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M. 포스터의 『하워즈 엔드』와 『인도로 가는 길』에 드러난 제국의 공간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E. M. 포스터의 『하워즈 엔드』와 『인도로 가는 길』의 공간을 제국주의적인 관점에서 비교하며 이를 통해 포스터의 작품세계에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모습이 있음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스터는 두 소설을 통하여 제국주의 문제를 조명했다. 구체적으로 포스터는 제국의 중심부인 런던과 식민의 공간인 인도를 소설에서 본격적으로 다룸으로써 제국의 공간의 문제를 주목했다. 본 논문은 르페브르(Henri Lefèbvre)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는 사회적인 공간 개념을 바탕으로 포스터의 소설을 읽을 것이다. 사회적 공간 개념은 죽은 공간, 하나의 의미로 고정된 형이상학적인 공간의 정의로부터 벗어난다. 구체적으로 르페브르는 다양한 층위를 가진 공간의 의미들을 공간적 약호와 인물들의 공간 실천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적 공간을 정의 내렸다. 이러한 공간 정의에 주목하며 소설 속 공간을 살피게 되면, 하나의 공간에 내포된 다양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르페브르의 사회적 공간 개념 하에서의 공간은 공간 속에서 강압적인 지배 이념을 전복할 수 있는 저항의 힘을 찾을 수 있다. 르페브르의 공간 약호와 공간 실천이란 개념들은 소설 속 공간의 다양한 의미와 인물들의 공간 경험을 통해 포스터가 제국의 강압적인 지배 이념에 대한 그의 반 제국적인 태도와 상통한다. 이러한 르페브르의 공간적 개념을 바탕으로 본 논문은 두 소설 속의 공간과 여성 인물들의 공간 실천을 탐색할 것이다. 더 나아가 소설 속 공간에 숨어 있는 제국의 허구성을 밝히고 공간 의미를 확장하고자 한다. 2장에서는 『하워즈 엔드』 속 기차역, 메트로폴리스의 일상생활 공간, 하워즈 엔드의 정원을 중심으로 제국의 공간을 살필 것이다. 특히 본 논문은 주인공 마가렛이 각각의 공간을 경험하는 것에 주목할 것이다. 마가렛이 소설 속 공간들을 경험할 때에 그녀는 시각적으로 공간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내포하고 있는 영적인 측면을 알아차린다. 이는 제국의 위계적 공간 질서의 근간이 되는 시각적 접근 외의 다른 감각으로 공간을 해석하는 하나의 공간 실천인 것이다. 마가렛은 공간의 영적인 측면을 감지하고 이를 제국의 문제와 연결함으로써 제국의 중심인 런던의 일상생활 공간을 제국의 지배 체제에 저항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3장에서는 『인도로 가는 길』의 기차, 정원 도시, 방갈로와 법정을 중심으로 제국의 공간 문제를 다룰 것이다. 이 공간은 인도를 제국의 위계적인 공간 질서로 재편성하여 식민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제국의 공간 재편성의 핵심이 되는 것은 『하워즈 엔드』에서처럼 시각적인 접근이다. 그러나 제국의 위계적인 공간 질서는 아델라의 공간 경험을 통해 그 허구성이 폭로된다. 아델라는 각각의 공간을 시각적으로 소비하고 해석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시각적인 인지를 통해 인도 공간을 포섭하려 하지만, 그녀의 인지를 벗어나는 인도의 공간과 동식물들을 만나며 실패 하고 만다. 오히려 아델라는 마르바르 동굴을 시각이 아닌 통각과 청각을 통해 경험한다. 아델라가 새로운 감각을 각성하는 것은 법정 공방에서 마르바르 동굴에서의 사건을 진술을 진실을 이야기 하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아델라의 진술은 영국인 지배 세력의 계획과는 다른 방향이다. 최종적으로 본 논문은 식민의 상황에서 법정이 내포하는 다른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는 것으로 결론 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