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ations

Detailed Information

사전의 안과 밖 : 볼테르의 『철학사전』 : En-deça et au-delà du dictionnaire : Dictionnaire philosophique de Voltaire

Cited 0 time in Web of 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최요환

Advisor
이영목
Major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Issue Date
2014-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프랑스 계몽주의 문학사전가장된 사전연속과 불연속미완의 철학대화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불어불문학과, 2014. 2. 이영목.
Abstract
본 논문은 볼테르의 『철학사전』을 하나의 철학적 작업이자, 동시에 자유로운 문학적 성과로 읽기 위한 하나의 시도이다. 『철학사전』의 이와 같은 두 측면은 동일한 텍스트의 안과 밖을 구성한다. 우리는 『철학사전』을 18세기의 사전 출간의 역사에서 예외적이지 않은 사건으로 간주한다. 18세기 문학의 특성을 규정하는 방식은 논자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이성의 시대인 18세기의 프랑스에서, 사전을 포함하는 알파벳 형식의 글쓰기는 독서 대중의 취향을 충실히 따르면서 시대의 요청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사전은 계몽의 지식을 생산하며 그 정신을 재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했을 때, 18세기를 사전의 황금기로 규정하려는 한 연구자의 시도는 정당한 것이다. 그런데 『철학사전』은 계몽의 기획을 위한 그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동시에 볼테르의 개인적 사유를 문학적인 방식으로 재현한다. 우리는 사전 표제어의 선택과 기술, 그리고 개별 항목 간의 내적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철학사전』 텍스트의 안과 밖을 조명하고자 한다.
1장에서 우리는 18세기 사전 편찬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성의 지배를 위한 기관으로서의 사전이, 그 내적인 구조에서는 역설적이게도 알파벳 순서라는 비합리적 형식을 원용하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 『철학사전』 역시 사전이 처한 이러한 역설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어서 『백과전서』와 『프랑스학술원 사전』의 경우를 통해, 이 시기 사전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를 기술하고, 이를 『철학사전』에 대한 우리 논의의 참조점으로 제시한다.
2장에서는 1장에서 제기한 사전의 일반적 정의에 비추어 『철학사전』이 사전의 일반적인 문법을 어떠한 방식으로 회피 혹은 위반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철학사전』의 표제어 선정과 기술 과정은 대체로 하나의 일관된 원칙을 따르지 않으며, 이러한 단일 원칙의 부재를 작가의 자의성이 대체한다. 이에 덧붙여 『철학사전』은 표제어에 대한 합의된 정의를 제시하기보다는 표제어에 대한 이견을 강조하거나, 합의된 정의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표제어의 기술은 종종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방식을 택한다. 사전 텍스트의 이와 같은 현상은 『철학사전』이 하나의 가장된 사전이라는 우리의 주장을 강화한다. 우리의 논의는 표제어의 차원을 넘어서서 내적구조의 차원으로 이행한다. 일반적으로 사전의 한 항목은 다른 항목과 논리적 연관을 구성하지 않는다. 『철학사전』의 경우는 이와 같지 않다. 항목 간의 논리적 친화력을 파악하는 작업은 볼테르가 텍스트의 이면에서 축조한 일정한 질서를 재구성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철학사전』의 항목 간의 친화력은 때로는 한 항목과 연접한 다음 항목 사이에서, 혹은 한 항목과 격절된 다른 항목 사이에서 작동한다. 볼테르는 『철학사전』의 서문에서 사전은 연속된 독서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러나 『철학사전』은 한 항목의 결론부와 연접한 항목의 도입부를 연결시키거나,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동일한 주제에 속하는 표제어를 연속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연속적인 독서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텍스트의 이면에서 항목 간의 논리적 질서를 구성하고, 사전 표제어의 선택과 기술에 있어 사전의 일반적인 방식을 위반하는 볼테르의 작업은, 그가 사전이라는 특정한 글쓰기 형식 그 자체를 전복적으로 전유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그런데 이러한 문학적 전유의 과정에서 볼테르는 반복적으로 자신의 독자를 호출한다. 『철학사전』이 수행하는 문학적 패러디는 독자와의 공모된 유희를 전제한다.
마지막으로 3장에서는 이러한 문학적 실천으로서의 『철학사전』의 이면에서 드러나는 볼테르의 사유 형식을 검토한다. 그의 사유는 세계에 대한 연속과 불연속의 공존에 바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그의 세계 인식은 『철학사전』의 자유롭고 동시에 논리적인 구조 속에서 반복되고 강화된다. 『철학사전』은 대화 형식을 원용함으로써 볼테르의 철학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다. 문학은 철학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철학의 내적 긴장을 드러낸다. 대화 속에서 스승과 제자 관계로 제시되는 두 인물은 각자의 철학적 입장을 대변한다. 이들의 철학적 대화는 한 인물의 다른 인물에 대한 완벽한 철학적 승리로 귀결되지 않음으로써 볼테르의 철학이 가지는 미완의 성격을 그려낸다.
볼테르의 『철학사전』에서 철학과 문학의 조화로운 결합을 읽어내는 것은 작품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자신의 문학 이력의 후반부에 와서야 그는 사전의 글쓰기를 실천하였다. 그는 사전 형식을 패러디하고 의도적으로 일그러뜨리면서, 알파벳순 문학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리고 그가 독자를 자신의 문학적 유희 과정에 초대하듯이, 볼테르의 미완의 철학은 자신의 완성을 위해 대화상대로서의 독자를 기다린다. 그럼으로써 독자가 그 반을 완성하는 책은 볼테르 자신의 텍스트를 지칭하게 되는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004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Altmetrics

Item View & Download Count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