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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의 북한: 탈북공연예술단체의 연행과 재현 : North Korea on Stage: The Case of a North Korean Refugee Performing Arts Trou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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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신해은

Advisor
정향진
Major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탈북공연예술단북한공연예술북한노래북한무용인민성통속성혼종성사상성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류학과, 2016. 2. 정향진.
Abstract
본 연구는 남한에서 활동하는 탈북공연예술단체인 평양민속예술단의 공연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북한적 요소가 어떠한 것이며, 작품 내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연구자는 본 연구의 목표를 예술단의 공연 내용에서 발견되는 북한예술의 특징을 밝히는 것으로 국한한다. 탈북공연예술단의 작품 및 레퍼토리에서 재현되는 북한적 요소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북한의 사회구조 및 북한의 사회극을 분석하도록 하는 북한예술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단의 공연을 통해 북한예술의 특징이 어떠한 것인지 검토하는 것은 분단 70년간 접근할 수 없었던 북한 사회에 대한 거대한 이해의 퍼즐을 맞추는데 작은 조각으로서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평양민속예술단이 연행하는 장르는 노래와 무용, 가무(歌舞)이다. 이들의 공연 레퍼토리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별된다. 북한에서 창작된 북한작품과 남한에서 창작된 퓨전작품으로 나뉘며 북한작품이 먼저 연행되고 그 이후에 퓨전작품이 연행된다. 연구자가 예술단 공연의 레퍼토리 흐름을 본 논문구조의 골자로 선택하여 각 장에서 해결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술단이 연행하는 작품은 형식, 내용, 표현기법 면에서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둘째, 이러한 특징은 북한예술과 어떻게 맞닿아있는가? 셋째, 북한예술의 핵심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사상성이라는 측면에서 예술단 공연은 북한의 공연예술과 어떠한 관계성을 맺는가?
예술단의 북한무용은 모두 소품(小品) 형식의 군무이다. 앙상블을 강조하는 소품 형식은 북한에서 인민을 혁명가로 변화시키는데 효과적인 무용 형식으로 규정된다. 예술단 무용수는 소도구와 특제된 의상을 사용함으로써 작품의 형상성을 확장시키고 이는 짧은 시간동안 연행되는 소품형식에서 비롯되는 표현 양상으로 보인다. 무용수는 팔 동작을 중심으로 한 상체동작을 주로 연행하고 변화무쌍한 다양한 춤 구도를 만들어내며 돌기 동작, 휘감아 돌기동작, 원 그리며 돌기 동작과 같은 기예동작을 매 작품마다 연행한다. 상체를 중심으로 하는 동작으로 작품의 표현성은 확장되고 변화무쌍한 구도가 질서정연하게 만들어질 때마다 집체미가 형성된다. 작품의 절정에 위치하는 기예동작은 관객의 감정적 고조를 이끌어낸다. 이러한 동작의 세 가지 특징은 북한무용작품이 빠르고 동적이라는 일반적인 인상을 갖게 하며 혁명적 도구로 사용되는 북한예술의 기능을 추측하도록 한다.
예술단의 북한노래작품은 완결된 선율이 반복되면서 가사만 변화하는 절가 형식이다. 반복되는 선율은 듣는 이가 노래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며 이러한 형식은 북한노래에서 인민성이 구현되는 양상을 짐작하도록 한다. 또한 연구자는 예술단의 북한민요작품이 새롭게 창작되었다는 것에 주목하여 북한에서 민요의 개념에 창작 혹은 창조의 개념이 포함된다는 것을 밝힌다. 예술단 가수는 주체발성법과 우리식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이는 북한노래의 필수적인 조건이다. 촌스럽게 보이기도 하는 원색 의상을 입는 가수는 중창 연행 시 소리앙상블과 무대앙상블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는 생기 있는 약동을 불어넣어 주어야 하는 북한음악의 임무가 무대에서 시청각적으로 구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연행하는 북한노래는 쾌감을 일으키는 작품과 비감을 일으키는 작품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개인적 차원의 감정을 주제로 하지 않고 사회적 차원의 감정을 주제로 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연구자는 이를 통해 북한음악의 전형이 어떠한지 조심스레 예측한다.
