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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채팅에서 나타나는 '비인격적 친밀성'의 구조 분석 -랜덤채팅어플 '돛단배'의 여성이용자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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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양진선

Advisor
김홍중
Major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친밀성사교성비인격적 친밀성니클라스 루만익명채팅사이버공간청년층 여성휘발적 관계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학과, 2016. 2. 김홍중.
Abstract
본 연구는 한국사회 친밀성의 새로운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 사이버공간 내 익명관계에서 형성되는 친밀성의 구조를 분석한다. 1990년대 PC통신의 시작과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이용의 확대, 그리고 200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통해 매개된 의사소통(mediated communication)은 현대의 주요한 상호작용 형식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오늘날 스마트폰을 매개로 하는 인스턴트 메신저와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확장는 가상공간으로 여겨지던 사이버공간을 일상의 체험적 층위에서 현실공간과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구성하고 있다. 일상으로 유입된 사이버공간은 또한 익명적 의사소통을 발전시킨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매개된 의사소통은 다양한 층위의 익명성을 전제하며, 현대인들은 익명성에 기반한 의사소통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정보를 공유하는 활동을 체화한다. 연구는 오늘날 문제화되고 있는 친밀성의 양상과 일상화 되어가는 익명적 상호작용의 교차점을 통해 새롭게 나타나는 친밀성의 구조를 파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먼저 니클라스 루만의 친밀소통 개념을 중심으로 친밀성의 구조를 이론적으로 고찰하였다. 다음으로 공간의 본질적 목적을 사교라고 명시하는 익명채팅의 의사소통구조와 친밀소통구조를 파악하고자 익명채팅어플리케이션 돛단배를 사례로 분석했다. 아울러 돛단배의 이용자들과의 면접을 통해 개인들이 익명채팅을 통해 형성되는 친밀관계를 어떻게 의미화하는지 밝혀내고자 했다. 이때 현대사회 친밀성의 특징으로 강조되는 젠더관계의 변화와 이성애 친밀성 내 여성의 위치를 주목하기 위해 면접대상자는 여성이용자로 한정한다.
Ⅱ장은 연구의 핵심개념인 친밀성을 니클라스 루만의 친밀소통 이론을 토대로 사회학적 개념으로 조작한다. 현대사회에서 친밀성이 문제화되는 현상을 루만의 소통이론을 통해 분석하며, 새롭게 나타나는 친밀성의 양상을 구조화하는 분석틀을 마련한다. 루만은 친밀소통이 역사적으로 두 번의 분기를 통해 사랑의 코드를 형성하며 다른 소통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분화되었다고 보았다. 먼저 17세기 친밀관계에서 여성이 거부권을 가짐으로써 관계의 자율성이 형성되는 열정적 사랑의 코드이며, 다른 하나는 관계에 대한 자아의 반성으로 통해 친밀관계의 성찰성이 확립되는 1900년대 낭만적 사랑의 코드이다. 현대사회에서 관계의 자율성과 자아의 성찰성의 양상이 변화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친밀성의 양상의 변화를 야기했다. 먼저 관계의 자율성의 차원에서 비대칭적 젠더관계는 대칭적 젠더관계로 진화한다. 낭만적 사랑의 의미론에서 전제하는 비대칭적 젠더관계는 더 이상 일반적으로 소통되지 않으며, 평등, 합의, 소통 등의 사회적 가치의 부상은 대칭적인 젠더관계에 갈수록 큰 개연성을 부여한다. 이는 남성과 여성이 대등한 자율성을 확보한다는 뜻이 아니라 비대칭성을 통해 의미화된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분법이 무효화되는 경항을 지시한다. 다음으로 자아의 성찰성의 차원에서 인지적 성찰성은 미학적 성찰성을 수용한다. 성찰성을 구성하는 사회구조는 정보통신과 의사소통의 구조로 대체되고 있으며 휴대전화를 통한 매개된 의사소통의 확대는 타자지향적 성찰, 유희적 의사소통,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인 연결로 미학적 성찰성을 구성한다.
