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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골짜기의 백합』 연구 : 애도, 사랑의 서사
Étude sur Le Lys dans la vallée de Balzac : Le deuil, ou le récit d’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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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강서진
Advisor
정예영
Major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Issue Date
2015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욕망언어결여애도사랑서사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불어불문학과 불문학전공, 2015. 8. 정예영.
Abstract
본 논문은 발자크의 『골짜기의 백합』에 대한 다층적 독서를 통해, 소통을 향한 부단한 노력과 그 실패에 욕망과 언어의 본질이 놓여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애도와 사랑의 서사’가 문학적으로 어떤 의의를 갖는가에 관해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골짜기의 백합』이 주인공 펠릭스가 과거를 고백하는 긴 편지로 되어 있다는 형식적 특징은 소설의 내용과 무관하지 않다. 일반적인 서간체 소설과 달리, 『골짜기의 백합』에서 편지 형식의 채택은 서술자의 입지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주인공 펠릭스에게 과거의 완결된 사건들은 일종의 재료로서 주어지므로, 그는 분명한 의도에 따라 과거를 재구성한다. 이는 ‘액자 소설’의 구조를 형성하며, 이 소설을 세 가지 차원에서 읽어내는 일이 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펠릭스의 회고가 서사적 재구성을 통해 과거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과정이라는 점은 문학과 정신분석학이 겹쳐지는 지점을 시사한다. 1장에서는 ‘액자 속 회고되는 이야기’를 분석하며, 펠릭스의 일방적 회고로부터 앙리에트의 서사를 최대한 복원하고 드라마의 전말을 검토한다. 앙리에트가 살아 있는 동안, 펠릭스의 욕망은 앙리에트의 욕망과는 동떨어진 채 오직 자신의 결여로부터 비롯되어 그 충족을 향해 나아갔다. 소설 속 인물들의 욕망과 환상은 서로 겹쳐지고 영향을 주지만, 또한 상대에 대한 무지와 오해로 인해 스스로를 소외시킨다. 예정된 비극을 향해가는 사랑 이야기로부터 우리는 타자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욕망은 맹목적일 수밖에 없으며, ‘주체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과의 관계 속에서만 온전히 파악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2장에서는 이 소설의 서술적 특성에 주목하여 과거 이야기가 ‘전달되기’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고, 펠릭스의 회고적 내러티브가 품고 있는 현재적 의의를 검토한다. 앙리에트가 남긴 편지는 그녀의 분열을 폭로함과 동시에, 감춰졌던 욕망과 영원히 지속될 사랑을 드러낸다. 펠릭스가 ‘유령’의 말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한다면, 그 역시 ‘말’이라는 수단을 빌릴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지금 막 펠릭스가 쓰기 시작한 이 회고의 편지는 결국 모르소프 부인의 마지막 편지에 대한 기나긴 답장에 지나지 않는다. 나아가 펠릭스의 고백은 단순한 삶의 기술을 넘어 유혹이라는 또 다른 목적을 가지는데, 나탈리의 냉랭한 거절에 부딪히므로 일견 고백 자체가 실패로 끝나는 듯하다. 그러나 고백의 수신자인 나탈리는 실상 ‘안다고 가정된 주체’로서 텅 빈 이름을 가진 존재에 불과하다. 따라서 펠릭스의 구애에 대한 나탈리의 거절은 펠릭스의 애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대상 교체를 통한 성급한 애도의 시도를 실패로 돌려놓음으로써, 진정한 애도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며, 그 불가능성으로 인해 영원히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3장에서는 프로이트의 애도 이론을 도식적으로 적용하는 데서 탈피하여 펠릭스의 애도를 재평가해보았다. 애도 작업이 상실한 대상을 새로운 대상으로 대체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상상계적 차원에서 환상을 연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 된다. 언어적 주체로서 상실한 대상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나갈 때, 애도는 비로소 상징계적 질서 속에서 의미를 획득할 것이다. 『골짜기의 백합』에서 발자크는 ‘글 쓰는 주체’의 자리를 생성해낸다. 욕망의 현재적 드라마가 끝난 후 ‘뒤늦은 앎’과 맞닥뜨린 주체는 ‘결여의 주체’, ‘사랑의 주체’로서 스스로 저자가 된다. 글을 쓰는 자는 언어의 결여 또한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지만, 아울러 언어로써 그 결여를 뛰어넘기를 욕망한다. 펠릭스는 글쓰기의 함정에 걸려 어떤 면에선 실패를 경험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타자와, 그리고 세상과 새롭게 관계 맺으며 서사와 함께 성공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실패는 결국 진정한 애도-사랑으로 평가될 수 있다. 결국 펠릭스에게 ‘사랑의 서사’는 무지를 지식으로 바꾸어가는 과정이며, 죽음 이후에도 삶이 지속되기 위한 ‘애도’의 방식이다. 이 지점에서는 사랑이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가능해지며, 사랑과 서사가 동의어적 관계에 놓인다. 펠릭스의 텍스트는 사랑의 형식에 기대어 독자의 (전이)사랑을 이끌어냄으로써 ‘독자’를 유혹하는 데 성공한다. 다시 말해, 그의 모든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두는 것은 『골짜기의 백합』이라는 텍스트, 그 자체이다. 욕망과 상실에 대해 한 걸음 물러서서 이야기하는 일은 문학의 영원한 과제이며, 『골짜기의 백합』은 이러한 문제를 환기함으로써 현대의 독자들에게도 설득력을 획득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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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French Language and Literature (불어불문학과)Theses (Master's Degree_불어불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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