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RP

재판 방송의 가능성, 한계 및 구현 방안 : 비교법적 고찰을 중심으로

Cited 0 time in webof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김태형
Advisor
정상조
Major
법학전문대학원 법학과
Issue Date
2017
Publisher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Keywords
재판 방송재판 중계재판 공개 원칙사법 신뢰사생활의 비밀알 권리초상권개인정보자기결정권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과, 2017. 8. 정상조.
Abstract
국 문 초 록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죄로 기소되었던 일명 최순실에 대한 형사 재판을 직접 방청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제417호 대법정의 방청석(150석)은 이들을 수용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 불리며 역사적인 사건이 될 수 있는 위 재판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하였다. 그러나 재판 시작 3일 전 실시된 방청권 추첨에서 당첨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정에 들어가서 직접 재판을 방청한 언론사의 보도, 또는 직접 재판을 방청한 사람들이 보고 들은 내용이 담긴 블로그나 소셜미디어 등의 게시물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재판 내용을 접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위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많은 시민들은 그 형사 재판 과정이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방송되기를 바랐지만 재판을 담당한 재판부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제5조 제1호’에 따라 공판 개시 전 피고인에 대한 촬영만을 허가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직접 방청하고 싶어 하는 재판 과정을 TV나 인터넷을 통해 방송하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 대법원, 미국 각 주 법원, 영국 대법원, 스코틀랜드 법원, 캐나다 법원, 호주 및 뉴질랜드 법원, 노르웨이 법원, 스페인 법원, 중국 법원, 남아프리카공화국 법원, ICC 및 ICTY에서는 가능하고, 미국 연방법원, 독일 법원, 프랑스 법원, 일본 법원 및 우리나라 하급심 법원에서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며,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와 영국의 일반 법원에서는 판결 선고 과정만 가능하다. 이와 같이 재판 방송의 허용 여부 및 범위에 대해 각 국 법원마다 차이를 두고 있는 이유는 재판 절차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의 차이와 더불어 재판 방송으로 인하여 제한될 수 있는 법익과 권리들의 보호 필요성에 대한 인식 차이와 재판 방송을 통해 달성하려는 정책적 목표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미국은 재판을 사적인 영역에 포섭시키지 않고 재판 과정에서 나온 모든 정보를 공공의 재산으로 취급한다. 재판 절차를 재판 당사자 스스로 사생활의 비밀 등을 포기하며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는 유기적 과정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재판 방송에 있어 재판 당사자의 사생활의 비밀 등 인격에 관한 권리 등은 크게 문제되지 않고 주로 재판 방송이 증인이나 배심원 등 절차 관여자들의 임무에 영향을 주어 재판 당사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는지만 문제된다. 이는 다른 영미법계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반해 독일과 같은 대륙법계 국가들의 경우에는 재판을 국가의 공적기관인 법관이 강제력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여 진실을 추구하는 제도로 이해하므로 재판 방송 시 노출될 수 있는 재판 당사자의 인격에 관한 권리의 침해를 주된 문제로 인식한다. 이러한 소송 구조에 대한 인식 차이 외에도 헌법의 규정(일본), 사법 절차 및 실체법 교육 효과(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재판소의 설립 목적(ICC 및 ICTY), 정치권력의 사법부 감시(중국) 등 각 나라가 처한 상황, 국민들의 의식 수준 및 사법부 존재 의의 및 역할에 따라 재판 방송을 이해하는 관점이 다르다. 이러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각 국의 재판 방송 현황과 사례를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재판 방송의 주된 목적은 사법 시스템 감시를 통한 사법 신뢰 유지 및 제고이고, 재판 방송으로 인해 제한되는 권리는 재판 당사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사생활의 비밀, 초상권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재판 당사자의 인격에 관한 권리이며, 재판 방송으로 보호되거나 신장되는 권리는 국민들의 알권리 및 언론의 취재의 자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재판 방송과 관련된 국내의 논의들은 재판 촬영, 재판 중계, 재판 방송, 재판 중계방송, 변론 중계, 변론 생중계 등의 용어를 미리 정의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본 글에서는 재판 방송을 “재판 과정을 촬영하여 이를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거나 인터넷 프로토콜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로 인코딩된 촬영 내용을 배포하는 것”이라고 전제한다.
재판 공개의 주된 목적은 사법 신뢰의 제고이다. 재판 공개 원칙을 해석하는 새로운 논의들인 실질적 공개론 및 비판적 공개주의는 모두 재판 공개 원칙을 사법 신뢰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공개의 개념을 보완하거나 확장시키는 해석론이다. 사법 정보의 양이 늘면 사법에 대한 지각과 인식이 늘어나고 이렇게 늘어난 지각과 인식은 사법 신뢰로 연결된다는 견해가 있다. 위 견해에 따른다면 재판 방송은 사법 정보의 양을 광폭하게 늘리는 수단이므로 사법 신뢰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가설은 스페인 법원이 ‘열차 폭탄 테러’ 사건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재판 방송을 실시한 후 스페인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했던 실증적인 예로 뒷받침된다. 재판 공개 원칙에서 말하는 ‘공개’란 일의적이고 고정적인 것인 개념이 아니라 기술의 발전 및 사회·문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고 탄력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기능적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세계 각 국의 법원 중 상당수가 같은 취지로 재판 방송을 재판 공개의 한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재판 공개 원칙을 천명하면서 공개의 방식에 대하여 일본 헌법과 같이 ‘법정 공개’라고 특정하지 않고 있어 위와 같은 탄력적 해석이 불가능하지 않다. 나아가 법원조직법 및 관련 규칙은 이미 재판 방송을 재판 공개의 한 방식으로 예정하고 있고 실제 대법원은 이러한 전제 하에 재판 방송을 수차례 실시한 바 있다. 현재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재판과 관련된 무분별한 정보가 난립하고 있고 국민들이 이를 신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재판 방송은 사법에 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편집 없이 직접 전달해 주는 수단이므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사법 신뢰의 밑거름이 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할 때 재판 방송은 재판 공개의 한 유형으로 포섭될 수 있다.
