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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놀자, 우리는 아람반": 혁신학교에서 나타나는 한국 초등학교 '반' 체제의 구성 : Lets Play Together, Were All Classmates: The Making of the Elementary School Class System as a Social Unit in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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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손성규

Advisor
정향진
Major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Issue Date
2015-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초등학교혁신학교반(class)교실교사-학생 관계친구관계수업놀이elementary school“hyeoksinhakgyo”(reformed public school)“ban”(class)classroomteacher-student relationshipclassmate relationshiplessonplay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류학과, 2015. 2. 정향진.
Abstract
본 논문은 교실이라는 학교 생활의 무대가 어떤 방식으로 구축되며 그로부터 어떤 특정한 힘들이 출현하는지, 한국 초등학교 반 체제의 구성에 대해 탐구한다. '반은 한국 교육에 있어서 기본적인 교수-학습의 단위이자 생활의 단위로 한국 학교의 특징적 양상을 함축하고 있다. 반이라는 교수-학습의 장에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주요한 관계의 축이 존재한다. 하나는 교사-학생 관계이며 다른 하나는 반 친구관계이다. 그 두가지 관계의 축이 어떤 방식으로 구축되고, 상호적으로 어떻게 연루되어 작동하는지 그관계들의 관계를 탐구하고자 한다. 즉, 학교를 경험하는 1차적 단위인 교실로부터 반이라는 장을 구축하는 원리들과 행위자들의 관계적 역동을 분석하는 것이 연구의과제이다.
그에 따라 본 연구는 아람반이라는 혁신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 인류학적 현지조사를 수행했다. 혁신학교는 성원들의 자율적 참여와 학습의 다양화라는 2000년대 이후 한국 공교육 변화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일반 공립학교와 비교했을 때, 혁신학교에서는 개별 학급 단위의 자율적 재량권이 강화되면서 반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 교육적 실험의 장에서 반이라는 체제가 함축하는 관계의 구조가 더욱 힘을 획득하며 부각되는 것이다. 그와 같은 변화가 교실의 성원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 과정에서, 교실의 내적 작동 양상과 관계적 특징들이 선명하게 밝혀질 수 있다. 동시에 연구자는 일반 공립초등학교 교실에서의 비교 연구를 진행해 양자의 유사성과 차이를 토대로, 한국 학교 반 체제가 구축되는 특징을 보고자 한다.
먼저,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는 수업의 장과 반 친구 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는 놀이의 장을 각기 분석해 각각의 장에서 어떤 행위적 유형들이 나타나고, 그 특징들이 각 관계의 축에 어떤 종류의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탐구한다. 수업의 장에서는 교사가 학생을 어떤 방식으로 수업에 참여시키고자 노력하는지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구축되는 관계의 양태에 주목한다. 교사는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수업의 중요한 연행자로 참여시키고자 노력한다. 시∙공간적 활용, 게임 틀을 통한 관심 유도, 자율적 집단 과제 부여 등 교사는 다양한 전략을 이용해 반 학생들을 단순히 수업을 바라보는 방관자가 아니라 수업이라는 연행을 함께하는 성원으로 호출한다. 이와 같은 교사의 노력은 자율적 참여 학습에 대한 교육적 믿음을 바탕으로 하지만, 동시에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반의 성원이고 이 시공간에 연루되어 있다는 감각을 일깨워 주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교사의 비합리적 권력 행사를 느끼지 않으며 자율적으로 교사의 말을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친밀한 권위 혹은 주도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교사는 자신이 학생을 통제한다는 사실을 최대한 비가시화하고자 하지만, 필요한 순간 자신이 이 교실의 공적인 권력을 갖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힌다.
놀이의 경우, 일반 공립초등학교에서 10분의 쉬는 시간 동안 순간적이고 이름없는 놀이들이 활동의 중심이 된다면, 혁신학교에서 30분의 쉬는 시간 동안 학생들은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는 정형도가 높고 이름이 있는 놀이들을 주로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같은 놀이들은 이름없는 놀이들과 달리 개인의 메타적인 상황파악 능력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으며, 친밀한 관계가 아니어도 함께 할 수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정형도가 높고 이름이 있는 놀이는 학생들이 교실의 관계망을 탐색하는데 도움을 주는 동시에 더 많은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틀로 작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놀이가 친구 관계를 넓히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더라도, 놀이는 놀이이며 중요한 것은 재미이다. 친교의 효과는 놀이에 따라오는 것이지 놀이 전체로 환원될 수 없다. 더불어 함께 노는 것이 꼭 친밀함으로 나아가는 통로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쉬는 시간의 활동들이 아람반 아이들에게 함께 한다는 느낌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친구 관계망에 놀이가 발휘하는 힘은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
교사-학생 관계와 반 친구관계는 독립적인 동시에 반이라는 틀 하에 서로 얽혀 역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교사는 반의 성원들이 모두 동등하게 대접받고 서로 보듬는평등한 사랑의 교실을 꿈꾸며, 학생들 역시 이를 이상적 모습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반 친구들 모두 함께 논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가상이며, 아이들은 자기와 친한 친구들과 함께 안정적인 집단을 구축하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평등한 사랑의 교실은 공적인 가치로 지향되는 바이며, 교사는 학생들에게 반을 계속 우리의 단위로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요구한다. 그에 따라 교실의 성원들은 두 가지 지향 사이에서 움직이며 관계적 역동을 보인다. 아이들 사이에 수직적 분화와 긴장의 순간이 찾아오면 공적인 권위를 가진 교사가 개입한다. 교사는 친밀한 주도권을 토대로 학생들 사이의 관계를 조정하고 다함께 놀 것을 강조한다. 이 관계의 진자 운동 속에서 아이들은 반이라는 체제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교사가 가진 공적인 힘이 무엇이며 그것이 지향하는 가치가 어떤 것인지 파악하게 된다. 교실의 성원들은 자신이 속한 우리의 단위가 어디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한다.
이 분석의 과정을 통해 반이라는 체제가 단순한 행정적 단위가 아니라 특정한 지향이 반영되고 직조되는 내적 역동을 가진 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결국, 반이라는 공간에서 1년 동안 교실의 성원들은 지속해서 자신이 위치할 우리란 무엇인지 찾고있다. 이것은 우리라는 기획에 대한 질문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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