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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의 공간, 그 재편과 의미: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칠전리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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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도정

Advisor
강정원
Major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Issue Date
2015-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공동묘지망자의 공간선산소외된 망자의 장소아장터장묘제조상의 장소죽음의 공간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류학과 인류학전공, 2015. 8. 강정원.
Abstract
이 논문은 장묘제가 급격히 변화하는 지금, 전통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던 촌락 마을에서 망자의 공간이 재편되고 있음에 주목한다. 특히 이 논문은 장묘제를 다룸에 있어 죽음의 상반된 두 측면 중 한 측면에만 집중해온 관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여기서 망자는 산자가 기피해야 하는 존재인 동시에, 산자와 연결되어야 하는 존재라는 양 측면 모두를 고려하여 전통적인 공간 질서와 현재 나타나는 공간 질서의 변화를 살피고자 하였다. 동시에 이 논문은 장묘제 변화의 중심에 도시를, 전통적 질서의 중심에 촌락 마을을 상정하던 관점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특히 장묘제라는 제도적·관습적 맥락보다는 망자를 안치한 장소의 공간적 배열에 초점을 두어 현재 망자의 공간에서 나타나는 변화 양상과 그 의미를 함께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산자가 촌락 마을 밖으로 진출한 현실적 맥락에서 망자는 오히려 촌락 마을로 모이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가 촌락 마을을 중심으로 혈연적·지연적 연대를 재확인하는 것임을 밝힌다.
본 연구에서는 전라남도 진도의 농촌 마을인 칠전리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망자의 공간에서 나타나는 질서를 파악하고 그 변화상에 주목하였다. 여기서 전통적인 망자의 공간은 망자와의 연계가 강조되는 조상의 장소와 망자와의 단절이 강조되는 소외된 망자의 장소로 나타난다. 이때 조상의 장소는 정상적인 죽음을 맞은 조상이 개별성과 혈연적 집단성이라는 전통적 질서에 따라 묻힌 장소가 된다. 반면 소외된 망자의 장소는 아장터처럼 비정상적 죽음을 맞은 망자가 묻히거나, 공동지처럼 다양한 죽음을 맞은 망자가 혼란스럽게 묻힌 곳이다.
현재 망자의 공간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변화의 한 측면은 칠전리가 생활의 중심이었던 과거에 조상의 장소는 마을을 넘어 진도 전역으로 퍼졌으나, 많은 칠전리 출신자가 마을 밖으로 이주한 지금 조상의 장소가 마을로 다시 모이는 역전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은 망자의 공간 전체에서 공간을 조직하던 단위가 마을 단위였던 이전과 달리 더 넓은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전통적인 망자의 공간이 마을을 중심으로 조상의 장소와 소외된 망자의 장소를 모두 품고 있었다면, 현재 망자의 공간은 칠전리를 중심으로 조상의 장소가 모이고 소외된 망자의 장소는 마을 밖으로 사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도시 주변 망자의 공간이 칠전리 주민들에게는 공동지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현재 망자의 공간이 촌락에서는 조상의 장소가, 도시 주변에서는 소외된 망자의 장소가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한다.
본 논문은 이러한 양 측면의 변화 중 칠전리로 모이는 조상의 장소에 초점을 맞춰 공간적 변화가 어떤 과정을 통해 나타나며, 행위자인 주민들이 그 시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를 살피고자 하였다. 조상의 장소를 재편하는 과정은 두 가지 타협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선 한 가지는 토지의 활용을 위해 묘지를 없애려는 정부의 정책과 조상의 장소를 영속적으로 유지하려는 주민들의 충돌이다. 다른 하나는 영속성 부여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전통적 규율과 충돌하면서 나타나는 마찰이다. 칠전리에서 관찰되는 새로운 변화는 양 측면의 타협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조상의 장소를 재편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혈연적·지연적 측면의 공동체를 재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조상의 장소를 재편하는 것은 마을 밖으로 흩어진 친족을 모으는 구심점을 조성하는 것인 동시에, 한편으로 타지에 나간 향우들이 고향과 연결되는 고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 지점에서 조상의 장소라는 혈연적 중심점은, 자연히 고향이라는 지연적 중심점과 일치된다.
본 연구는 망자의 공간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 촌락과 도시를 연결하여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또한, 이러한 이해의 기반에는 죽음을 이해하는 양면적인 시각이 여전히 변하지 않고 적용된다는 점에 있다. 나아가 본 연구는 망자의 공간을 소멸의 대상으로 규정한 현재 정부의 시각이 변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는 재편되는 조상의 장소가 쇠락해가는 촌락 마을을 지탱할 또 다른 기반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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