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ations

Detailed Information

젠트리파이어의 사회적 위치와 실천: 2010년대 연남동 소상공인의 사례

Cited 0 time in Web of 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윤혜수

Advisor
권현지
Major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젠트리피케이션중간계급소상공인요식업취향문화자본부르디외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2017. 8. 권현지.
Abstract
이 연구는 서울의 젠트리파이어는 누구이며 이들은 왜 특정 지역으로 유입되는지, 이들은 어떠한 실천을 통해 공간을 물리적이고 상징적으로 변화시키며, 이러한 실천을 만들어내는 열망은 무엇인지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질문은 기존 행위자 (계급) 중심 연구가 젠트리피케이션을 특정 사회집단의 정체성 형성과정으로 이해하려 했던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이 연구는 2010년대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이 강력한 발전국가가 주축이 되어 추진해온 기존의 도시재개발과 다르게 새로운 사회적 행위자 집단에 의해 발생, 심화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 발생과정을 단순히 자본 또는 기능적 논리에 따라 발생하는 도시변화라기 보다는, 새롭게 부상하는 사회적 행위자들의 집단적인 정체성 형성으로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은 도시공간의 변화라는 기능적인 현상 자체에 대한 관심이나 구조적으로 포착되는 계급집단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특정 행위자 집단이 공간을 매개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사회적 위치와 정체성, 이들의 실천과 실천의 효과로서 나타나는 공간변화라는 역동적인 과정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이런 과정을 가장 전형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사례로서, 2010년대 연남동의 동네변화를 살펴보고 그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새로운 소상공인 21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요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 발생은 핫플레이스의 탄생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물리적이고 상징적인 차원에서 동네변화를 일으킨다.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은 물리적으로 한옥이나 단독·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골목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주거지가 근린생활시설, 특히 음식점으로 용도 전환되는 특징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골목길, 단독·다세대주택이라는 물리적 환경은 상징적인 의미변화를 동시에 겪었는데, 기존의 낙후와 빈곤(서민)이라는 의미가 퇴색되고 그 대신 젠트리피케이션 특유의 미학, 즉 노스탤지어나 재미라는 의미가 덧칠해졌다. 연남동 역시 유사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대 초반부터 단독·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에 카페, 음식점, 부티크 소매점이 들어섰고 2014년을 기점으로 그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동네의 상징적 이미지 역시 아무것도 없던 또는 화교마을이나 기사식당으로 특징 지워지던 동네가 서울에서 가장 느낌 있는 곳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런 동네의 물리적이고 상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핵심에는 그곳에 입지한 새로운 가게들이 있었으며, 그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의 존재와 역할이 두드러졌다. 핫플레이스라는 공간에 대한 심미적 가치와 그곳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잡지기사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 매체를 통해 상징적인 문화생산물로 재현, 재생산되며 젠트리피케이션의 발생을 촉진했다.
둘째, 부르디외의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 개념을 활용하여 새로운 독립소상공인들이 보유한 각 자본의 구체적인 속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다양한 자본의 구조와 양은 어떠한지 살펴봄으로써 그들이 점하는 사회적 위치를 발견적으로 구성했다. 새로운 독립소사공인들의 경제자본은 사업규모와 공간소유여부, 임대료, 창업자본금을 통해 측정했으며 이들은 평균적인 서울의 자영업자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제한된 경제자본을 가졌음을 확인했다. 반면 문화자본과 사회자본은 풍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로운 소상공인들은 문화·예술·서비스업계 관련 고등교육과 경력을 통해 제도화된 문화자본을 축적했을 뿐 아니라, 해외경험을 통해 이국적이고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함양함으로써 육화된 문화자본을 습득했다. 마지막으로 지역 내 소상공인들끼리의 친밀한 유대, 가게를 찾는 단골손님들과 SNS로 느슨하게 연결된 손님들이 새로운 독립소상공인의 주요한 사회자본임을 확인하였다. 더욱이 이들이 보유한 사회자본은 문화자본과 밀접하게 전환되면서 서로를 더욱 강화시켰고, 둘의 결합은 경제자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자본의 양과 구조는 행위자들이 공간에서의 실천을 펼치는 데 전략적으로 동원되는 자원이자 실천을 조건 짓는 제약으로 작동한다.
셋째, 새로운 독립소상공인들이 공간에서 펼치는 실천의 양상과 동기, 실천을 통해 공간에 가시화되는 취향, 그리고 이런 취향을 만들어내는 구별짓기의 논리를 살펴보았다. 우선 이들은 독립창업을 함으로써 프랜차이즈 체인점과 달리 자신의 사업 실천을 자율적이고 개성적인 것으로 구별 지었으며, 사업을 운영할 때에도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 자존심, 윤리와 같은 가치를 추구하면서 공정무역이나 친환경제품사용, 제품생산에의 직접적 참여 등을 강조하는 실천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입지선정에 있어서도, 이들은 제한된 경제자본의 영향을 받아 복잡한 골목길의 오래된 단독·다세대주택을 개조한 작은 공간에 가게를 창업했지만, 상업적으로 제약이 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심미적으로 재해석하고 그곳에 자연스러움이나 편안함과 같은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가게의 외관이나 인테리어를 직접 꾸미면서 자신의 취향을 공간에 가시화했다. 새로운 독립소상공인들이 행하는 이 같은 실천은 객관적 조건으로서 이들이 보유한 다원적 자본의 양과 구조에 영향을 받는 동시에, 주관적인 취향과 실천논리에 의해 적극적으로 빚어진다.
요컨대 연남동의 새로운 독립소상공인들은 제한된 경제자본과 풍부한 문화자본 및 사회자본으로 구성된 사회적 위치를 점하고 느슨하지만 패턴화된 실천을 함으로써 자신의 취향을 가시화며 동네의 물리적이고 상징적인 변화를 주도한다. 이런 과정은 사회적 행위자들의 공간적이고 사회적인 구별짓기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젠트리피케이션의 발생과 연동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연구는 2010년대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 초기단계는 공간에 진입하여 변화시키는 새로운 독립소상공인들의 사회적 위치의 창출, 즉 정체성 형성과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구중간계급으로 분류되어온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특히 은퇴 후 퇴직금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차리는 50대 이상 베이비부머들과 고용관계 상 같은 영세자영업자이면서도 다른 사회적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며, 특히 문화적 차원에서 분화되고 있는 새로운 사회집단의 부상을 암시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7850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Altmetrics

Item View & Download Count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