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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소설에 나타난 상처와 고통에 대한 기억 연구:「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와 「회색 눈사람」을 중심으로
A study of the themes memory and suffering in Choe Yun’s novels, focusing on There a Petal Silently Falls and Gray Snow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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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라라청
Advisor
손유경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최윤고통기억알라이다 아스만부재사회적 기억문화적 기억메모리 박스서사 전략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2017. 8. 손유경.
Abstract
국문초록

이 연구는 인간은 ‘기억’ 능력을 통해서 과거에 겪었던 고통과 현재 겪고 있는 고통, 그리고 미래에 겪을 수도 있는 고통에 대해 인식할 수 있다는 추정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였다. 더욱이 인간은 과거의 기억과 관련하여 현재와 미래의 자신의 존재를 지속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억을 통한 고통은 인간 존재에 대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러한 ‘고통’과 ‘기억’ 사이의 불가분한 관계의 문제에 대해서 작품화하고 있는 최윤(1953.7.3.~)의 초기 대표작들인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1988)와 「회색 눈사람」(1992)을 연구의 대상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본고는 이 두 작품이 ‘기억’과 ‘고통’의 문제와 연관하여 여러 가지 공통적인 속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먼저 첫 번째로 이 두 작품에서는 모두 여성 주인공이 역사적·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소외된 희생자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서사의 전개 과정에서 이들은 세계로부터 점점 더 고립되고, 결국 뿌리 뽑힌 방랑자가 된다. 이들은 자신이 과거에 겪은 상처와 아픔을 홀로 회고하면서, 소리 없이 고통 받는 것으로 형상화된다. 다음으로 최윤이 이 두 작품에서 사건의 날짜나 장소를 분명히 언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사건들이 역사적 사건들과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암시된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소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설 「회색 눈사람」은 1970년대 유신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아울러 이 두 작품은 실제 다루고 있는 역사적 배경이 되는 시기의 직후에 출판되어 작품 외부의 현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유사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작품에서 역사적 배경이 이처럼 암시적이고 단지 유추 가능한 정도로 제시되고 있는데, 그 출판 시기상 여전히 정부의 통제로 인해 긴장된 사회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작가가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자기 검열이 요구되었던 당시 정황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네 번째 공통점이자 가장 흥미로운 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이 두 작품이 모두 과거의 상처로 인해 겪었던 ‘고통’에 대한 ‘기억’(그리고 그것과 연결된 ‘망각’)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3인칭 시점을 활용하여 객관적으로 스토리를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는 대신, 작가는 주인공들이 1인칭 시점에서 개인적 기억과 회상에 의존한 자신의 서사를 전달하도록 하였다. 이 두 편의 소설에서 최윤은 고통스러운 과거를 잊고 또 기억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인물을 국외자로 형상화함으로써, 고통과 연관된 기억이라는 주제를 부각한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에서 소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엄마의 총살을 목격한 후, 그에게 정신적 충격으로 작용한 그 사건을 잊어버리는 한편으로 이를 다시 기억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또한 보인다. 「회색 눈사람」의 젊은 여성 주인공인 강하원은 1970년대 지하운동권의 일원으로 활동할 당시의 기억을 잊기 위해 20년 동안 노력해왔지만, 현재 그는 애써 억눌러 온 그 고통스러운 과거가 환기되는 상황에 놓인다. 최윤은 이 두 소설에서 주인공의 기억을 통해 70년대 유신 정권과 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의 배경이 된 한국의 격동적 현대사를 조명하고, 나아가 사회에 대한 비판을 여러 층위에서 내포시키고 있다.
