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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國時代 楚簡 속 논의에 나타나는 군신관계의 다양성
战国时代楚简论述中所见君臣关系之多样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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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장호영
Advisor
김병준
Major
인문대학 동양사학과
Issue Date
2018-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上博楚簡郭店楚簡君臣關係爵祿天人相關思想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동양사학과, 2018. 2. 김병준.
Abstract
본고는 戰國時代 楚簡 속 논의에 나타나는 군신관계의 다양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출토문헌 연구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고찰한 글이다. 중국 고대 군신관계론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축적되었지만, 그 대부분은 특정 학파나 인물 혹은 그들의 저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출토문헌의 증가로 연구에 새로운 지평이 열린 듯 보였으나 출토문헌을 활용한 연구 역시 학파연구의 관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학파를 통한 분류는 사상사 연구의 중요한 방법이지만, 사상적 일관성을 전제하여 자료들 간의 차이를 간과하기 쉽다는 위험성이 있다. 이에 학파를 벗어나 보다 종합적으로 군신관계론을 고찰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자료의 사상적 경향성을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기존 연구방법의 관성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郭店楚簡이나 上博楚簡과 같은 출토자료는 단일 사상가의 저작이 아니며, 戰國時代 활발한 사상적 교류의 결과물 중 일부를 묘주가 수집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료의 성격은 일관성보다는 다양성에 가까우며 특정 학파의 사상 보다는 묘주의 관심사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수집자의 관점을 염두에 두고 사상적 일관성이라는 전제를 제거한다면, 자료의 구체적인 차이와 함께 그것이 담고 있는 시대상을 더욱 정확히 짚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고는 郭店楚簡과 上博楚簡 속 논의에 등장하는 군신관계에 주목하여 그 다양성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출토문헌 연구에 있어서 문헌들이 가지는 차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됨을 지적하고, 출토문헌 연구의 의미를 다시금 환기시키고자 하였다.
우선 郭店楚簡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儒家와 道家라는 학파 분류에 기초하여 이루어졌는데, 분석결과 郭店楚簡의 문헌들은 일관된 사상적 계통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郭店楚簡의 『老子』와 「太一生水」를 道家로 분류하는 기준 중 하나인 외재적 유사성은 上博楚簡의 예시에 비추어 볼 때 설득력이 없다. 내용적 관점에서도 郭店楚簡『老子』와 「太一生水」는 내용의 독립성 및 주요 개념의 차이로 인해 동일한 사상적 맥락에 집어넣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한 郭店楚簡의 道家와 儒家가 상충하지 않는다는 관점 역시 후대의 격렬한 대립에 비추어 본 상대적인 평가일 뿐 거시적인 맥락에서 그들을 묶어 이해하기는 곤란했다.
郭店楚簡에서 儒家계통으로 분류된 「忠信之道」・「六德」・「魯穆公問子思」・「語叢」은 군신관계론을 담고있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진 문헌들이었다. 이 문헌들은 군신관계의 주요 개념인 忠과 義의 주체, 대상, 내용, 두 개념 사이의 관계 등에 대해서 상이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특히 「語叢」은 학술상 요점을 초록한 문헌일 뿐 하나의 사상을 담고 있는 문헌이 아니어서, 郭店楚簡의 문헌들이 사상적 경향성이 아닌 묘주의 필요에 따라 수집되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었다.
직접적인 사상 논술이 수록된 郭店楚簡과 달리 上博楚簡은 전적으로 군신관계에 대해 논술한 문헌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上博楚簡은 忠臣의 이야기나 군신간의 대화가 기록된 고사를 다수 수록하고 있어 戰國時代 군신관계론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上博楚簡「姑成家父」는 郭店楚簡의 문헌들과 마찬가지로 군신관계의 원리로서 義를 강조한다. 그러나 「姑成家父」의 義는 무도한 군주에게도 충성을 바치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墨子』「耕柱」나 郭店楚簡「魯穆公問子思」는 군주를 떠나거나 그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義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郭店楚簡「六德」은 義를 신하가 아닌 군주의 덕목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네 문헌이 모두 義를 군신관계론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지만, 義의 의미 및 군신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는 모두 상이했다.
