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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볼라뇨의 『2666』: 폭력의 탐색과 애도를 위한 기획
2666 de Roberto Bolaño: exploraciones de la violencia y la planificación del du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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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윤종은
Advisor
김현균
Major
인문대학 서어서문학과
Issue Date
2017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폭력여성 살해여성혐오재현애도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서어서문학과, 2017. 8. 김현균.
Abstract
본 논문은 로베르토 볼라뇨의 『2666』에서 드러나는 폭력의 양상과 애도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작품의 중심 소재인 산타테레사의 여성 살해를 주된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 여성 살해란 대상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행되는 극단적 폭력이며, 그 바탕에는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함으로써 남성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여성혐오적 시각이 깔려 있다. 여성혐오는 여성이라는 타자를 동등한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는 남성중심적 인식 체계이며, 여성 살해와 같은 극단적 폭력에서부터 포르노그래피처럼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매체에서까지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라뇨가 말하는 악(惡)의 형상에 부합한다. 볼라뇨에게 악이란 선을 상정하는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관념이 아니라 타자를 대하는 주체의 태도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이다.
한편 볼라뇨가 시도하는 폭력의 탈위계화는 볼라뇨의 문학이 지향하는 중심-주변의 권력 구조 해체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2666』의 주요 무대인 산타테레사는 서구 중심적 근대 세계의 주변부이며, 여성은 남성중심적 사회에 종속된 존재이므로 여성 살해는 주변부적 사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품은 이를 제2차 세계대전이나 유대인 학살 같은 역사적 사건들과 동일선상에 배치함으로써 폭력의 위계를 뒤엎는다. 또한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들을 남편이나 연인이 저지른 범죄와 동일한 어조로 묘사하는 서술은 이들 모두를 여성 폭력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연결시킨다. 이로써 작품은 여성 폭력이 결코 지엽적이고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며,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둔 광범위하고 뿌리 깊은 폭력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 본 논문은 텍스트가 여성 살해를 재현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2666』의 4부는 법의학의 객관적·과학적 언어를 활용하여 희생자들의 신체에 가해진 폭력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하고 가시화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법의학의 언어는 희생자들을 생명이 결여된 육체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객체화하는 여성혐오적 시각을 답습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부의 서술자가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가능성을 함축한다. 주디스 버틀러에 따르면, 애도는 주체와 타자를 포괄하는 관계성의 상실에 의해 야기되며, 주체는 그 같은 상실의 경험에 사로잡힘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애도의 주체가 된다. 따라서 서술자가 집요하고 강박적으로 보일 만큼 사건에 천착하며, 희생자들을 호명하는 행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는 사실은 그를 애도의 주체로 해석할 근거를 제공한다.
이러한 해석은 등장인물들이 서술자와 유사한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산타테레사의 일상은 끊임없는 폭력과 무관하게 계속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가운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건에 사로잡히는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사건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경험하였으며,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겪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볼라뇨가 묘사하는 여성혐오의 주체들과 대비를 이룬다. 이렇듯 작품이 제시하는 애도의 주체들은 애도가 감정의 해소나 일정한 행위를 통해 완수되는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한편, 타자와의 관계에 기반을 둔 윤리의 가능성을 담지하는 인물들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8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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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Hispanic Language and Literature (서어서문학과)Theses (Master's Degree_서어서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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