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미사일 방어정책 비교

Abstract

본 연구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서 한국과 일본이 서로 다른 미사일 방어정책을 취한 원인을 밝히고자 한다. 증가하는 위협에 대해서 일본은 2000년대 초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issile Defense)에 편입한 반면 한국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orea Air and Missile Defense)구축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과 미국과의 동맹으로 통한 안보추구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한국과 일본이 미사일 방어체제에 있어서 다른 길을 걸어간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舊소련과 중국 그리고 중동국가와의 공동연구개발 및 교류를 통해서 미사일 기술을 축적해 왔다. 90년 중반 이전까지는 사거리도 한반도를 내에 머물렀고 정확도도 낮았다. 하지만 93년 노동 미사일과 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은 북한의 미사일 문제를 한반도를 넘어선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북한의 미사일 사거리 증대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핵개발까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북한 핵무기는 점점 그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고 탄도 미사일 사거리는 궁극적으로는 미국 본토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가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일본의 해결책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정책에 적극적으로 편승하여 통합된 방위체제를 갖추는 것이었다. 일본은 미국과 통합된 지휘통제시스템, 탄도미사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와 요격 무기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와 통합하는 대신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AMD)를 구축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기존의 연구는 한·일의 다른 의도가 정책 방향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물론 국가 의도는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모두 안보문제에 관해 완전히 다른 성향의 정부로 교체되었을 때에도 동일한 정책을 고수하였다. 따라서 의도만으로 한·일의 미사일방어 정책결정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오늘날 국가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경제발전과 복지와 같은 국내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는 어떤 정책의 비용-편익 측면을 고려하게 된다. 즉 북한 위협에 대비해 미국 MD와 통합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그 비용이 감당하기 어렵거나 군사적 편익이 낮다면 그 결정은 유보될 것이다. 이와 아울러 미사일방어 정책결정은 미국에 대응하는 중국의 압력(특히 경제적 측면)이 고려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MD)을 세계전략의 일환으로 삼고 동맹국들의 참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자국 봉쇄의 바로미터로 보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변수들의 역학관계(dynamics)를 분석하고자 한다. 한·일의 미사일 정책결정을 간결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 노동미사일 실전배치가 가시화되자 일본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에 편입할 경우 얻게 되는 편익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하지만 이미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은 큰 변화는 없었다. 또한 한국은 일본보다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 연루의 두려움(fear of entrapment)을 회피하고자 하였으며 중국의 경제적 보복에 더 취약했다. 그 결과 일본은 미국 미사일 방어(MD)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한국은 유보하였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미 MD와의 공조결정은 어떤 임계점(threshold)이 존재한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국제 레짐(international regime)이나 주변국들의 협력을 통해 북핵과 미사일 개발을 억제시키지 못한다면 한국 미사일 방어정책(KAMD)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