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여가소비기능 확장에 관한 연구

Abstract

오늘날 호텔은 '숙박시설' 그 자체의 역할을 넘어서서 '취향' 과 '기호'로 선택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연장선상이자 휴식과 놀이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의 의미 변화는 단순히 숙박시설의 영역확장이나 진화의 측면으로 설명되기보다는, 도시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생활 패턴과 소비 양식의 변화라는 맥락으로 살펴 보아야한다. 최근 호텔의 내국인 숙박객수가 점차 증가하는 현상과 이로 인한 공간의 성격변화를 설명하고자 하는 데에서 본 연구는 시작하였다. 그 동안 도시계획에서 호텔에 관련한 연구나 정책보고서들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객실의 수급 실태 방안이나 사업성을 위한 운영수익추정에 주로 초점을 맞춰왔으며, 도시 내 여가소비와 도시공간에 대한 관점으로 호텔에 대해서는 논의된 적이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도시민들의 호텔 공간 이용 행태의 분석을 통해서 호텔의 여가공간화 현상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이로 인한 호텔 공간의 속성 변화가 도시 구조에 초래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연구의 분석의 방법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호텔 공간에 대한 인식변화와 이용행태를 알아보기 위해서 연구의 자료로 블로그 텍스트를 선정하였다. 블로그 텍스트는 경험에 의존한 언어의 서술형태로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공간의 이미지, 인식, 그리고 행동들을 파악하기에 적합하고, 설문조사의 방법론보다 객관성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수집된 언어 뭉치들(corpus)의 구조적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 인간의 인지 구조모델을 기초로 한 의미 네트워크 분석(semantic network analysis) 방법을 적용하여, 내재적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하였다. 우선적으로 빈도분석을 통해 도시민들이 호텔공간에서 주로 선호하는 시설에 살펴본 결과, '수영장'은 지난 10년간 최빈도 값으로 지속적으로 도출되었다. 이는 도심 내 수영장에 대한 도시민들의 여가수요가 꾸준히 높았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숙박시설의 특성상 '룸/객실' 에 대한 시설 선호도 또한 높은 빈도 값을 가졌는데,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미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수영장'에 국한되었던 여가공간에 대한 인식이 최근에 들어서 '룸/객실'로 확장되었으며, 이는 자아 네트워크 분석에서 드러난 네트워크의 크기와 연상 단어의 개수의 비교를 통해 확인되었다. 공간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감성에 대한 변화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시간을 보내다' 라는 키워드의 급증은 도시민들의 호텔 공간에 대한 인식이 여가 공간으로 향해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호텔 공간 이용 행태의 특징과 소비 동기를 살펴보기 위해 수행한 네트워크 분석에서 다음과 같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각 연도를 대표하는 핵심단어를 추출한 결과, 2006년 '먹다' 에서 2016년은 '즐기다' 로 기능적 의미의 동사에서 여가 행태를 지칭하는 동사로 공간 이용에 대한 대표적 행태에서 차이가 드러났다. 이에 나아가 소비 동기와 선택 속성을 살펴보기 위해 행태 특성들을 소비요인, 시설추구효용, 시설내 행동 특성의 3가지로 분류하여 비교해 보았다. 호텔이란 공간 상품을 소비하는 데에 있어 고려되는 사항에는 많은 차이가 없었으나, 시설추구효용 측면에서는 최근에 들어 보다 적극적으로 여가 소비 요소들이 고려되고 영역이 다양하게 확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시설 내 행동 특성에 있어서도 여러 차이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여가소비의 성향이 단순히 즐기는(pleasure) 것에서 휴식(rest)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상의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도시민들의 여가소비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호텔이 여가공간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공간의 성격과 의미가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 내 새로운 여가공간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호텔이 물리적으로 가지고 있는 복합 기능의 특징으로 인한 인근 소규모 상업시설들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도심 내 집객효과에 따른 교통혼잡 유발, 그리고 소비 공간이 여가 시설로 역할을 하면서 발생되는 여가 공간에서의 저소득층의 소외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