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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재 문학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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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나보령
Advisor
방민호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3-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강신재여성전쟁전후 여성작가여성 전후소설아프레게르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3. 8. 방민호.
Abstract
이 논문은 강신재 문학의 주된 바탕을 형성하고 있는 두 줄기, ‘여성’과 ‘전쟁’의 문제에 주목해 1970년대 이전 시기까지 발표된 강신재 소설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강신재 문학을 논하는 데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두 요소는 그가 식민지 시기 성장하여 한국전쟁을 전후한 무렵 등단한 이른바 전후 신세대 작가이자, 여성 작가라는 사실이다. 즉 강신재 문학 연구는 그와 같은 시기 활동한 여타 전후 작가들의 문학과 공유되거나 구분되는 특질과 함께, 여성 작가의 문학으로서 획득하고 있는 여성성에 대해 규명하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이 논문은 우선 1920년대 출생 여성 작가로서 강신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련의 세대적 체험이 그의 의식구조 및 문학세계에 끼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와 관련해 우선 주목한 것은 일제 말기의 식민지 여성 교육이다. 1930년대 말~1940년대 초 식민지의 엘리트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강신재가 받은 ‘양처현모주의’ 여성 교육은 강력한 젠더 규범을 통해 천황 중심의 강화된 부계 질서 및 탈정치화된 가족주의의 테두리 내에 위치하는 양처현모로 당대 여성들을 호명함으로써 이 세대 여성들의 전반적인 보수화 경향을 초래하였지만, 그 심층에서는 깊은 갈등 인식과 함께 강신재가 아내나 주부의 역할을 넘어 문학 창작을 고민하게 만든 직접적 계기로 작동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그는 등단작 「얼굴」에서부터 양처 되기의 강박과 그 실패에서 오는 좌절감으로 인해 미쳐버린 여성에 대해 서사화하는데, 이처럼 강력하게 훈육 받은 여성성과의 불화로 인해 히스테릭하게 일그러진 여성상은 이후 강신재의 창작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뚜렷한 계보를 구축한다. 「양관」, 「이브변신」, 「점액질」 등이 모두 이 계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작품들은 대개 정숙한 아내의 역할에 충실해왔던 여성 인물이 남편의 외도라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계기로 자기 안의 분열을 인식하는 서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여성 인물의 억압된 섹슈얼리티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표출되는 과정이 수반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처럼 자신이 내면화한 여성상 내지 이데올로기로부터 기만 당하고, 자기 안의 분열을 인식하게 되는 강신재 소설의 여성 인물들은 그 같은 각성이 남편의 외도 등과 같은 외부적 사건 이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며, 자신의 분열을 자각한 이후에도 주체적, 독립적으로 새 삶을 일구어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기보다 극단적인 광기에 귀착된 채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그 소극성을 지적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강신재 소설에서 또 다른 계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여성 예술가 소설이다. 「정순이」, 「눈이나린날」, 「병아리」, 「안개」를 포함해 길게는 「빛과 그림자」까지 지속하는 그것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 예술가들의 경험을 전면화함으로써 여성의 예술적 욕망이 현실에서 어떻게 곧잘 좌절당하고 억압되는지에 관해 서사화한다. 주목할 점은 이 계열에 해당하는 여성 인물들의 경우 앞서와 달리, 특별한 외부적 사건이 계기가 되지 않더라도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에게 종속된 채 살아가는 자신들의 삶에 내재하는 문제에 대해 비교적 주체적으로 자각하고, 이를 문제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이 일련의 여성 예술가 소설들에서 표면화되는 이들의 강렬한 예술적 욕망, 즉 자신의 내면에 대해 언어화하고 싶어 하고, 그림이나 음악 등의 예술로써 표출하고 싶어 하는 욕망은 앞서 살핀 여성 인물들의 소극성이나 병리성과 대조되는 것인 한편, 작가 강신재의 예술적 욕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편, 강신재의 세대적 체험과 관련해 이 논문이 주목한 또 다른 문제는 ‘전중파(戰中派)’ 세대 여성으로서 그가 겪은 두 차례의 전쟁 체험이다. 1944년 결혼과 동시에 학병에 징집된 남편과 이별하게 된 그는 후방의 여성 가장이라는 위치에서 태평양전쟁과 해방을 맞는다. 이 시기 남편이 부재하는 가정에서 그가 견뎌야 했던 공포와 고독감, 동시에 여성 가장으로서 느낀 강한 책임의식은 그의 내면에 강렬한 외상으로 각인되었고, 무엇보다 막 기성세대에 진입하였을 무렵 겪게 된 한국전쟁 당시 유사하게 재생됨으로써 그의 문학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하는 테마로 자리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논문은 그것이 비단 강신재 뿐 아니라, 박경리, 손소희 등 1950~60년대 활동한 전후 여성 작가들의 소설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여성 전후소설의 외상이라고 보았다.
이 같은 전쟁 체험을 수용하며 강신재 문학은 전쟁으로 촉발된 여성들의 새로운 삶의 모습에 관심을 갖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실제 그는 1950년대 발표된 거의 모든 작품들에서 전시/전후사회 속 여성들의 삶, 특히 여성 가장의 삶의 모습을 같은 시기 활동한 다른 어떤 작가보다 폭넓게 서사화하고 있다. 그 중 「그모녀」나 「동화」 등 비교적 이른 시기 발표된 작품들은 여성 가장이 된 구체적인 경위나 성격 면에서는 상이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에도, 남성 가장을 잃고 생계에 내몰린 여성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리는 데 치중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반면, 1950년대 중후반에 이를 경우 전후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내면에 보다 밀착한 작품들을 통해 전쟁이라는 총체적 폭력의 세부에서 여성에게 가해졌던 젠더화된 폭력에 주목하는 경향이 감지된다. 전후사회의 모성 이데올로기가 여성에게 정서적 폭압으로 작동한 측면을 모성을 거부하고 자살하는 극단적인 여성 가장의 형상을 통해 제시한 「상혼」, 「옛날의 금잔디」, 모성 이데올로기로 호명되지 않는 여성들을 타자화하는 민족주의 담론을 분명하게 전도하는 방식으로 창작된 「해결책」, 「해방촌 가는 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등단 초기부터 표방하였던 여성주의적 글쓰기의 지속이자, 작가가 실제 여성으로서 전쟁을 경험하였고, 전후사회를 살아가는 여성 가장들의 삶과 그 내밀한 감정의 심연에 천착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한편, 1960년대 창작된 작품들의 경우 꼭 여성의 문제 만에 초점 맞추기보다, 오히려 ‘아프레게르(Après-Guerre)’, 즉 전쟁을 겪으며 성장한 후속세대의 내면에 전쟁의 상흔이 어떠한 방식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이들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의 문제를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청춘의 불문율」, 「감상지대」, 「젊은 느티나무」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특히 전쟁이나 역사의 상흔을 완전히 소거하고 신세대의 청신한 감수성과 사랑만을 전면화한 「젊은 느티나무」의 경우 당대 대다수의 전후소설들이 여전히 전쟁으로 인한 상흔의 세계, 비탈에 선 위태로운 나무들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었던 것과 반해, 시기적으로 앞선 문제의식을 보여줄 뿐 아니라, 이후 본격적인 아프레게르 여성 작가들의 문학세계를 예비한다는 면에서 그 문학사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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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Master's Degree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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