재판 방송으로 인하여 재판 당사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제한되는지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이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Chandler 사건에서도 확인되었고, 미국 학자 Paul Lambert의 실험에 의해서도 증명되었다. 재판 방송을 통해 사법 정보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는 사법부가 재판 방송의 주체가 되어 재판 전 과정을 직접 촬영할 경우 해결될 수 있다. 다만 재판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재판을 방송하게 될 경우 변론이나 증거조사 과정에서 노출된 재판 당사자의 사생활 비밀이 공개되어 방송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고, 재판 당사자의 허락 없는 초상에 대한 촬영 및 공표가 이루어지며, 재판 당사자의 개인정보가 재판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수집·이용·제공되므로 재판 방송은 재판 당사자의 기본권 제한을 야기한다. 재판 방송을 통해 사법 신뢰를 제고하면서 재판 당사자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재판 방송의 대상 사건을 한정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향후 하급심 법원이 재판 방송을 실시한 것을 가정하여 재판 당사자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상 사건을 탐색해본 결과 재판 방송 대상 사건은 ‘재판 방송을 허용하지 않더라도 특정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워낙 커서 재판 방송을 하는 것 이상으로 그 사건의 재판 당사자에 대한 성명, 초상, 학력, 가족관계 및 성장배경을 비롯한 인격 전반에 관한 개인정보와 사건 내용 또는 범죄사실이 광범위하게 노출되어 있는 사건’과 ‘특정 재판에 대한 방청 수요가 그 재판이 진행되는 법정의 수용한계를 초과하는데 보조 법정의 설치나 재판 중계를 통해서는 방청 수요를 해소시켜 줄 수 없는 사건’의 사이에서 결정되어야 함을 알아냈다. 피해의 최소성 관점에서 전자는 추가 ‘피해’가 거의 없는 유형에 해당하고, 후자는 사법 신뢰 제고를 실현시키는 수단으로서 재판 방송 외에 재판 당사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다른 수단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건의 스펙트럼 속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최순실에 대한 형사사건 등 구체적 사건의 추상화 및 관련 대법원 판결의 판시 내용 등을 통해, 첫째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관한 사건,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적 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으로서 국민적 관심의 정도와 사회에 미칠 영향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형사 사건, 둘째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에 관한 사건 또는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측면에서 비범성을 갖고 있어 국민들에게 중요성을 가지거나 국민들의 이익과 연관성을 갖는 형사 사건, 셋째 피고인이 갖는 공적인물로서의 특성과 그 업무 내지 활동과의 연관성 때문에 일반 범죄로서의 평범한 수준을 넘어 서서 공공에 중요성을 갖게 되는 등 시사성이 인정되는 형사 사건으로 재판 방송 대상을 한정·유형화하였다. 다만 이와 같은 유형화는 가정적 심사를 통한 이론상의 도구에 불과하며 실제 하급심 재판 방송을 실시함에 있어서는 재판 당사자의 기본권을 가정 덜 제한할 것으로 보이는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관한 사건,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적 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으로서 국민적 관심의 정도와 사회에 미칠 영향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형사 사건’에 대한 재판 방송을 먼저 시도해보고 그 과정에서 본 논문이 예상치 못한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평가해 본 이후에 점차 다른 유형으로 확장시켜야 할 것이다.
재판 방송은 재판 당사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제도로서 재판 내용에 대한 왜곡 가능성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재판 방송의 주체는 사법부가 되어야 한다. 취재의 자유는 국민들의 알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전제적·보완적 기본권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므로 재판 방송이 이루어지는 사건에 대해 방송사의 재판 촬영권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방송사의 취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판 방송 대상 사건을 엄격하게 한정한다면 재판 방송 실시에 있어 재판 당사자에게 동의권이나 신청권을 부여하지 않고 재판 방송의 실시 여부를 재판장의 재량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 판결 선고 절차 등 재판 일부 절차에 대해서만 방송을 허용해야한다는 견해가 있고 우리나라 법관들 상당수가 이 견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재판 당사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라 제도 도입의 용이성은 확보하겠지만 그와 같은 방법으로는 재판 방송을 통해 달성하려는 본래 목적인 사법 신뢰 제고의 효과를 거의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재판 방송 시 증인, 배심원 및 방청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6934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Law/Law School (법과대학/대학원)School of Law (법학전문대학원)Theses (Ph.D. / Sc.D._법학전문대학원)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Brow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