上博楚簡의 문헌에서는 군신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또 하나의 요소로서 天人相關思想이 등장한다. 「三德」, 「鬼神之明」을 포함한 上博楚簡의 여러 문헌에서 보이는 天人相關思想을 살펴볼 때, 당시 上帝 등으로 대변되는 초월적 존재가 人間事에 관여한다는 인식은 上博楚簡의 독자에게 생소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天人相關思想은 그 자체로 군신관계의 성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을 어떤 문맥에서 해석하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군주의 정당성을 강화해주기도, 신하가 군주를 비판하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上博楚簡「鄭子家喪」은 上帝鬼神의 권위에 기대어 신하에 대한 징벌을 정당화하는 고사를 기록하였고, 이는 天人相關思想을 군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사례가 된다. 반면 「柬大王泊旱」과 「鮑叔牙與隰朋之諫」에서는 신하가 災異에 대한 해석을 군주 비판의 근거로 삼았고, 이는 天人相關思想이 신하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군신관계론에 이용된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동일한 요소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는 이상의 고사들은 上博楚簡 속 군신관계 논의들이 일관성보다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주었다.
上博楚簡 속 몇몇 고사들은 특히 전래문헌과 유의미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사의 성격이 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上博楚簡「申公臣靈王」 및 「鄭子家喪」의 서사적 특징을 전래문헌과 비교하면, 서사 방식에 따라 군신관계의 강조점이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左傳』에 등장하는 楚靈王의 고사는 군주의 왕위찬탈을 비판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左傳』에 기록되지 않은 후반부 내용의 삽입으로 「申公臣靈王」은 군주의 포용력과 신하의 충성을 강조하는 君臣의 미담으로 서사되었다. 上博楚簡「鄭子家喪」 역시 의도적으로 하극상에 대한 비난과 징벌을 강조하였다. 「鄭子家喪」에 기록된 楚의 鄭 정벌은 『左傳』 및 『史記』에서는 하극상 징벌과 무관하게 서술된다. 하지만 「鄭子家喪」에는 다른 문헌과 달리 군주 시해에 대한 강한 비판과 징벌 내용이 삽입되었고, 이를 통해 군주에 무게가 실린 군신관계가 강조되었다. 이와 같은 서사적 차이는 君臣의 대립이나 찬탈이 빈번하던 戰國時代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上博楚簡에 수록된 논의들이 당시 다양한 판본과 관점 중 하나에 불과했으며 그 시대를 대표할 수 없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출토문헌은 한 명의 사상가가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써내려간 저작이 아닌 독자 나름의 관심사나 필요에 의해 수집된 문헌이다. 忠이 郭店楚墓 墓主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였듯 上博楚簡 수집자에게 군신관계는 관심 있는 주제 중 하나였을지 모른다. 우리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관심이나 필요에 맞춰 수집 가능한 문헌들을 모았을 일반의 독자를 상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수집된 문헌에 사상적 일관성을 기대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발현되는 사상적 다양성을 포착하고 그것이 대변하는 시대적 배경을 파악하기를 기대해야 한다. 본고는 출토문헌 속 논의에 보이는 군신관계라는 작은 분야에 천착해 문헌이 가지는 다양성을 포착하려 했다. 군신관계라는 유사한 주제에 대해 郭店楚簡과 上博楚簡이 보여주는 다양한 관점과 이해는 문헌이 만들어졌던 시대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배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출토문헌을 연구하는 진정한 의미가 될 것이다. 본고가 출토문헌 연구의 의미를 되새기고 보다 그 시대의 현실에 다가가는 데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42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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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Asian History (동양사학과)Theses (Master's Degree_동양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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