Ⅲ장에서는 Ⅱ장에서 구성한 이론적 분석틀을 활용하여 새로운 친밀성의 양상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익명채팅의 소통구조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을 매개로 하는 랜덤채팅어플리케이션 돛단배를 사례로 선정하였다. 돛단배 어플은 500만명 이상의 가입자의 규모와 4년 이상의 지속기간의 측면에서 익명채팅어플의 상징적인 위치를 확보한다. 친밀소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상호작용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사교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자신의 세계를 들어내고 인정을 주고받는 친밀소통은 인격적 차원의 소통이며 비인격적, 수단적 이해관계가 개입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대화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익명채팅공간에서는 대화가 아닌 목적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제재를 가한다. 또한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에서도 대화참여자들이 대등하게 위치하고 모두가 만족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하도록 대화의 규칙을 설정하고 신고기능을 활용한다. 그럼에도 일대일 대화만 가능한 제한, 오직 문자텍스트만을 수단으로 하는 대화, 익명성과 휘발적인 관계를 전제한 대화방의 규칙과 의례는 친밀소통이 가능한 조건으로 작동한다.
이때 상호동의를 강제하는 소통의 규칙들은 여성이용자에게 젠더관계의 자율성을 확보하게 해주는 장치로 여겨진다. 또한 스마트폰의 어플이라는 특성상 채팅이용자들은 타인과의 상시적인 연결 상태를 유지하며 유희적이고 습관적인 대화를 즐긴다. 기존의 친밀성이 자아 내면의 인지적이고 반성적인 성찰에 근거하였다면 익명채팅은 체험적, 감각적, 습관적, 타인지향적인 미학적 성찰성에 근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낭만적 사랑의 코드와 구별되는 관계의 대칭적 자율성과 자아의 미학적 성찰성이 발휘되는 익명채팅에서 비인격적 친밀성이 가시화된다. 비대면적, 익면적 사교공간인 익명채팅에서 이용자들은 서로의 세계를 어느 때보다 진실되게 드러내고 그것을 상호인정하는 관계를 형성한다. 또한 언제나 연결된 존재(connected presence)로서 관계의 안정감을 얻고, 서로의 자아를 드러내는 인격적 소통을 경험한다. 그러나 이렇게 형성된 관계는 각자의 삶의 역사로 기록되지 않고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는 상상된 합의를 전제하고 있다. 즉 익명채팅은 구조적으로 휘발적 관계가 전제된 공간이다. 관계의 휘발성은 정상적 시공간의 서사를 가진 정상적 친밀성과 구별된다. 그러나 관계의 휘발성은 익명채팅의 친밀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전제이기도 하다. 채팅이용자들은 휘발적 관계를 전제로 면대면 관계에서는 위험한 친밀관계를 익명채팅에서 시도하고 경험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익명채팅의 소통은 지극히 전인격적인 소통이지만 그 속에서 발전하는 관계는 비인격적인 관계를 전제하는 모순적 친밀성, 비인격적 친밀성을 구성한다.
Ⅳ장에서는 익명채팅이용자들이 익명채팅에서 형성된 친밀성을 의미화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이는 사회적 낙인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상반되는 두 입장으로 분리된다. 익명채팅의 친밀관계는 전형적인 낭만적 사랑의 서사, 안정적 시공간을 근거하는 친밀관계의 정상성으로부터 괴리된 비정상적인 것으로 낙인이 작동한다. 특히 사회적 낙인은 익명채팅이용자에게 부여되는데 이들은 변태적인 사람, 이상한 사람, 모르는 사람, 상관없는 사람으로 정상적 친밀관계의 인격, 멀쩡한 사람,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 신원이 확인이 되는 사람, 오랜 친구와 대비된다. 이러한 사회적 낙인을 체화하는 이용자들은 익명채팅을 자신의 경험으로 의미화하기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경우만은 다른 것으로 분리시킨다. 혹은 익명채팅의 관계를 경제적 관점에서 남는 게 없는 관계로 부정하는 태도가 두드러진다. 반면 사회적 낙인과 거리두기를 하는 이용자들은 개인주의적 시각에서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익명채팅의 친밀성을 긍정한다. 이들은 그 속에서 형성된 경험을 자신의 일상에 위치시키고 자아의 경험으로 내면화하는 태도를 보인다. 익명채팅에 대한 낙인을 인지하면서도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의미화하는 것은 친밀관계에 대한 개인화 경향이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연구는 익명채팅을 사례로 현대사회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친밀성의 구조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결과적으로 도출한 비인격적 친밀성은 전인격적 소통과 비인격적 관계라는 현대인들의 모순된 욕구가 사이버공간을 통해 실현되는 현상을 가시화하는 개념이다. 이는 친밀성을 비판사회학적 관점에서 거리를 두고, 친밀성을 하나의 소통체계로 그 변화를 소통체계 내부의 변화에서부터 파악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사이버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매개된 상호작용, 특히 익명적 의사소통의 특성을 친밀성을 통해 분석해보는 사회학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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