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섬너와 노예제 문제: 인종평등 정책에 나타난 공화주의 담론을 중심으로, 1861-1874

Abstract

본고는 재건기에 상원의원 찰스 섬너(Charles Sumner, 1811-1874)가 추진한 인종평등 정책을 조명하고, 그 정치사상적 함의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화당의 유력 인사이자, 급진파의 수장인 섬너는 흑인 시민권과 재건 정책에 관한 급진적 주장을 고수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내전 발발 직후 그는 앞장서 노예해방을 촉구했으며, 재건기에는 흑인에게도 백인과 동등한 사회적․법적․정치적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연구자들은 섬너의 인종평등 정책이 공화당 내에서 상당한 반대에 부딪혔다는 점에 주목해, 그의 정책이 공화당의 정치전통이라기보다 도덕주의자나 노예제 폐지론자들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고 해석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섬너가 내전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공화당과 극심한 의견충돌을 겪지 않았으며, 그의 반노예제 심성이 공화당의 공식 입장으로 표상되고 선전되었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없다. 또한 섬너가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정치사상을 현실 정치에 적용하려 한 사상가적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의 정책을 단순히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성격으로만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본고는 섬너의 인종평등 정책과 공화당이 견지하고 있던 공화주의적 신념간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공화당이 공유한 공화주의적 신념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와 평등, 인민주권이라는 공화주의적 정부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내전 이전 섬너와 공화당은 이 공화주의적 정부 형태를 무너뜨리려는 세력, 즉 남부의 노예주 세력에 대한 강한 반발심과 적개심을 표출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섬너가 내전 직후부터는 노예주 세력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노예제 자체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그가 내전 이전의 활동과 완전히 결별하고 흑인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섬너가 노예제 자체를 공격한 것 역시 공화국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노예주 세력의 음모를 규탄하고, 공화국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는 과거의 신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는 노예주 세력의 요람인 노예제를 폐지함으로써, 공화국에서 노예주 세력을 뿌리 뽑아 공화국의 안전을 보장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섬너의 인종평등 정책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탄생했다. 그는 흑인이 백인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면, 공화국에서 노예제의 모든 흔적을 지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예제의 부활 가능성까지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인종평등 정책에 대한 섬너의 열정은 공화국 체제를 위협하는 노예주 세력의 부활을 막으려는 사투였던 것이다. 흑인에 대한 차별이 사라진다면, 인종차별에 기반한 노예제는 부활할 수 없으며, 노예주 세력과 같은 특권층이 다시 공화국에 부패와 압제를 가할 수도 없다. 인종평등 정책의 수립으로 미래의 위험성을 제거하고 공화국을 영속적인 평화의 상태로 이행시키는 것, 이것이 내전과 재건이라는 지난 정치적 여정 끝에 도달한 섬너의 최종 결론이다.

This thesis is an attempt to inquire into the relationship between Charles Sumner's racial egalitarianism and republicanism during the Civil War and Reconstruction period. A Republican Senator from Massachusetts and preeminent leader of the Radical Republicans, Sumner is famous for his radical ideas on the black civil rights and Reconstruction program. In early years of the war, he prodded Abraham Lincoln and the Republican Party to emancipate the slaves. Once that was done, he persisted that equal civil and political rights for blacks must take precedence over any other political questions. Due to the fact that Sumner's egalitarianism met considerable opposition within the Republican Party, historians have interpreted that Sumner brought to politics moral factor of abolitionism, rather than the Republican Party's political tradition. However, it is necessary to consider that Sumner did not face extreme confrontation on slavery issue within the Republican Party even until shortly before the Civil War. Also, considering he was a man of ideas who had a comprehensive and systematic political thought, it is too simplistic to understand his policies from mere moral aspect. This thesis pays attention to Sumner's racial egalitarianism and its association with the Republican Party's "republicanism". In 1850s, Sumner and Republicans shared republicanism: America must maintain a republican form of government which guarantees all citizens' freedom, equality, and Popular Sovereignty. With the ideology, Republicans considered the Slave Power, privileged and corrupt class, a major threat to republicanism. Sumner's racial egalitarianism was derived from this republicanism which states that the republican form of government must be protected, and that the Slave Power should be eliminated. After outbreak of the war, Sumner believed that the only cause of the war was the Slave Power and that slave emancipation was the best weapon to defeat them. Sumners racial egalitarian policies were born in this context. He believed that if blacks and whites had equal civil and political rights, this would not only eradicate the Slave Power but also completely root out any possibility of its revival. Sumners passion for the racial egalitarianism was a struggle to prevent the resurgence of the Slave Power that threatened the republican form of government, beyond a kind of moral discourse on slavery. When the discriminations against blacks disappear, slavery and its racist ground could not be revived, thus leaving no room for the privileged like the Slave Power to commit corruption and oppression in the Republic. To sum up, Sumner's racial egalitarian policies were intending to eliminate "future peril" of the republic and transitioned the republic into a "state of permanent peace". This was the final destination Sumner wanted to reached through his long political journey of the Civil War and Reconstru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