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 상가임대차권리금의 법적•사회적 인식차이

Abstract

한국의 권리금 관련 연구에서는 일본의 권리금 관련 판례나 학설 등을 무비판적으로 참조하고 인용해 온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권리금은 그 본질에 대해 세밀하게 비교∙검토되지 않았고, 본질적인 동일성이 담보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권리금 연구에 있어 일본의 사례를 무비판적으로 참조하고 인용하는 것은 학술적인 오류를 낳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일 양국의 권리금을 역사적 배경, 법적 및 사회적 인식 차원에서 비교검토함으로써 한일 양국의 권리금의 본질과 특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밝힌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광복 전까지 동일한 성질을 가졌던 한일 양국의 권리금은 해방을 계기로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지게 되었다. 1500년대에 이미 그 맹아를 찾아볼 수 있는 일본의 권리금은 메이지, 다이쇼시대를 거쳐 쇼와시대 중엽까지 조작(造作, 설비∙비품), 노포(老舗, 영업상의 이익), 장소적 이익의 대가로서 도시를 중심으로 상관행으로 수수되고 있었다. 한편 한국에서도 이와 동일한 권리금이 1930년대부터 수수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 전까지 한일 양국이 하나의 국가체제하에 놓여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권리금의 기원을 기존 학설들이 주장하는 귀속재산 유래설에서 찾는 것보다 일본 유래설에서 찾는 것이 마땅하다. 해방 후 한국에서는 귀속재산을 양도하는 대가로서 권리금 명의의 금전이 수수된 적이 있었지만, 광복 이전에 수수되었던 권리금도 계속하여 수수되고 있었다. 한편 일본에서는 1948년에 물가청이 통첩을 통하여 지대가임통제령(地代家賃統制令)에서 말하는 권리금에 대한 공정해석을 제시하였는데, 이에 따라 권리금은 장소적 이익의 대가 및 계약체결의 사례금으로 정의되었다. 둘째, 한일 양국의 법적 인식에 나타난 권리금은 서로 다른 본질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권리금은 판례상 시설이나 비품 등의 유형물과, 고객이나 명성, 신용, 노하우 등 영업상의 이익, 그리고 상가가 영업에 유리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소적 이익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대가이며 신구(新舊)임차인 사이에 수수된다. 한편 일본의 권리금은 판례상 대체적으로 장소적 이익의 대가로서 임차인이 임대인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셋째, 한일 양국의 사회적 인식에 나타난 권리금은 서로 다른 본질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권리금은 법적 인식에서 나타난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대가이며, 주로 新舊임차인 사이에 수수된다. 한편 일본에서의 사회적 인식상 권리금은 임대료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판례나 학설들에 따르면 장소적 이익의 대가로서의 권리금은 본질적으로 임대료의 일부로 다루어지기 때문에 권리금은 임차인으로부터 임대인에게 지급되는 금전이라는 인식도 마땅할 것이다. 일본에서의 권리금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법적 인식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셈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일 양국의 권리금이 그 역사적 배경과 법적 인식, 그리고 사회적 인식에 있어 분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규명하였다. 본 연구는 한일 양국 권리금의 분명한 차이를 제시함으로써, 일부 권리금 관련 기존 연구에 있어 이루어졌던 일본의 권리금 관련 판례와 학설들을 무비판적으로 참조하는 것의 위험성을 제시하였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