예술단의 퓨전작품은 무용작품과 노래작품, 무용과 노래가 결합한 작품으로 구분된다. 퓨전무용에서 특수하게 제작된 날개 의상은 신기함과 기이함을 연출한다. 북한현대무용이 연출하고자 하는 현대적인 이미지가 초현실적인 분위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작품 소재의 기발함 자체에서도 신기함과 재미는 야기된다. 감상보다는 순간적인 재미를 목적으로 하는 오락성이 짙은 예술단의 퓨전무용작품은 인민대중을 위하여 복무해야 하는 것을 의무로 가진 북한예술의 특징과 연결된다. 한편 예술단의 퓨전노래작품으로 선택되는 장르는 북한의 계몽기가요와 남한의 대중노래인데, 어떠한 장르의 노래이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이 나도록 하는 빠른 박자와 신나는 곡조로 쓰인 작품만이 레퍼토리로 선택된다는 것에 본 연구는 주목한다. 북한에서 인민에게 적합한 것으로 규정되는 노래의 특징이 남한에서 활동하는 예술단에서도 실천되고 있는 것이다.
연구자는 공연의 후반부 레퍼토리가 단순히 남한사회에서 활동해야 하는 예술단의 생존 전략, 즉 상업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일 뿐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예술단의 퓨전작품은 남한 관객의 대중예술 취향과 긴밀히 연결되어 창작되었으면서도 동시에 북한예술의 특징이 구현되어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북한예술의 주요 개념인 통속성, 인민성, 혼종성이 예술단의 퓨전작품에 실천되고 있음을 점검한다. 그뿐 아니라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구성되는 공연 레퍼토리 역시 탈북공연예술단의 비전문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북한에서 가무공연이 구성되는 형식이 재현되는 것임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서 북한 왕재산예술단의 공연 레퍼토리를 비교대상으로 분석한다.
이처럼 예술단의 작품들은 북한작품과 퓨전작품을 망라하여 북한예술의 표현요소를 재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예술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북한적 요소를 매우 농후하게 발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우리식사회주의를 완수하기 위한 혁명도구로서 예술이 사회에 종속되어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탈북공연예술단체의 공연과 북한예술 사이에 간극은 분명 발생한다. 남한에서 활동하는 예술단은 정치적인 색깔이 없는 작품만을 연행해야하기에 북한가무작품의 극히 일부만을 레퍼토리로 선택하고, 그렇게 선택된 작품에 내재된 사상성을 필수적으로 제거하게 된다. 예술단의 공연 작품이 형식과 표현 면에서 북한적 요소를 다분히 재현한다고 할지라도 우리식사회주의를 완수하기 위한 북한예술의 목적성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는 예술단에게 새로운 목적성이 창출되며 이들의 공연이 새로운 사상성으로 인해 의미지어진다는 것을 확인한다. 우리식사회주의를 완수하기 위한 목적성은 사라졌으나 그 자리에 현(現) 한반도의 민족문제인 남북통일에 대한 메시지가 예술단 공연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목적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민족적 차원의 대업(大業)을 이루기 위해 남한 대중으로 하여금 통일을 향한 마음이 생기도록 혹은 통일 위업을 완수하는 혁명가로 변화시키기 위하여 예술단의 공연에 북한예술의 개념이 적극적으로 실천된다. 따라서 예술단의 공연 레퍼토리는 북한예술의 사상성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북한예술과 차이를 보이지만, 남북통일이라는 새로운 목적을 위해 구성되고 연행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북한예술의 표현적 요소들이 무대 위에서 연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예술이 적극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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