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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관계와 로컬의 정치적 동학: 단둥-신의주 네트워크와 스케일의 정치 : Sino-North Korean Relations and the Political Dynamics of the 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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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경수

Advisor
김의영
Major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정치학전공)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정치학전공), 2018. 8. 김의영.
Abstract
본 논문은 북중 접경지역 단둥과 신의주를 대상으로 북중관계의 영향 속에서 벌어지는 로컬의 정치적 동학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가 차원의 북중관계 냉각 속에서도 로컬 차원에서는 초국경 경제협력이 중단 없이 진행되고, 새로운 협력사업이 시작되는 데 주목해 로컬 차원의 독자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지 질문하고, 이해관계 실현을 둘러싼 동학을 분석한다.

하위 행정단위로서 국가와 동일한 이해를 가진 대상으로 로컬에 접근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행위자의 실천이 결합되어 형성되는 로컬의 정치적 동학을 구체적으로 탐구한다. 먼저 범위 내에 구획되고 고착된 것으로 특정 장소/도시/지역을 이해하는 대신 주변과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며 주변과의 연결을 영향받아 장소성이 형성되는 데 주목한다. 장소 내외부의 다양한 행위자가 네트워크적으로 연결되며 동태적으로 장소성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드러낸다. 이와 동시에 수직적 위계로서 고정된 층위(level) 대신 행위자의 전략적 개입을 통해 스케일(scale)이 구성되는 측면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로컬정치를 국가 하위 행정단위 내의 문제해결 과정으로 축소시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로컬 행위자의 자율적 실천이 다층적, 다중스케일적으로 벌어지는 과정과 그 동학을 검토한다.

연구대상인 단둥과 신의주는 북중 접경지역의 쌍둥이 도시 중 하나로 불리며북중무역의 60∼80%가 경유한다. 1990년대 중반, 한중수교 이후 북중간 갈등이 노정되던 시기에 북중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북한 당·정 무역회사가 단둥에 상주하기 시작하고 이들의 대방으로 단둥 내 개별 무역회사 수가 급증하면서 임가공, 중계무역 등 다양한 형식으로 확대되고, 단둥시정부가 북중무역 확대를 위한 조치를 잇달아 시행하면서 단둥-신의주 커우안이 무역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북한 주재원이 상주하는 단둥은 무역 관련 계약과 사업 논의, 각종 수속이 이뤄지는 북중 경제사업의 중심으로, 각급 회사의 지사·출장소, 물류창고가 설립된 신의주는 주요 물류기지로 변화했다. 중국 로컬과 북한 중앙이 비대칭적으로 경제적 이해를 추구하면서부터 단둥-신의주의 연결에 근거한 장소성을 주조하며 두 도시의 상호의존적 성장을 이끌었다. 북한 각 기관 산하 무역회사, 단둥의 무역·관광회사는 지리적 장소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장소의존적 이해관계를 갖게 되었고, 단둥 당·정기관 또한 세수 확보와 개인적 승진을 이유로 동일한 이해를 공유하며 의존의 공간을 형성한다.

본 논문은 단둥-신의주의 연결을 실증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각 당·정기관과 무역회사를 노드로 정의해 사회연결망분석을 실행했다. 분석결과는 두 가지를 보여준다. 첫째, 각급 당·정기관을 노드로 삼은 정부 네트워크의 경우 단둥시 단둥시 당•정의 북한과의 연결이 2000년대 이후 신의주, 평안북도 로컬 중심에서 북한 중앙 당·정 각 기관으로 확대되었다. 경제적 이해가 비대칭적으로 형성되면서 정부 간 연결이 다층성을 띄게 된 것이다. 둘째, 북중 무역회사를 노드로 정의한 무역 네트워크는 일대 일 연결 중심의 포도송이 네트워크 형태를 띤다. 개인적 관계에 의존하는 북중무역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형태다. 특히 단둥 노드는 매개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이 커 북한 노드가 단둥 노드를 통해서 중국, 일본, 한국 등 기타 국가와 연결되는 상황을 보여주었다. 북한과 중국을 비롯한 외부 국가를 잇는 인적, 물적 흐름이 단둥-신의주에 집중되어 있어 네트워크의 연결에 의존해 의존의 공간을 이루는 중국 로컬과 북한 중앙의 행위자는 경제적 우위를 발휘하고, 이를 보호·활용하고자 한다.

네트워크 자체에 대한 이해는 공유하지만, 중국 로컬과 북한 중앙은 네트워크확대 방향에 대해 이견을 노출하며 갈등한다. 단둥시-랴오닝성은 2000년부터 단둥항과 단둥신취 개발을 위해 현 중조우의교 외에 추가적인 압록강대교 건설을 추진해 왔다. 북한 중앙정부는 단둥 주도의 대교 건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같은 시기 독자적으로 신의주-대계도항 중심의 개발을 추진해 왔다. 단둥시는 북한의 반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교 건설을 로컬의 도시개발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유라시아 물류 대통로의 일부인 국가스케일의 사건으로 프레이밍했다. 스케일의 정치를 통해 중국 중앙정부의 자원을 활용해 자신의 구상을 현실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대교 건설 과정은 로컬의 경제적 이해가 중앙의 안보적 이해와 접합되어 연대의 공간을 이루어 현실화되는 과정을 보여주어 다중적 층위와 스케일를 넘나드는 로컬의 정치적 동학을 보여준다.

로컬정치의 범위가 다중적으로 확대된 것은 중국에서 국가의 안보적 이해가 로컬의 경제적 이해와 접합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앙의 안보적 이해는 로컬의 구상을 현실화시키는 데 기여하기도 하지만, 제약하는 조건으로도 작용한다. 중국의 경우 로컬의 경제적 이해는 국가의 경제적 이해와 구분되므로, 극대화되더라도, 안보적 이해라는 일정한 제한 내에서만 이루어진다. 로컬의 자율성은 조건에 따라 상대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는 신의주가 주도하는 단둥과의 협력, 즉 로컬 대 로컬의 협력이 일부 진행되는 단계라 로컬의 자율성은 맹아적인 형태에서만 발현된다. 다만 북중관계 경색 시기 범위와 밀도가 크게 감소하면서도 장소의존적 이해는 여전히 남아 있어 로컬 차원의 협력과 실험의 기반이 된다.

본 논문은 로컬의 경제적 이해를 중심으로 로컬 주도의 자율성이 특정 행정단위를 넘어 다층적, 다중스케일적으로 펼쳐지는 동학을 밝혔다. 국가의 경제적 이해와 로컬의 경제적 이해와 동일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히는 한편 국가의 안보적 이해와 경제적 이해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검토해 로컬에는 존재하는 장소의존적 이해와 이해관계자가 북중관계의 경색 속에서도 로컬 차원의 경제협력과 교류를 추동하는 동학을 설명했다. 로컬과 국가를 분석적으로 구분하고 로컬의 이해를 고려하는 본 논문의 분석틀은 그간의 국가 중심적 북중관계 접근과 상이한 접근법이 유의미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향후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북중관계 진전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대안적 접근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북중관계의 미시적인 측면을 이해하는 한편, 나아가 남북 간 경제협력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도 정책적 함의가 존재한다 하겠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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