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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의 수행성 개념으로 바라본 오페라 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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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소이
Advisor
오희숙
Major
음악대학 음악과
Issue Date
201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알반베르크오페라 룰루주디스 버틀러젠더 수행성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음악대학 음악과, 2018. 2. 오희숙.
Abstract
알반 베르크 (Alban Berg) 오페라《룰루》는 지금까지 ‘룰루’를 둘러싼 사랑과 복수의 비극으로 이해되었다. 특히 주인공 ‘룰루’는 세기말 팜므파탈, 수동적인 여성, 남성 욕망의 투사체 등으로 해석되며, 기존의 연구들은 룰루가 ‘여성’이라는 단편적인 모습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오페라에서 룰루는 “아버지가 없는 하늘에서 떨어진 기적”과 같은 초월적 존재로 그려지며, “인간의 기지에 길들여진” 동물적 존재로 비유되는 동시에 여성과 남성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젠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더 나아가 게슈비츠 백작부인(Countess Geschwitz)과 룰루의 동성애적 관계를 고려한다면, 룰루의 젠더 정체성은 이분법적으로 ‘여성’이라고만 할 수 없는 다양한 양상을 포괄한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젠더 ‘수행성(Performativity) 개념을 통해 오페라《룰루》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버틀러의 젠더 수행성 개념은 포스트 페미니즘의 하나로, 그녀는 지금까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혹은 ‘여성의 범주’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해왔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버틀러는 ‘여성’과 ‘여성의 재현’이 남성 중심 사회의 권력에 의해 담론적으로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젠더를 “안정된 정체성이 아니라 “양식화된 행위의 반복(a stylized repetition of acts, 원저자 강조)을 통해 구성된 규정할 수 없는 정체성(an identity)”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버틀러의 개념을 바탕으로 본 논문에서는 리브레토에 나타나는 ‘룰루’의 젠더 주체의 범주를 분석하고, 룰루의 모호한 젠더 주체가 양식화된 음악의 반복을 통해 어떠한 젠더 정체성을 구현해가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룰루의 젠더 정체성이 세기 전환기 남성 시민사회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다양한 성 담론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오페라《룰루》의 현대적 의미를 검토해 보고자 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표였으며, 룰루의 젠더 정체성에 대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첫째, 룰루의 젠더 주체의 범주는 과정-중의-룰루로 해석할 수 있다. 오페라 프롤로그에서 룰루는 동물적인 존재 그리고 ‘여성의 원형(Die Urgestalt des Weibes)’의 모습을 상징한다. 또한, 룰루와 화가의 대화에서 ‘룰루’는 시민사회의 개념인 진리, 신념, 사랑, 맹세 등을 모두 거부하며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묘사된다. 이처럼 룰루는 동물과 인간의 존재 사이를 오가며 혼란스러운 모습, 그리고 시민사회의 개념을 거부함으로써 이성의 지배를 받는 주체가 아닌 것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룰루의 모습은 버틀러가 젠더 수행성 개념의 전제로 ‘여성’의 주체를 가정하지 않는 것처럼, 룰루의 주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제기한다. 또한 오페라에서 남성들은 룰루를 ‘이브’, ‘넬리’, ‘미뇽’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는 남성들이 룰루의 본질에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환상을 실현시켜줄 성적 대상으로 룰루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룰루는 주체를 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성 이데올로기 사회 규범의 수행을 통해 룰루의 주체가 구성되어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룰루’의 양식화된 음악의 반복은 극적으로 중요한 리브레토 부분에서 룰루의 다양한 정체성을 드러낸다. 먼저,《룰루》는 성악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나타형식, 론도형식, 변주곡형식 등 기악곡 형식을 사용하여 극적인 의미를 표현한다. 제1막의 소나타형식은 쇤 박사와 룰루의 관계를 상징하며 제2막의 론도 형식은 룰루에 대한 알바의 사랑, 제3막의 변주곡 형식은 몰락해가는 룰루의 모습을 표현한다. 다음으로, ‘룰루’를 표현하는 음렬은 ‘룰루의 P5 음렬’, ‘기호동기’ 등을 유도 동기(Leitmotive)적으로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룰루의 음악적 정체성을 형성해 나간다. 이는 인간이 양식화된 행위의 반복을 통해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것처럼, 오페라에서 룰루가 정해진 자신의 음렬을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유도 동기와 더불어《룰루》는 악구를 반복하는 유도 악구(Leitsektion)를 사용한다. 유도 악구는 선율뿐만 아니라 화음, 화성진행까지 광범위하게 반복하고, 음렬과 조성이 병치 되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음악적 장치는 오페라에서 극적의미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오페라에서 룰루의 젠더 정체성을 구현해 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셋째, 룰루는 남성사회의 기획된 존재로서 여성이라는 젠더의 ‘허구적 생산물’로 해석할 수 있다. 남성사회의 중심인물로 대표되는 쇤 박사는 룰루를 남성사회에서 요구한 이상적인 여성으로 길러내고, 룰루의 매력적인 모습을 이용하여 그녀의 결혼을 기획한다. 또한 오페라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남성은 룰루를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하나의 대상으로 취급한다. 때문에 룰루는 남자들의 집단적 환상을 반영한 과장된 여성인 팜므파탈의 모습을 수행해 간다. 이는 버틀러가 주장한 바와 같이, 여성으로서 룰루의 젠더가 가부장적 사회에서 남성들의 권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넷째, 룰루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충동화 성향을 드러냄으로써 다양한 젠더 양상을 표현하고 있다. 버틀러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부학적으로 결정된 성인 남성 혹은 여성이라는 강제적 이성애의 구분이 젠더 이데올로기로 작용한다고 비판하고, 인간의 젠더 정체성은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는 게이, 레즈비언, 드래그 등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페라에서 룰루 역시 양성적 성향과 동성애 관계를 통해 젠더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다양한 젠더 정체성을 보여준다. 즉, 룰루는 남성이 되고 싶어 하길 소망하거나, 게슈비츠와 동성애관계에서 레즈비언 남성인 부치(butch)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본 논문은 버틀러의 수행성 개념을 통하여 지금까지 외설스럽고 퇴폐적인 오페라로 여겨온 오페라《룰루》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룰루’의 다양한 젠더 층위가 인간이 갖는 다양한 성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42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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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Music (음악대학)Dept. of Music (음악과)Composition·Conduction·Musicology (작곡·지휘·음악학전공)Theses (Master's Degree_작곡·지휘·음악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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