이러한 공통점을 전제로 본고는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와 「회색 눈사람」에 대한 비교와 분석을 통해, 최윤이 ‘고통’과 ‘기억’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접근했는지 밝히고,
더 나아가 한 개인의 기억 속에 각인된 과거의 고통에 대한 대처방식을 더욱 깊이 이해해 보고자 한다. 최윤의 작품인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와 「회색 눈사람」은 모두 기억과 고통 사이의 연관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본고에서는 이에 대한 비교 및 분석 작업을 통해 최윤이 기억을 재현해내는 방식에 대해서 구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고는 알라이다 아스만의 기억에 대한 이론적 연구에 기대어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알라이다 아스만의 이론에 기대어 최윤의 작품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개의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우선, 최윤의 작품들은 생물학적으로 전달하는 개인적인 기억에 대한 서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작품은 물질적인 책이라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문화적 기억의 일부로서 상징적으로 전달되는 집단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연구에서는 최윤의 두 작품을 이러한 두 차원에 중점을 두어 분석하고자 한다. 하나의 차원으로, 소설에서 나타나는 기억과 연관시켜 작중인물들이 어떻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망각하는지 또한 왜 다시 기억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다른 하나의 차원으로, 기억을 전달할 수 있는 물질적인 수단으로서의 소설의 역할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본 연구의 다차원적인 접근방법으로, 개인적 기억은 어떻게 집단기억으로 구성될 수 있는지, 또한 더 넓은 집단적‧문화적인 기억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는 최윤의 작가의식을 파악하고 텍스트 밖에 있는 역사적 맥락과 연관된 소설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작업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연구의 시각을 바탕으로 이 논문은 크게 두 장으로 나누어 논의를 전개해나갈 것이다. 2장은 최윤의 「꽃잎」과 「회색 눈사람」에 나타나는 생물학적으로 전달되는 개인적 기억과 사회적 기억에 주목하고자 한다. 개인적·사회적 기억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개인들이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지각하는지를 분석하는 사회학자와 마찬가지로, 이 장에서는 작중인물의 상처와 고통을 불러일으킨 허구적인 세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본고는 우선 작중인물들이 상처와 고통을 겪은 경험에 대한 기억을 왜 망각하는지를 이해하고자 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상처와 고통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뿐만 아니라 다른 작중인물과 함께 형성하는 사회적 기억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의 과정에서 최윤의 소설에는 이러한 사회적 기억이 드러나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러한 사회적 기억이 부재하는 상태의 이유, 그리고 최윤이 이 부재를 극복하는 시도에 대해서도 탐구하고자 한다.
3장에서는 최윤의 두 작품에 나타난, 상징적으로 전달되는 고통에 대한 기억에 주목하고자 한다. 2장에서 논의한 대로 최윤의 작품들이, 사회적 기억이 부재한 문화적 기억의 인공물이라는 판단 하에, 최윤이 이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문학적 기법을 사용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작중인물 사이의 사회적 기억의 부재를 극복하려는 최윤은 독자로 하여금 기억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기 위해 특정한 문학적 전략을 사용하였다.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본고는 텍스트 분석을 통해 최윤이 어떠한 전략을 사용하였는지 밝히는 한편 이러한 전략이 어느 정도까지 독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밝히고자 한다. 다음으로, 최윤의 두 작품들이 사회적 기억의 부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메모리 박스’(memory box)로 기능했음을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기억의 상자들은 문화적 기억을 가지는 매개물로서, 중요한 기억을 저장하고 인간이 망각하는 경향을 방지한다. 이 메모리 박스 안에는 작가가 창조한 개인적 상처와 고통에 대한 작중인물의 기억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의 상처와 고통과 관련된 경험, 의견, 그리고 기억도 어느 정도 포함된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기억의 융합을 구현하는 최윤의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본고는 최윤의 사상과 의도를 밝히고, 최윤의 작품을 상처와 고통을 재현하는 기억과 관련된 다른 메모리 박스와 비교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3장에서는 최윤이 이 두 소설을 창작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기억을 파악하고, 최윤의 작품들이 문화적 기억의 광범위한 범주 중에서 어떤 위치에 놓일 수 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최윤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위하여 ‘고통’과 ‘기억’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하는 본고의 접근방식을 통해, 최윤 문학을 보다 심도 있게 독해하는 한편 작가로서의 최윤 및 그의 작품의 문학적 가치에 대해서 새롭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8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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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Master's Degree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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