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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풍경』의 정치성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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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임미주

Advisor
박성창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3-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박태원천변풍경정치성모더니즘도시 공간문턱 영역군중대중불화이야기꾼구술성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3. 8. 박성창.
Abstract
이 논문은 박태원의 『천변풍경』에 내재된 정치적 성격을 살펴봄으로써, 박태원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유기적 관련성을 정치성의 측면에서 설명하고자 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작업은 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 소설의 정치성을 일부 밝혀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천변풍경』은 박태원의 대표작으로, 기존 연구에서 기법의 새로움, 인물들이 보여주는 휴머니티 등이 그 성과로 인정된 바 있다. 반면 내용적인 측면에서 『천변풍경』은, 모더니즘 소설이 갖는 미적 자의식의 성취에 도달하지 못한 작품으로 치부되거나, 세계관의 부재로 리얼리즘 소설로서의 완성도 이루지 못한 작품으로 비판받아 왔다. 그러나 모더니즘 문학의 정치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를 살필 경우, 작품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부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에서는 먼저 정치성의 개념을 재정의 하고, 이를 작품 배경으로서의 공간, 등장인물, 서사 기법의 층위에 적용해 논의를 진행해 보았다.
지금까지 한국 근대문학에 있어서 정치성은 카프를 위시한 리얼리즘 문학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어온 경향이 있다. 이때 문학의 정치성은 현실 상황을 정치적으로 인식해 작품 안에 반영하거나 작가의 정치적 의식을 표현하는 것만을 의미한다. 그러나 모더니즘 문학의 정치성은 다른 측면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정치성이라는 개념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랑시에르는 정치를 감각적인 것을 재분배하는 장치로 인식하면서, 그 과정에서 비가시적으로 치부된 대상들을 무대화시키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여기서 감각적인 것의 재분배로서 예술은 궁극적으로 통치를 무화시키고, 새로운 정치를 스스로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천변풍경』을 분석함으로써, 기존의 정치성을 보는 시각과는 차이를 갖는 문학의 정치로서의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었다.
먼저, 2장에서는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 갖는 정치성을 고찰해 보았다. 『천변풍경』은 이미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공간의 기능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천변은 실제 당대 현실이 반영된 공간이기도 했지만, 박태원은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았다. 천변이 전통과 근대, 제국과 식민, 자본과 착취가 뒤섞인 중층적 공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 틈새로부터 가능성의 공간을 모색한 것이다. 이러한 틈새를, 도시를 변증법적 이미지로 본 벤야민의 개념을 빌려 문턱 영역으로 규정한 뒤, 근대가 불법으로 규정한 매춘이나 도박이 갖는 양가적인 의미가 변증법적 사유를 통해 어떻게 드러날 수 있을지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실제 공간으로서의 천변은 작품 안에서 장마와 같은 장치들로 위계가 무화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서사 공간에서는 법과 질서의 통제 아래 위치하면서도 그로부터 배제되는 공간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3장에서는 인물들이 세계와 불화하는 방식에서의 정치성을 찾고, 이를 대중이라는 범주로 묶어 파악하고자 하였다. KAPF 문학에 반하는 입장을 자주 표명했던 박태원은 의외로 러시아 소비에트 문학을 신문에 소개하면서 주인공이 없는 형식을 고평한 바 있다. 『천변풍경』 역시 주인공은 부재하면서도 다양한 인물군을 등장시키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주목을 요한다. 이는 그전까지의 소설에서 도시 공간의 근대성이나 지식인의 내면만으로 그려낼 수 없었던 서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중을 제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천변풍경』의 대중은 박태원의 초기 소설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군중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며, 후기 대중·통속 소설이나 역사소설의 인물군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의의를 갖는다. 또한 감각적인 것에 주목하는 문학의 정치라는 기제 안에서 더욱 중요시 되는 것은, 자신의 감각을 드러내며 새롭게 주체화 되는 인물들이다. 이전까지 논의되었던 아이, 여성 인물군에 더해 천변의 깍정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갖고 몫을 갖는 과정을 살펴 그 정치적 의미가 드러나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천변풍경』의 독특한 특성으로 지적되어온 구술성을 근대 소설 형식과 이야기꾼의 회복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박태원은 파편화된 대중을 연대시키기 위해, 독자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이야기꾼의 회복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며, 구술적 상황이나 구술성이 서사 기법으로 부각되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이는 기존 연구가 『천변풍경』 이후 박태원 소설이 서구적 의미의 모더니즘 소설에 부합하지 못하고 결국 통속화 된다고 평가해온 것과 다르게, 오히려 서구 소설의 기법적 한계를 전통적 서사 양식과의 변증법적 결합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상의 논의들을 바탕으로, 박태원 소설을 통해 정치성을 분석하고자 한 본 논문의 문제 의식에서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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