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성별 비중이 성인지 예산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 성인지 예산의 편성⋅집행 및 평가를 중심으로 -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대표관료제의 기본 전제인 대표성에 대한 실증 분석에 있다. 대표관료제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집단으로부터 인구 비례에 따라 정부 관료제를 구성한다면 관료의 대응성과 책임성을 높임으로써 민주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이상적 제도를 의미한다. 대표관료제에 대한 논의는 사회 전체의 인구 구성으로 정부 관료제가 구성된다면 해당 비율만큼 소극적 대표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관료제 내에서 민주적 가치를 구현하는 능동적 대표성을 띨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대표관료제 이론은 관료들이 출신 집단의 가치와 이익을 정책과정에 반영할 것이라는 기본 가정에 기반한다(이종수 외, 2013). 그러나 Meire를 비롯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관료의 출신 배경과 행위 간 상관관계가 없다고 반박한다. 이에 Mosher는 대표성의 상충되는 성격을 바탕으로 하여, 대표성을 능동적 대표성(Active representation)과 수동적 대표성(Passive representation)으로 분류한다. 능동적 대표성이란 관료들이 출신 집단의 가치를 대변한다는 능동적인 대표성을 의미하며, 수동적 대표성이란 단순한 수적 비율을 의미한다. 민주정부는 관료제 내에서 민주적 가치 구현의 필요성을 느끼며, 대표관료제는 그러한 흐름 속에서 적극적 차별보상 정책(Affirmative action)과 공정한 고용기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의 이론적 토대로서 발전한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대표관료제의 능동적 대표성에 대한 연구는 소극적 대표성이 적극적 대표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연구가 대부분이다(김 혁, 2004

성효용, 2012). 여성의 수동적 대표성이 과거에 비해 일정 수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이제 수동적 대표성이 능동적 대표성을 실제로도 담보하지 못 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기존의 통념과 연구 결과들에 대한 실증적 분석과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분석 대상은 성인지 예산제도를 시행하는 부처들의 2010~2015년 패널 데이터이다. 성인지 예산제도를 예산 과정에 따라 편성과 집행, 그리고 평가의 단계로 구분하여 각 단계에서 리더(장관), 전체 공무원 중 여성 비율, 부처 예산 부서의 여성 공무원 비율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다시 말해 본 연구는 여성으로 대별되는 성별 집단이 공정한 고용기회를 토대로 수동적 대표성을 얻게 된 이후, 실제로도 능동적 대표성을 발휘하는가에 대하여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대표관료제의 능동적 대표성에 대한 기본 전제의 젠더적 관점에서의 실증적 검증이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 리더는 성인지 예산의 편성률이 남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집행 단계나 평가 단계에서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부처 전체 공무원 중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높을수록 성인지 예산의 편성⋅평가 단계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인지 예산의 집행 단계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셋째, 예산 부서 공무원의 성비는 성인지 예산의 전 단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는 그간 시도되지 않았던 대표관료제와 성인지 예산제도의 접점을 찾고자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소극적 대표성이 능동적 대표성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검증이므로 대표관료제에 대한 젠더적 관점에서의 실증적 분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젠더와 성과를 연계분석한 연구에 비해, 젠더와 예산제도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