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살적 자해와 폭식에 대한 정서홍수모델의 검증: 부정조급성과 정서홍수 유발요인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충동적 성격 특질인 부정조급성과 자기파괴적 행동(비자살적 자해·폭식)의 관계를 탐색하고, 그 관계를 차별적으로 매개하는 정서홍수 유발요인(우울반추·분노반추·파국화·정서억제)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부정조급성과 자기파괴적 행동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홍수 유발요인을 자기보고형 설문을 통한 양적 연구방법으로 살펴보았다. 또한 비자살적 자해 및 폭식을 겪고 있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를 통해 정교화한 정서홍수모델의 과정을 질적 연구방법으로 확인하였다. 연구 Ⅰ에서는 정서홍수모델에 근거하여 부정조급성이 자기파괴적 행동으로 발전하는 경로에서 정서홍수 유발요인이 자기파괴적 행동의 종류에 따라 차별적인 매개효과를 지니는지를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 부정조급성은 비자살적 자해(빈도 및 경도 자해 방법/중증도 자해 방법)와 폭식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서홍수 유발요인인 우울반추, 분노반추 및 파국화는 부정조급성과 자기파괴적 행동의 관계에서 유의한 매개효과를 지녔다. 이때 정서홍수 유발요인은 자기파괴적 행동의 종류에 따라, 상이한 다중매개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부정조급성이 비자살적 자해로 이르는 과정은 우울반추와 분노반추가 매개하였고, 부정조급성이 폭식으로 이르는 과정은 우울반추와 파국화가 매개하였다. 반면, 또 다른 정서홍수 유발요인으로 가정한 정서억제는 자기파괴적 행동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고, 부정조급성과 자기파괴적 행동과의 관계에서 매개효과도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 Ⅱ에서는 긴급한 정서홍수상태에서 발생하고 사회적 선희도에 취약한 자기파괴적 행동의 특성을 고려하여, 연구 Ⅰ에서 검증한 정교화된 정서홍수모델이 실제로 적용되는 과정을 질적 연구방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비자살적 자해 및 폭식을 경험하고 있는 P씨, J씨, 그리고 K씨의 사례를 기능적 분석한 결과, 반추 및 파국화는 정서홍수를 야기하는 주요인이자 자기파괴적 행동을 매개할 수 있는 변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서홍수 유발요인의 경우, 폭식만 지닌 사례(P씨)와는 달리 비자살적 자해를 함께 지닌 사례(J씨, K씨)에서 분노반추의 역할이 관찰됨에 따라, 자기파괴적 행동에 따른 상이한 다중매개경로가 존재함이 시사되었다. 더불어, 정서홍수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자기파괴적 행동의 기능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부정조급성이 자기파괴적 행동(비자살적 자해·폭식)으로 발전하는 경로에 차별적으로 기여하는 정서홍수 유발요인(우울반추·분노반추·파국화)의 역할을 밝힘으로써 정서홍수모델을 정교화하였다. 아울러 비자살적 자해 및 폭식을 지닌 개인에 대해 기능적 분석의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치료적 개입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던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시사점과 한계를 논의하고, 후속 연구를 위한 방향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