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 종교와 영성의 음악적 표현에 대한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20세기 후반기에 나타난 종교와 영성의 음악적 표현에 관한 연구이다. 필자는 1960년대 이후에 나타났던 종교적 성향의 작품들이 전시대에 등장했던 종교작품들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첨단과학기술과 다원성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종교와 영성이란 다소 낯선 소재로 이해될 수 있지만, 오늘날 세기를 대표하는 많은 작곡가들이 종교성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이들은 또한 기존의 제도권 종교와 함께 영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러한 음악 경향은 상당한 예술적 성과를 거두면서 하나의 주요한 음악적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 연구는 신영성음악으로 개념화할 수 있는 이러한 20세기 후반의 음악경향에 관해 다루고 있으며, 이를 위해 존 태브너(John Tavener, 1944~2013)와 그의 작품 《성모의 베일》, 소피아 구바이둘리나(Sofia Gubaidulina, 1933~ )와 그녀의 작품 《명상록》, 《두 개의 길》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서론의 첫 부분을 통해 신영성음악이 나타나게 된 시대와 문화적 배경을 알아보고 다음으로는 태브너와 구바이둘리나가 그들의 작품에서 종교와 영성을 어떠한 방법으로 표현하는지 연구하였다. 연구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들의 작품에 나타난 음악적 상징과 기표를 통해 이들이 나타내고자 하는 신영성음악의 미학에 관해 정의하고 있다. 이 두 작곡가는 자신의 신앙과 종교관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태브너의 음악이 종교의 본질과 신화적 영성을 추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 구바이둘리나의 음악은 좀 더 유연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편이다. 이와 같이 이 두 작곡가가 보이는 관점의 차이는 그들의 환경적 요인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태브너는 서유럽에서 태어났지만, 동유럽의 전통 종교를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이러한 개종의 과정에서 획득한 사상과 가치관을 작품에 담고 있다. 반면 구바이둘리나는 자신에게 이미 구축되어있던 사회종교적 환경으로부터 동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동시에 이에 대항하기도 하였다. 그녀가 나고 자란 환경은 음악에 영향을 미쳤고, 이 환경은 동유럽적 문화뿐만 아니라 신구, 동서의 모든 음악 경향 전반에 걸쳐 확대됨으로써 그녀만의 신영성음악을 이루는 토대가 되었다. 이 두 작곡가의 연구를 통해 20세기 후반 유사하지만 다른 뿌리를 가진 신영성음악의 다양한 면모를 살필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신영성음악은 20세기 이후 청중과 고립되었던 현대음악을 소통 가능한 감정의 매체로 완곡하게 탈바꿈시켜 좀 더 접근성이 강한 음악으로 인식하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음악이 오래전 가졌었던 고유의 본성을 되살리고 여기에 종교라는 매개체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 조류를 만들었다는 데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본 연구의 결론은 20세기 후반 새롭게 등장한 신영성음악의 역사적 의의와 미학적 가치를 조망하는 것이다. 신영성음악은 전통, 윤리적 사고, 영적인 내레이션, 그리고 소통 모두를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 드러나게 될 신영성음악의 진정한 가치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아우르면서 새로운 대안을 제공한다는데 있다. 그리고 적어도 지난 세기 동안 청중은 그 대안의 공간에서 매우 친숙한 경험을 제공받았다.

주요어: 신영성음악, 존 태브너, 성모의 베일,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명상록, 두 개의 길 학번: 2010-21770

This thesis explores musical expressions of religion and spirituality, a theme which emerged in the late 20th century. This study is based on the fact that pieces reflecting religious tendencies since the 1960s have differed in certain aspects from the religious works of prior eras. It is highly intriguing that many composers of the current era employ religious characteristics as major themes in their works, although it may be understood that religion and spirituality are rather unfamiliar themes in modern society, where advanced scientific technology and pluralism prevail. While composers also employ the new concept of spirituality along with established institutional religion, their body of work has become one of the major mainstream genres, representing significant artistic achievements. This study deals with this musical trend of the late 20th century, which can be conceptualized as A New Spirituality and, to do so, delves into John Tavener (1944-2013) and his composition The Protecting Veil, as well as Sofia Gubaidulina (1933-present) and her compositions Meditation and Two Paths. This paper consists mainly of three parts. The first part of the main body examines the age and cultural backgrounds in which the New Spirituality emerged, and the next addresses how Tavener and Gubaidulina expressed religion and spirituality in their works. The last part of the study is aimed at defining the aesthetics of the New Spirituality that they intended to deliver through musical symbols and signifiers represented in their compositions. What these two composers have in common is that they intended to manifest their religious beliefs and views in their works. But Taveners music focuses on the pursuit of religious essence and mythical spirituality while that of Gubaidulina tends to adhere to a more flexible and objective standpoint. Such differences between these points of view originated from their environmental factors. Tavener, though born in Western Europe, made the active choice of accepting a traditional religion of Eastern Europe and captured in his compositions ideas and values obtained in the process of conversion. Gubaidulina, meanwhile, appeared to assimilate into the social and religious circumstances already established around her but resist them at the same time. The environment in which she was born and raised had an influence on her music, and because it extended to include not only the culture of Eastern Europe but all the musical trends of both the old and the new and the East and the West, it set the foundation for her own form of the New Spirituality. The study on these two composers looks into various aspects of the New Spirituality, which had similar yet different roots in the late 20th century. This New Spirituality has euphemistically transformed contemporary music, which was isolated from the audience since the 20th century, into a communicational medium of emotions, earning it recognition as a more accessible art form. Furthermore, another important meaning lies in the fact that these two composers have created a new musical trend by reviving inherent nature that music once possessed a long time ago and infusing religion as a medium. The goal of this paper is to survey the New Spirituality that developed in the second half of the 20th century, its historical significance, and aesthetic values. The New Spirituality emphasizes tradition, ethical thinking, spiritual narration, and communication all at once. But its true worth, which will be demonstrated in this study, is that it simultaneously encompasses the past and the present and provides a novel alternative. And in this alternative space, the audience has been offered very familiar experiences over the last centu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