를 보는 방식 자체를 혁명화하고자 했던 1968년 무렵 영화 이론가들의 전복적 실천을 선취하고 있다. 그의 영화는 내러티브 연속체의 허점과 결함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반환영주의 전략을 통해 멜로드라마 특유의 낭만적 세계관에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서크의 영화를 ‘과잉의 멜로드라마(over-determined melodrama)’라 규정하는 이유는 그가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세계를 상연하는 한편 그것을 부정하는 또 다른 약호들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복합적 요인들이 서로 맞물려 모순이 발생하도록 의도했기 때문이다. 서크는 낭만적인 서사와 충돌하는 과잉의 미장센을 통해 브레히트식 거리두기 효과를 거두며 미국 사회가 이상적으로 여겨온 지배질서나 가부장적 가족 제도의 모순을 드러냈다. 또한, 외연적 의미가 내포적 의미에 의해 부정되는 아이러니컬한 서사의 전략을 통해 부조리하고 혼란스러운 현실의 모습을 반영했다. 서크는 익숙한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정반대로 해석될 여지를 남기는 양가적 해피엔딩을 통해 전형적 멜로드라마의 명쾌한 해결책이 현실 속에서 실현 불가능함을 보여주었다.
반면 리얼리즘적 멜로드라마로서 나루세의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시공간의 불연속성이나 영화의 생산 흔적을 드러내지 않는 ‘불가시의 스타일(Invisible Style)’을 보여준다. 그러나 나루세의 영화는 서크의 영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멜로드라마가 강요하는 자기연민이나 눈물, 체념의 정서를 배제했다.
나루세의 영화를 ‘과소의 멜로드라마(under-determined melodrama)’라 규정하는 이유는 그가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적 서사와 스타일이 완결되는 것을 가로막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나루세는 유사한 사건들을 반복하고 변주하면서 의미의 결을 풍부하게 만드는 계열체적 서사를 통해서 오해와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서사구조를 피했다. 또한, 나루세는 병치의 몽타주를 통해서 어느 한 쪽으로 의미가 고정되거나 감정이 치우치는 것을 가로막으며 멜로드라마 특유의 과도한 동일시를 견제했다. 나루세는 멜로드라마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현실에 대한 위안이나 손쉬운 해결책을 제공하지 않는 ‘해결 없는 엔딩’을 선택하여 현실과의 비판적 균형을 유지했다.
서크의 ‘과잉’의 모델과 나루세의 ‘과소’의 모델은 양립 불가능한 관계가 아닌 대화적 관계에 놓여 있다. 두 모델은 서사, 스타일, 엔딩의 차원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지만 동일한 목표를 달성한다. 이들은 서사의 차원에서 멜로드라마의 단조롭고 통합체적인 이야기 구조에 균열을 일으키며 복잡성을 가미한다. 미장센과 몽타주의 차원에서는 관습적으로 파토스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을 정교하게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전형성을 탈피한다. 또한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장르 영화의 궁극적 목표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인 엔딩에서는 모순과 해결불가능성을 지향함으로써 체제 비판적 위치를 고수한다. 그러므로 비판적 멜로드라마로서 이 두 모델은 기존 질서의 유지와 사회 통합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상업 영화에 개방성과 불안정성을 부여하고, 멜로드라마의 전형을 위반함으로써 장르의 생성적 성격을 촉진시키는 장르 진화의 모델이 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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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Program in Comparative Literature (협동과정-비교문학전공)Theses (Master's Degree_협동과정-비교문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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