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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적 숭고: 바넷 뉴먼과 추상표현주의에 관한 재고 : American Sublime: Reconsideration on Barnett Newman and Abstract Expressio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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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상윤

Advisor
정영목
Major
미술대학 협동과정미술경영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미술대학 협동과정미술경영, 2018. 8. 정영목.
Abstract
이 논문은 추상표현주의에 반영된 숭고의 미국적 특성에 관한 것이다. 추상표현주의의 숭고가 유럽의 숭고 이론이나 개념과 비교하여, 얼마나 미국적인 특성을 띠고 있는지에 관하여 검토하였다. 지금까지 발표된 추상표현주의에 관한 연구들은 대개 1950년대 이후의 작품들, 즉 추상표현주의가 그것의 대표적인 형식에 도달한 이후의 시기에 초점을 두었고, 그 중에서도 1970년대에 발표되었던 수정주의 시각의 연구들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구도 내에서 추상표현주의에 부여된 정치적 기능과 이데올로기적의 의미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이르러, 수정주의의 시각이 추상표현주의의 등장 배경이나, 미학적 의도, 또는 추상표현주의자들이 추구하였던 실제의 목적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이 논문은 1940년대 말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추상표현주의가 자신들의 원숙한 형식에 도달하기 이전의 시기에 나타난 동시적 변화가 바넷 뉴먼이 주장한 숭고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그리고 뉴먼과 추상표현주의자들이 195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미술, 나아가 자유 민주주의 이데올로기의 진영을 대표하는 선전 미술로 인식될 만큼 스스로가 미국적인 특성을 모색하고 표현하고자 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이에 따라 논문에서는 미국적 숭고의 목적 하에 추상표현주의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전개하였는지를 주요 골자로 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세부적으로 그들이 자기 자신과 미국을 어떻게 인식하였고, 미국적인 특성을 어떠한 형식과 주제로 드러내고자 하였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논문은 총 다섯 장(章)으로 나뉘며,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고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본론의 첫 부분은 미국 미술의 역사 내에서 숭고가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숭고의 미술사적 배경과 그것의 영향에 관한 것이다. 19세기 낭만주의 풍경화가인 허드슨강 화파와 20세기 초, 미국의 모더니스트들이었던 정밀주의의 작품을 중심으로 숭고가 어떻게 표현되었고, 어떠한 변화를 거쳐, 계승되었는지에 관하여 서술하였다. 또한 추상표현주의 숭고에 영향을 준 사상과 신념들, 곧 유럽의 영향 하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던 탈(脫)유럽 현상과 미국주의 사상의 영향, 그리고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1930-40년대 미국의 사상적 배경에 대해 서술하였다.

다음 장은 추상표현주의 숭고의 중심인물인 바넷 뉴먼의 숭고 개념을 유럽의 숭고 이론과의 비교하며 이것이 어떠한 개념이었는지를 분석하였다. 유럽 숭고 이론의 계보는 롱기누스, 버크, 칸트에 의해 이어지는데, 버크의 경험주의적 시각과 공포(terror)' 개념은 뉴먼의 숭고에 영향을 주었지만, 칸트의 관념주의적 숭고 개념은 도전을 받았다. 이러한 뉴먼의 숭고 개념은 추상표현주의의 숭고에 중심 역할을 하였으나, 그러나 이를 받아들였던 미술가들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된 숭고는 뉴먼이 의도한 숭고와는 결을 달리하였다. 추상표현주의의 숭고는 특유의 급진적이고, 도전적이며, 전위적이 특성들이 부각되었고, 마찬가지로 추상표현주의자들에 대한 인식도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숭고의 특성들, 즉 거대한 크기나 남성적인 것, 도전적인 행위 등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에서 학자들은 추상표현주의의 숭고가 대중적인 숭고의 특성을 띤다고 보았으며, 이것은 다시 엘리트주의적이며 관념주의적인 유럽의 숭고와는 다른 미국적인 특성으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본론의 IV장에서는 실제 추상표현주의 작품의 주제와 형식 등에 나타난 미국적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우선 추상표현주의 형식적 특성을 살펴보며, 이것이 어떻게 미국적 숭고로 볼 수 있는 지를 설명하였다. 첫 째 압도적일 만큼 거대한 작품의 규모, 둘째는 즉물적이고 즉각적인 특성이다. 화면을 그림 속 세계를 재현하기 위한 표면이나, 스크린 같은 개념으로 여기지 않는 극단적인 평면성은 새로운 공간 개념을 제시하였는데, 이것은 그린버그에 의해 회화의 순수성으로 칭송 받았다. 또한 크고 단순한 형태로 이루어진 추상화는 이성이나 논리로 감상되기 보다는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감정적 반응 외에, 다른 이성적 사고를 제한하는 즉각성에 의해 숭고를 경험하게 하였다.

규모와 즉물성 같은 숭고 형식의 특성들은 또한 작품에 드러나는 주제 의식을 통해 숭고 경험을 산출해내었다. 숭고를 산출하는 주제 중 하나는 미국 예외주의 사상이 내재된 창조의 주제인데, 이는 미국을 타락하지 않는 땅 또는 신이 허락한 약속의 땅으로서 보는 미국의 전통적인 국가 정체성을 따르는 것으로, 뉴먼과 스틸의 작품에서 발견되었다.

다른 주제는 낭만주의적 실존주의라는 미국적 실존주의의 영향 하에 있었던 추상표현주의자들의 자기 인식과 관련된 것이다. 프랑스 실존주의와 달리 비극적인 현실을 초월하여 그 무엇을 향하는 추상표현주의의 지향점은 그것의 불명료함 때문에 낭만주의적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대중들에게 오해와 왜곡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사회의 계층적 변화와 맞물려 추상표현주의는 대중의 영웅으로서 인식되었고, 로젠버그는 그것을 미국 아방가르드의 실패로 간주하였다. 사실 숭고란 인간의 보편적인 사고에 관계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추상표현주의자들은 이것을 미국의 예술을 설명하는 미학 개념으로 채택함으로써 숭고의 미국화를 구현하였으며, 이를 통해 비극적 현실의 초월을 지향하였다고 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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