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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쉴러와 디에고 리베라의 포드 의뢰 작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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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정시춘

Advisor
김영나
Major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Issue Date
2015-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찰스 쉴러디에고 리베라포드정밀주의멕시코 벽화운동산업 이미지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고고미술사학과 미술사전공, 2015. 8. 김영나.
Abstract
미국 정밀주의(Precisionism)를 대표하는 사진가이자 화가인 찰스 쉴러(Charles Sheeler, 1883-1965)와 멕시코 벽화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86-1957)는 각각 1927년과 1932년에 에드셀 포드(Edsel Ford, 1893-1943)의 의뢰를 받아 작품을 제작했다. 기업 총수의 의뢰라는 특수한 작업 배경은 작품의 회화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당시에 사회적으로 요구되던 포드의 기업 이미지 형성이 작품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다각적으로 고찰해볼 필요성을 갖게 한다. 두 작가의 포드 공장에 대한 묘사는 그 차이가 극명함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포드의 의뢰 목적과 의도에 따른 의뢰 배경의 차이와 이를 통한 두 작품의 비교 분석은 미흡한 상태이다. 국적과 정치 성향, 장르와 양식, 모든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두 화가에게 포드 공장을 표현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포드의 의뢰 목적은 중요하다. 또한 대공황을 기점으로 미적 성향의 차이가 뚜렷한 두 작가에게 작품을 주문했다는 측면에서 대공황 발생 이전과 이후 포드의 의도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1920년대 미국 미술계에서는 미국 미술만의 독자성을 이룩하고자 미국적 주제를 예술의 주제로 택하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었다. 미국 경제와 산업 발전의 아이콘인 마천루나 공장들을 깔끔한 선, 날카롭고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로 구사한 동시대 작가들은 정밀주의자(Precisionist)로 불리면서 새로운 미국 미술의 선구자로 여겨졌다. 이들이 추구한 미학은 미국의 경제적 번영을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시각화한 것으로 평가되며 광고계에서도 환영 받았다.
미국의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포드도 이러한 시류를 따라 1927년에 다양한 출판물에 실릴 리버 루지 공장(River Rouge Plant)의 사진을 쉴러에게 맡겼다. 마치 큐비즘을 사진으로 재현한 것과 같이 깔끔한 선들과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형태들의 집합으로 구성된 그의 사진은 당시 포드가 원하던 세련된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적합한 표현법을 구사한 것이었다. 피사체의 형태를 간결하고 날카롭게 구사하는 쉴러의 사진들은 공장 건물을 통해 산업의 위용을 표현하고자 한 포드를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공장을 하나의 심미적 건축물로 상징화한 쉴러의 사진은 공장에 예술적 상징성을 부여하였고 이 사진들과 함께 진행된 포드의 신형 자동차 홍보는 성공적이었다. 포드는 대중에게 기업의 모던함과 산업의 위대함을 사진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1929년 닥친 대공황으로 포드 사(社)는 최악의 경제 상황과 파업으로 기업의 위신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드는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적대적이 아닌 상호의존적이고 우호적인 것으로 이미지화할 필요가 있었다. 포드가 1932년 디트로이트 미술관(Detroit Institute of Arts)의 벽화를 맡을 화가로 리베라를 선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과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리베라와 같은 사회주의 성향의 예술가를 후원하는 것은 노동자들을 향한 그들의 태도가 우호적임을 드러내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리베라는 벽화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노동에 몰두하는 노동자들의 남성성과 힘을 강조하면서 노동자들을 하나의 노동자 계급으로 합일시켰다. 이로써 벽화 속 노동자들은 단순 노동으로 언제나 대체가능한 소모품처럼 평가되던 하층민으로서의 노동자가 아닌 거대한 산업을 움직이는 힘의 담당자로 이미지화 되었다. 그러나 노동자에 대한 영웅적인 이미지 앞에 6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파업 사태나 대공황으로 인한 노동자의 고통과 슬픔은 가려졌다. 리베라는 현대 산업에 있어서 노동자의 노동력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미국 경제 시스템에 이의를 제기하진 않았다. 즉, 리베라의 벽화는 역사의 주체로 깨어나는 노동자에 대한 기념비화가 아니라 기업과 함께 하는 노동자의 힘과 대량생산에 충실한 노동의 신성함을 표현한 매우 기업 친화적인 이미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리베라의 벽화는 대공황과 파업으로 인해 바닥까지 떨어진 포드 사의 위신을 회복시킬 수 있는 최적의 이미지이다. 자본가에게는 기업이 노동자의 희생을 숭고하게 여기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노동자들에게는 노동 계층의 중요성을 기업이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리베라의 작품은 자본가와 노동자 두 계층을 모두 아우르는 상당히 타협적인 이미지라고 볼 수 있다.
포드는 신형 자동차 출시를 앞두고 공장의 정밀함과 위대함을 전달하기 위해 쉴러에게 사진을 의뢰했다. 이후 대공황으로 노동자와의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자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상호의존적으로 이미지화하기 위해 리베라에게 벽화를 의뢰하였다. 이런 점에서 두 작가의 포드 의뢰 작품들은 단순히 화가의 산업에 대한 관심사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다분히 포드라는 거대 기업의 자본가적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포드가 작가를 선택하고 지원한 방식은 당시 산업 이미지의 동향을 반영하면서도 경제?사회적 상황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의 형성과 쇄신 요구에 절묘하게 부합한다. 이런 점에서 두 작가의 포드 관련 작품들은 단순히 화가의 산업에 대한 관심사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다분히 포드라는 거대 기업의 자본가적 전략과 맞물리면서 탄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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